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만 있는게 아니였습니다. 조선시대 행궁 중에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화성행궁도 있고요,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매일 두 차례 벌어지는 '무예24기'공연도 아름답습니다. 10년을 넘게 한 자리에서 계속하고 있는 이 공연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시던데요, 주최측에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아 그런것 같네요.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한 공연이 결코 나입니다. 오늘은 전세계 관광객들이 모두 감동적으로 보았던 '무예24기'공연을 조금이나마 보여드리겠습니다.
무예24기 공연은 역사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어요. 정조의 명령을 받은 실학자 이덕무와 박제가, 그리고 무예의 달인인 백동수는 조선의 무술과 일본, 중국의 무술에서 우수한 점을 수용해서 '무예도보통지'를 만들었는데요, 조선의 22대왕인 정조대왕의 최정예 친위부대인 장용외영 군사들이 갈고 닦던 24가지의 무술 또한 이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공연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이렇게 두 차례 열리는데요, 월요일은 휴일이니 헛걸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슬슬 군사들이 입장하고 공연시작을 알립니다.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이렇게 4개국어로 설명을 해주더군요.
공연은 조선의 병사들이 사용하던 여러가지의 무기들을 박진감 넘치게 시연해 보이고 있습니다.
활 시위를 당기는 이분들 어찌나 멋지던지, 곰의 얼굴을 하고 있는 과녁에 100% 시원스레 명중했습니다.
긴 창으로 멋드러진 시연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쌍검으로 박진감 넘치는 묘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무겁고 긴 칼로 절도있는 시범을 보여주시고 하고요,
영화에서나 볼 법한 멋진 액션 장면들도 연출합니다.
깃발이 달린 창으로 슉슉 소리내며 시연하기도 하고요,
TV드라마에서 포졸들이 들고 다니던 삼지창이 이렇게 멋진 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12명이 한 조가 되어 이루어지는 '원앙진(鴛鴦陣)'이란 멋진 시연도 있었어요. 초근접무기와 조금 먼거리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원앙진은 실제 전쟁에서 12명 중 1명이라도 죽으면 나머지 11명을 모두 죽이는 진법인데요, 그만큼 서로를 꼭 살려야하며 절대 뚫려서는 안되는 최강 진법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무예 24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진검 공연이 펼쳐집니다.
장창으로 송판 3장을 연속해서 격파하는 시연인데, 움짤은 하나 밖에 못 만들었어요. ^^*
그리고 3개의 짚단을 세워두고 날렵한 몸놀림으로 모두 싹뚝 잘라버립니다.
정말 멋지죠?
길다란 대나무를 세워두고 신들린 칼놀림으로 일정 간격으로 계속 잘라나기기도 하고요,
짚단 5개를 졸졸이 세워두고 한꺼번에 촤르륵~ 자르기도 합니다.
저게 짚단이 아니고 적군이라면 두 동강 났겠죠? ㄷㄷㄷ
공연이 끝나면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을 줍니다. 아이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좋아하더군요. 위 여자 두 분은 일본 분이신데, 사진 찍어도 되냐고 하길래 저기 서서 찍으시라고 하니까, 자기 일행들 카메라를 안보고 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네요. ㅋㅋㅋㅋㅋ 일본 분들이시니 모자이크 처리 안해도 되겠죠? 일본에서도 제 블로그에 들어오시려나? 만약 보신다면 다른 사진도 있으니 예쁘게 뽀사시 보정해서 보내드릴께요. ^^*
이 순간만큼은 전세계 사람들이 하나가 된 것 같았습니다.
이분은 무예24기에서 모든 단계에 다 나오는 베테랑 무술인이신데요, 포토타임에 가장 인기가 좋으시더군요. 저도 찍었답니다. ^^*
남여노소를 불문한 세계인들이 모두 즐기고 행복해하는 표정을 보니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의 힘이 정말 강력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공연의 내용은 주기적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으니 이점 참고하시고요, 수원여행을 가신다면 화성행궁 앞 신풍루에서 이 공연을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같이 다녔던 수원여행 코스 (계속 연재중 ...)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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