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편에서 바람의 언덕을 돌아보셨으면 이제 유람선 시간에 늦지 않게 도장포 항구로 돌아오셨나요? 거제 해금강은 생태적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섬인데요,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섬의 원래 이름은 '갈도(葛島, 칡섬)'입니다. 높이 116미터에 약 0.1㎢의 작은 이 섬은 수억 년 파도와 바람에 깎여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자연경관이 빼어나 1971년에 명승 제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명승 제1호는 강릉 오대산국립공원에 있는 소금강입니다.
해금강과 외도로 들어가는 요금은 위와 같습니다.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장승포나 구조라에서 출발하는 유람선 보다는 도장포에서 출발하는 게 그나마 저렴한 편입니다. 그리고 배 시간은 항상 일정하진 않고요, 승선 인원에 따라 조금 늦어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하니, 매표할 때 출발시간과 코스를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보통은 1시간에 한 번 꼴로 배가 출발하더군요.2코스는 거제해금강을 둘러보고 외도보타니아로 들어가서 구경한 뒤, 다시 도장포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총 소요시간은 2시간 10분이 소요됩니다.
출발 전에 승선객명부를 작성해야 하는데요, 뒤에 보이는 3천원 할인쿠폰 보이시죠? 저걸 내면 3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걸 내는 사람 우리밖에 없더라고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더군요. 심지어 직원도 이걸 내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고 하더라고요. 저 쿠폰은 도장포유람선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출력할 수 있습니다.
짠~ 그렇게 두 명이 각 3천원씩, 총 6천원 할인 받은 승선권입니다. 참고로 거제시민도 3천원 할인 받을 수 있고요, 외도입장권의 경우도 거제도 시민일 경우는 50%인 4천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답니다. 그런데 외도 입장료의 경우는 여기서 할인 받을 수 없고, 외도로 입도하셔서 그곳의 관리사무소로 가셔야 현금으로 돌려주니 참고하세요. 이 사항은 외도 편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할게요.
그렇게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바다여행3호를 타고 해금강 투어를 떠납니다!
전 명절 연휴라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명절에 고향 안가고 여행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외국인 관광객까지 합세해서 이 일대는 완전 북새통입니다. 물론 저도 그 중에 한 명 이었죠. ^^* 보통은 이렇게 사람이 많지 않답니다~
자~ 아무튼 유쾌한 선장님의 안내에 따라 배는 신나게 출발합니다.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배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 제가 탄 배는 1층만 있어서 배가 달릴 때는 선내에 앉아 있어야 하네요.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은 바위의 모습이 마치 사자를 닮았다 해서 '사자바위'라고 부르는 곳이에요. 이곳을 시작으로 왼쪽으로 섬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이곳으로 오게 됩니다.
해금강 섬 위에는 진귀한 약초들이 많이 자라고 있는데요, 옛날 진시황에게 바칠 불로장생초를 이곳으로 구하러 왔다고 해서 '약초섬'이라고도 불립니다. 억겁의 세월을 거쳐 층층이 부서진 바위섬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곳을 배를 타고 지나가면 마치 태국 푸켓의 팡아만을 둘러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팡아만의 그것보다 규모는 작지만 조금 더 기품이 있는 바위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가만있자, 그런데 바위틈에서 큰 배가 한대 후진으로 나오고 있어요! 오홋~ 저길 배로 들어가 볼 수 있나 봅니다. 저기는 십자동굴이란 곳인데요, 저 동굴은 일년에 한달 정도만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파도가 조금이라도 세게 치면 위험해서 배가 들어갈 수 없다고 하네요. 오늘은 파도가 잔잔해서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다시 파도가 덮치기 전에 어서 어서 들어가 볼까요~
이곳이야 말로 해금강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귀한 바위들에 둘러 쌓인 좁은 동굴하며, 썰물에만 볼 수 있는 통로 끝에 있는 십자동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함께 간 탑승객 모두 저마다 탄성을 내 뱉으며 칭찬을 하더군요.
특히, 하늘을 올려다 보면 이곳이 왜 십자동굴인지 알 수 있습니다. 십자모양으로 하늘이 뚫려 있는데요, 바닥의 짙고 푸른 물결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이 모습을 일년에 몇 일 볼 수 없다는 것도 관광객을 더 애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밀물에는 저 깊은 동굴이 물에 잠기기 때문에 썰물에만 볼 수 있습니다. 파도가 잔잔한 날, 작은 배를 타고 저곳을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네요. 저는 어릴 적부터 바닷가에 살아서 바다 한가운데 작은 배를 타고 있어 본 적이 많은데요, 작은 배를 타고 바다 한 가운데 있으면, 뭔지 모를 공포감과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마음은 고요해지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오늘 몇 십 년 만에 그때 그 마음을 느꼈습니다.
제가 너무 호들갑스럽나요? 유람선을 타고 십자동굴로 들어오셨다면 여러분도 아마 저와 같은 호들갑을 떨며, 멋지다고 박수를 치고 계실 거에요. 눈에 보이는 넓은 광각풍경을 그대로 전달해드릴 수 없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사진만으로도 훌륭하지 않습니까? ^^*
여기는 섬의 가장 남쪽에 있는 촛대바위입니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쪽이 서쪽인데, 해가 질 때 저기로 떨어지기 때문에 촛대에 불이 붙어 있는 형상을 띤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습니다. 일몰시간에는 유람선을 운행하지 않던데, 해질녘에도 상품이 하나 나오면 제가 1번으로 탑승하겠습니다!
오늘 전 모든 운을 여기서 다 쓰고 가는 것 같습니다. 일 년에 몇 번 볼 수 없다는 돌고래 때를 오늘 만났습니다. 얘네들이 순식간에 들어갔다 나와서, 게다가 흔들리는 배 위에서 찍는 사진이라 순간 포착이 힘들어서 사진에는 돌고래 등만 조금 나왔네요. 사진에는 두 마리만 보이지만, 이날 십여 마리 돌고래 떼를 만났습니다.
이제 해금강 가장 남쪽까지 왔네요, 건너편 보이는 저곳은 거제도 본토입니다. 꼭대기는 '우제봉'이란 곳인데요, 저길 올라가면 해금강 전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요. 예쁜 포토존 도 있고 풍경이 아주 그만이니, 유람선을 타지 않을 분들께는 저 곳을 거제도 여행지로 추천합니다.
이제 섬 뒤편으로 돌아 나와 외도로 향합니다. 앞 면이 파도에 깎여 절벽이 된 것과 반대로 뒷면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되어 있네요.
저 멀리 보이는 바위는 섬에서 뚝 떨어져 나왔네요.
가까이서 보니 뭔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바위 꼭대기를 가만 보시면 치마 입은 여자가 양손을 앞으로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입니다. 이 바위는 기도하는 선녀의 모습을 한 바위라고 하네요. 어떻게 이렇게 끝부분만 남고 중간은 파도에 다 휩쓸려 갔을까 신기하네요.
이렇게 다시 처음에 보셨던 사자바위까지 돌아 왔습니다. 사자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 또한 기가 막힙니다. 오메가라고 하죠? 오메가 형상으로 떨어지는 낙조 촬영의 포인트가 여깁니다. 물론 배위에서 찍는 게 아니라 거제도 본토에 있는 해금강 안내소 근처에서 망원렌즈로 담으면 됩니다. 다음은 외도로 들어가 볼게요.
※ 도장포 유람선 이용요금 및 주의사항
+ 도장포→해금강→외도→도장포 성인요금 : 24,000원 (유람선 16,000원 + 외도 입장료 8,000원)
+ 홈페이지에서 할인쿠폰 출력 시 유람선요금은 1인당 3천원씩 할인.
+ 소요시간 : 2시간 10분 (해금강 투어 40분 + 외도 관광 1시간 30분)
+ 기상 상황에 따라 해금강 또는 외도 입장이 불가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미리 확인하세요.
3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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