정조대왕이 다니던 길 걸어보기, 수원 가볼만한곳 '장안문옛길'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전 개인적으로 수원의 역사를 좋아해서 수원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만, 제가 모르는 곳도 많이 있다는 걸 요즘 느낍니다. 수원시는 옛 문화와 공간을 새로이 발굴하고 찾아서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서비스하는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요, 오늘 가 볼 곳도 그런 곳 중에 한 곳입니다. 화성행궁을 출발해서 수원화성의 정문인 장안문까지 나 있는 골목길을 걸어볼게요.

 

찾아가는 법을 사진으로 설명 드릴게요. 출발은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를 등지고 서서 왼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위와 같은 예쁜 타일로 치장한 건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건물을 발견하셨다면 이제 네거리에서 왼쪽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왼쪽으로 도는 곳에는 진스컵(JINSCUP)이란 여행안내카페를 만나게 됩니다. 담벼락에 '손님구함'이라고 적혀있네요. 구한다고 하니 궁금하면 들어가보세요 ^^*

 

 

 

 

 

 

진스컵에서 20미터 정도 걸어오면 오른쪽으로 장안문 옛길의 시작지점을 만날 수 있어요. 정말 오래되어 보이는 구불구불하고 좁은 골목에는 예쁜 벽화들이 한 가득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 옛길은 수원화성 축성 때부터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었는데요, 경복궁을 출발한 정조대왕이 장안문을 통해 화성행궁으로 들어가시던 500미터 가량의 길입니다. 길을 걷는 방법은 바닥의 갈색 줄을 따라가시면 장안문을 만날 수 있답니다.

 

 

 

 

 

 

무심한 듯 세련된 듯한 꽃이 저를 마구 마구 반겨주는 것 같네요.

 

 

 

 

 

 

가정집 담벼락을 타고 다니는 도시가스 배관과 세 송이의 꽃이 아름다워 보이네요.

 

 

 

 

 

 

골목은 우리나라 80년대 골목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한 드라마세트장 같은 길인데요, 어느 한 곳 그림 그릴 곳이라도 있으면 여지없이 예쁜 그림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시멘트 블록으로 만든 담벼락에 해바라기가 잔뜩 피었네요. 차 한대 지나가기 힘든 좁은 골목 걷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특히 사람이 거의 없어 더 정답고 시골다워 재미있습니다. 저 멀리 와이프가 사진 찍는 저를 버리고 혼자 구경가고 있네요. 이 골목은 여자들이 정말 좋아하더군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정말 많이 했던 사방치기가 바닥에 그려져 있군요. 저도 여기서 폴짝폴짝 뛰어가며 놀았어요. 오랜만에 하니까 이것도 재미나네요. ^^* 그런데 바닥에 갈색 줄이 두 갈래로 갈라지네요? 이럴 땐 어디로 가도 나중에 만나게 되어 있으니 맘에 드시는 길로 걸어가면 된답니다.

 

 

 

 

 

 

오래되고 투박한 담벼락에 이렇게 멋진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 같습니다.

 

 

 

 

 

 

옛날 제가 살 던 집도 이런 작은 창문이 있고, 밖으로 철로 된 창살이 있었죠. 이 문으로 민수가 '친구야 놀자~' 하면 제가 '알았다' 라고 외치며 뛰어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낡고 볼품 없지만 기억은 지금도 새롭습니다.

 

 

 

 

 

 

벽화는 그림도 있고, 타일을 깨서 붙인 모자이크도 있고, 작은 구조물을 붙여 만든 작품도 있습니다. 하나같이 예쁘지 않은 작품들이 없는 것 같네요.

 

 

 

 

 

 

자칫 울적한(?) 담벼락이 될 뻔했지만, 해바라기와 달팽이, 그리고 구름 속 개구리로 골목이 재미있어 졌네요. 기특합니다.

 

 

 

 

 

 

골목 여기저기에는 예쁘게 생긴 진짜 꽃들도 우리를 반겨주고 있어요~ 벽에 붙은 나무 꽃과도 잘 어울리죠?

 

 

 

 

 

 

어떤 할머니가 해가 났을 때 고추를 말려야겠다면서 고추를 한 아름 가지고 나오십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인데, 여기서 보게 되네요. 갑자기 시골에 있는 엄마가 생각나네요.

 

 

 

 

 

 

이곳에 여행 온 여행자들에게 쉬어가라며 예쁜 나무 벤치도 곳곳에 준비되어 있군요. 잠시 앉아서 카메라 렌즈 좀 닦고 갈까요? ^^*

 

 

 

 

 

단순한 그림이지만 작가들의 센스가 참 돋보입니다. 이 그림이 아니었다면 이 담벼락 어쩔 뻔 했을까요? 그림 하나로도 집이 확~ 돋보이는 것 같네요.

 

 

 

 

 

 

골목 끝에는 한지로 만든 예쁜 등불도 달아놨네요. 참 예쁜 골목이죠? 바닥에 보이는 갈색 보도블록이 길을 안내하고 있으니 계속 따라 가시면 됩니다.

 

 

 

 

 

 

이곳은 골목 끝에서 만난 쉼터에요. 대한민국 어딜 가면 또 이런 곳을 만날 수 있을까요? 아기자기한 구조물과 그림들, 그리고 옛 정취가 같이 어우러져 있는 독특한 곳이군요.

 

 

 

 

 

 

이제 장안문까지 거의 다 왔습니다. 저 멀리 보이죠? 참고로 위 사진에 보이는 '성곽'이란 작은 식당은 한식을 파는 곳인데요, 한복을 입고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아저씨가 요리를 하는 곳인데 사람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곳입니다. 당장 배고프다면 여기도 추천합니다.

 

 

 

 

 

 

여기가 수원화성의 북쪽에 있는 정문인 장안문입니다. 한양을 바라보며 북쪽에 있어 임금이 수원을 방문할 때 드나들던 문이에요. 이 장안문은 경복궁의 광화문 보다 더 큰, 한국의 성곽 문 중에서는 가장 큰 성문입니다. '장안'이란 말은 조선의 도읍을 의미하는데요, 정조는 수원 화성행궁에서 여생을 보내기 위해 이곳을 조선의 도읍으로 삼으려고 했다는 반증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장안문 기단석에 있는 이 구멍들은 뭘까요? 기단석 여기저기에는 성혈(性穴)들이 파져 있어요. 이 성혈이란 것들은 선사시대부터 내려오는 풍습인데요, 돌을 갈면서 구멍을 내며 소원을 빌었습니다. 조선에서 가장 큰 문에다 대고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이 문을 통해 한양으로 과거시험 보러 간 아들과 남편의 장원급제를 빌었던 걸까요?

 

 

 

 

 

 

그리고 성벽에는 지금도 포탄자국들이 많이 남아있는데요, 실제로 한국전쟁 때 장안문은 반파가 되었었습니다. 하지만 건물은 파괴되어도 성벽은 포화 속에서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견뎠다고 하네요.

 

 

 

 

 

 

<6.25때 반파된 장안문의 모습>

 

 

 

 

 

 

문 안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성문을 보호하기 위한 또 다른 옹성을 갖춘 2중 구조로 되어 있어 최강의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지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해외 역사학자들이 이곳을 보고는 같은 시대 서양의 신식 무기를 총 동원하더라도 수원화성은 뚫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선후기의 축성기술은 실로 독보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둥근 옹성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구조라 바깥의 성문을 뚫고 적들이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독 안에 든 쥐 꼴이 되어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장안문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성문을 방어하는 '북동적대'가 있는데요, 이곳에는 당시 사용하던 홍이포(紅夷砲)를 전시되어 있네요. 네덜란드에서 만든 이 대포는 '붉은 오랑캐의 포'라 하여 '홍이포'라고 부르는데요, 영조시대에 훈련도감에서 실험한 결과로는 유효사정거리는 700미터 정도이고 최대 사정거리가 약 2-5km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실로 어마어마하게 멀리 날아가네요. 놀랍습니다.

 

어떻습니까? 장안문 옛길 볼거리가 마음에 드시나요? 꼭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9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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