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바닷길이 열리는 바지락천국 '무창포해수욕장' | 보령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보령의 대천해수욕장에서 차로 10여분 남포방조제 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무창포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썰물 때 바다가 갈라져 섬까지 연결된 길이 생기는 것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바다 갈라짐 현상이 생기는 곳이 딱 12곳이 있는데, 왜 무창포가 제일 유명한 곳이 되었을까요?

다른 곳은 (예를 들면 서산의 간월암처럼) 매일 바닷길이 열려 희소성이 떨어지는 곳이 있는 반면, 일 년에 몇 일 안 되는 날만 (여수의 사도와 추도 바닷길) 길이 열려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도 있죠. 하지만 이에 반해 무창포는 일년에 6,7월만 빼면 거의 매월 수 차례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에 적절한 희소성과 여행일정 잡기가 수월한 점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7월에 찾아가서 썰물 때 물이 많이 빠지긴 해도 길이 열리진 않더군요. 바닷길 열리는 일정표는 글 하단부에 첨부해 두겠습니다.

 

 

길은 열리지 않았지만 지금 한참 물이 빠졌군요. 무창포는 서울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요. 서해안고속도로가 뚫리기 전까진 거의 오지나 다름없었는데, 지금은 기차를 타고 웅천역에 내려 올 수도 있고, 고속버스를 타도 2시간이면 찾아올 수 있게 되었죠. 물 빠진 무창포해수욕장 정말 멋지지 않나요?

 

 

 

 

 

 

바로 옆 대천해수욕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어요. 수영하는 사람은 죄다 대천으로 빠지고 이곳에서는 수영하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파라솔 장사도 없고… 그러니 내 맘대로 파라솔을 쳐놓고 놀기엔 이곳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찾아갔던 때가 보령머드축제 하는 궁극의 성수기임에도 해변은 한산합니다. 제가 완전 좋아하는 분위기에요!

 

 

 

 

 

 

바닷길이 열린다는 곳은 이곳이 아니고요, 사진 오른쪽에 잠깐 보이는 길다란 석대도란 섬까지 바닷길이 열립니다. 앞의 작은 섬은 비체펠리스 리조트 앞에 있는 작은 무인도인데, 밀물이 되면 이곳도 길이 물에 자박자박 잠기게 되죠. 밀물과 썰물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바다가 되겠습니다.

 

 

 

 

 

 

이야~ 밀물과 썰물의 조수간만의 차이가 꽤 큰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밀물이 들어차 있을 때 왔던 적이 있는데 이곳이 모두 바다였거든요. 이제 끝이 잘 안보일 정도로 갯벌이 들어나 있군요. 아름답긴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주 시원~합니다.

 

 

 

 

 

 

물 바다를 거닐고 있자니 바닥에 무언가 점들이 많이 박혀 있어요. 이것들이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뭐지?

 

 

 

 

 

 

제가 걸어가면 바닥으로 죄다 숨어버려서 머리를 좀 썼습니다. 가만히 앉아 나오길 기다리는 거죠. 미동도 없이 앉아 있으니 얘네들이 절 인지하지 못하고 스믈스믈 밖으로 기어 올라옵니다.

 

 

 

 

 

 

조그만 게들이네요. 바닥에 슝슝 뚫린 구멍마다 게다 한 마리씩 들어 있어요. 손으로 잡아도 금방 집힐 것들이 귀여운 짓을 하고 있습니다.

 

 

 

 

 

 

뭔가를 발견하고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지만 갈매기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게들은 구멍 속으로 쏙~ 숨어버립니다.

 

 

 

 

 

 

무창포해수욕장은 바지락을 캐며 놀 수도 있고, 고동과 작은 게를 잡으며 아이들과 놀기 참 좋은 곳이에요. 물론 체험료나 돈을 내는 건 없고 알아서 호미 같은 도구를 가져와서 캐가면 됩니다. 그냥 아이들과 채집하는 재미를 위한 거면 고동과 게를 잡으면 재미있고, 먹기 위한 거면 호미를 들고 바지락을 캐면 되겠죠?

 

 

 

 

 

 

이곳의 모랫바닥은 참 묘하네요. 모래도 아니고 갯벌도 아닌 그 중간이에요. 육지와 붙어 있는 가까운 해변은 모래사장인데, 물이 빠져 바닥을 들어낸 곳은 거의 갯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발이 조금씩 빠져요. 슬리퍼나 샌들 같은 걸 신었다면 죄다 홀랑홀랑 벗겨질 거에요.

 

 

 

 

 

 

저기 사람들이 조금 모여 있는 저곳이 석대도까지 길이 열리는 바닷길 입구입니다. 지금 물이 한참 빠진 상태지만 길은 열리지 않고 육지에서 100여미터만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요. 저 길이 바지락과 굴 밭이라는 거 아닙니까! 맘씨 좋은 어촌계장님이 관광객을 위해 매년 해산물 종패를 뿌린다고 하시던데, 유료체험으로 바꿀 생각은 없다고 하시더군요. 바다의 인심과 어촌계장님의 마음씨가 만나 매년 700만명이 넘게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나 봅니다.

 

 

 

 

 

 

 

 

 

 

와~ 이 아주머니는 큰 용기에 바지락을 한가득 잡으셨네요. 이곳 갯벌을 뒤지면 바지락뿐만 아니라 해삼과 주꾸미 등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요. 물만 빠지면 호미와 장화를 신고 신나게 파보세요. 한두 시간 만에 소쿠리 한가득은 채울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료 갯벌체험이라고 마구잡이로 잡으면 안 되는 거 아시죠? 작은 조개나 주꾸미는 살려 보내주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썰물에 맞춰 찾아갔건만 왜 7월엔 바닷길이 열리지 않는 것이냐! 그래도 조개 캐는 재미는 쏠쏠하네요. 석대도까지 이어진 바닷길은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에 열리는데 그 길이가 1.5km에 달하고 S자 모양으로 우아한 곡선으로 펼쳐집니다. 길 양 옆으론 파도가 넘실대는데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매번 시간은 다르지만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길이 열리는데, 언능 달려갔다 조개와 해산물을 캐고 다시 나와야 할 시간이라 더 애가 탑니다.

 

 

 

 

 

 

이건 뭔가요? 바닷가에서 엄청나게 큰 소라껍데기를 주웠어요. 아마 주꾸미가 살던 소라껍데기 같네요. 잘 씻어서 집 여행진열장 ‘보령관’에 넣어 뒀습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만 건너갈 수 없는 석대도가 계속 마음에 걸리네요. 8월에 기회 되면 꼭 다시 와서 건너 주리라.

 

 

 

 

 

 

 

 

 

 

 

그리고 그 동안 아이들과 함께 잡은 고동들을 꺼내봅니다. 어차피 먹을 건 아니라서 잡는 재미로 몇 마리 잡고 다시 꺼내 놓고 풀어주는 의식을 하는 거죠. 서로 자기가 많이 잡았다며 왁자지껄 이야기하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모습의 게도 한 마리 잡혔어요. 꼭 영덕대게처럼 생겼는데, 얘가 크면 대게가 되는 걸까요? 그렇잖아도 보령 앞바다에서 나는 꽃게가 그렇게 맛이 좋다던데, 봄날 꽃게 철이 되면 그때도 한 번 와야 할까 봐요. 정말 할 게 많은 보령여행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창포해수욕장은 바닷길이 열리는 곳쯤으로 생각하시는데, 사실 이곳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어요. 조금 떨어진 대천해수욕장보다 2년 앞선 1928년도에 개장을 했는데, 한국 서해안에서는 최초의 해수욕장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보령여행을 오셨다면 대천해수욕장도 들러보고 이곳에서 신비한 바닷길이 열리는 모습도 꼭 구경하시길 추천합니다.

 

 

※ 무창포 바닷길이 열리는 날짜와 시간표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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