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에 다녀온 대구여행기 중에서 골목투어 2코스인 근대문화골목만 따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따로 올리는 이유는 MBC에서 방송하는 <동네한바퀴>에 제 블로그의 사진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신동엽과 노홍철, 그리고 여진구와 이기사가 출연한다는데,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이라 꼭 봐야겠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대구는 한국의 근대사의 모습을 아직까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골목이 여러 곳 있데요, 골목투어는 총 5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모두 돌아보는 것이 좋겠지만, 1박2일 코스로 여행 오셨다면 이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거에요. 저는 2코스 근대문화골목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대구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한국 근대사의 아픔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의미 있는 곳이 많아서입니다.
제가 걸었던 코스는 화교협회(화교소학교)에서 시작해서 진골목을 지나 종로, 영남대로, 약령시 한의학박물관, 구)제일교회, 이상화/서상돈 고택에서 잠시 쉬었다가 계산성당, 3.1만세운동길, 제일교회, 그리고 동산 청라언덕에 있는 선교사주택들을 둘러보았습니다.
* 골목투어 제2코스, 근대문화골목 총거리 : 1.64km
* 탐방소요시간 2시간
먼저 처음으로 간 곳은 화교협회(화교소학교)인데요, 화교소학교란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는 오래된 건물입니다. 이곳을 시작으로 제가 다닌 2코스가 시작됩니다. 이곳은 현재 아이들이 등교하는 학교라 평일 낮에는 공부에 방해가 되니 조용히 둘러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학교를 나와 진골목으로 돌아 들어갑니다. '진골목'이란 경상도 말로 '긴'골목이란 뜻이에요. KBS 예능프로 <1박2일>에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정소아과의원도 보이네요. 옛날에는 일반 가정집을 병원으로 사용했던 것 같은데요, 지금은 병원을 운영하진 않고 회사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드라마 '사랑비'를 아시나요? 미도다방은 드라마 사랑비에 자주 나와 아주 유명해진 옛날 다방인데요, 원래는 진골목 밖의 큰 길가에 있었는데 지금은 골목 안으로 자리를 옮겼군요. 시간 여유가 조금 있다면 계란 동동 띄운 쌍화차 한잔 해보세요. 여기 진짜 옛날다방이에요!
저는 더워서 앞에 보이는 대우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찔러 넣고 다시 출발합니다. 이 사진이 <동네한바퀴>에 나온 사진이랍니다. ^^* 참고로 이정표가 곳곳에 잘 설치되어 있어 근대문화골목을 걷다가 코스를 잃어버릴 일은 없습니다. 대구시에서 제공하는 여행책자 하나만 있어도 길 찾기는 쉽습니다.
이렇게 진골목을 구경하고 빠져나오면 한약재를 파는 약령시(藥令市)골목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약령시골목에 위치한 구)제일교회에요. 지금은 문을 닫은 것 같고요, 골목투어 2코스 끝에 있는 동산 청라언덕으로 확장해서 이전했습니다. 오늘 포스팅 마지막에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이곳은 약령시골목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시인 이상화와 독립운동가 서상돈의 고택입니다. 작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시인 이상화하면 어떤 시가 떠오르세요? 아마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일거에요? 대한민국에서 의무교육을 받았다면 누구나 들어 봤을 가슴 아픈 시죠. 들은 빼앗겼을 망정 봄조차 빼앗기겠다며 걱정하시던 그는 향년 43세에 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앞집에 사셨던 독립운동가 서상돈은 '국채보상운동'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대한제국이 일제에게 주권을 상실하기 6년 전, 일본은 한국을 최대한 빨리 집어 삼키기 위해 차관을 강제적으로 빌려줬는데요, 그 후 1907년에 이르러서는 나라 빚이 1,300만원이 넘었는데, 이 금액은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력으로는 갚을 능력이 안됐습니다. 이 빚을 빌미로 일본은 침략을 노골화했고, 이에 서상돈은 국채보상운동을 벌여 일본에 진 빚을 갚으려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도 매국노 송병준이 지휘하던 일진회의 방해로 좌절되고 대한민국은 치욕스런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해버립니다.
대한민국의 가슴 아픈 근대역사를 가지고 있던 서상돈과 이상화의 고택을 지나면 현대화된 건물들 사이에 예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계산성당을 만나게 됩니다. 하늘로 치솟은 쌍탑이 참 아름답네요. 전 종교는 없지만 종교시설에서 기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성당, 교회, 사찰, 그리고 이슬람사원까지 두루두루 기도하고 그 값(?)으로 약간의 돈을 통에 넣고 나오는 걸 좋아합니다. 계산성당은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아기자기한 멋스러움도 있고, 스테인드글라스도 작고 예쁘니 지난다면 꼭 둘러 보세요.
계산성당 바로 앞의 큰 도로를 건너 계단이 많이 보이는 골목으로 조금 들어오면 3.1만세운동길을 만나게 됩니다. 일직선으로 언덕 위로 난 이 길은 90개의 독특한 돌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어요. 길 옆으로는 근대의 대구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전시 중이고요, 계단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계산성당의 모습도 아름다웠습니다.
이 길이 '3.1만세운동길'이니 그 때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군요. 일본은 3.1운동 당시 우리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습니다. 3개월 동안의 진압과정에서 무려 7,509명의 아까운 목숨이 희생되었고요, 15,961명의 크고 작은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그리고 46,948명이 감옥에 갇혔고, 교회 47개소와 학교 2개교, 그리고 민가 715채를 불태웠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일본을 우리 꼭 기억해야 합니다.
아픈 역사를 머리에 넣고 3.1만세운동길 계단을 오르면 '동산 청라언덕'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1910년 전후에 선교사들이 살던 오래된 건물 세 채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평일에 방문하시면 모든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는데요, 건물 내부에는 1910년 전후 선교사들이 사용하던 물건들도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 신기한 볼거리가 조금 있습니다. 참고로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에 가신다면 문이 닫혀있어 들어갈 순 없답니다. 아차, 그리고 아까 약령시골목에서 말씀 드렸던 구)제일교회는 위 사진 뒤편의 큰 교회 보이시죠? 저곳으로 지금은 이전했답니다.
모두들 즐거운 대구여행 되세요~ MBC <동네한바퀴>도 대박나세요~!!
같이 다녔던 대구여행코스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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