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용눈이오름을 다녀와서 그 정도가지고 조금 걸었다고 배가 살살 고파집니다. 용눈이오름 주변에는 오름이 아주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요, 워낙에 외진 곳이라 딱히 식당이랄게 없어요. 그래서 약 20분 정도 차로 달려 세화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세화초등학교 까지 왔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가격에 한 번 놀라고, 푸짐한 양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제주 '맥반석식당'이라는 곳입니다. 정말 이렇게 퍼줘서 돈은 언제 버나 싶을 정도로 말이 안되는 곳이였어요.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엄청난 양에 놀라긴 했어도 맛은 아주 고급스럽지 않은 그냥 집에서 먹는 집밥의 맛이였습니다만, 돈 없는 궁핍한 여행자들에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성비 최고의 훌륭한 곳이였어요. 자, 내려가 볼까요?
네비게이션으로 찍어서 찾아가시려면 '맥반석식당'을 찍지 마시고, '세화초등학교'를 찍고 가세요. 제가 탄 랜트카는 네비에 맥반석식당이 없어서 세화초등학교를 찍고 찾아갔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톡, 뭐 이런 것들로 소통하는데 주인 아주머니는 쪽지로 손님들과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옛날 울 엄마 노래가사 적어 놓으신 그런 쪽지 같네요. 정이 뚝뚝 떨어집니다. ^^*
쪽지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찾아주셔서 고맙고 감사하고, 앞으로 맛있게 하겠다 뭐 그런 내용이에요.
냉장고 옆에는 또 이런 쪽지를 붙여뒀네요.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아침식사는 7시 30분까지만 하고, 메뉴는 알아서 주는대로 드세요. 저도 사람이라 피곤해서 그래요. ^^*
주인 아주머니가 센스가 넘치십니다. 그리고 모든 글에는 '이명희'라는 이름과 사인까지 넣어두셨어요. 재밌네요. ㅎㅎㅎ
메뉴판이 따로 붙어있지않고 백반과 그날 있는 생선으로 조림이나 안주 등을 만들어 주십니다. 우리는 백반 2인분을 주문하니 이렇게 나옵니다. 사진에 국은 없는데 아무튼 반찬이 이래요. ㄷㄷㄷ 참고로 백반 가격은 6천원입니다. 양이 많아 둘이서 도저히 먹을 수는 없는 양을 주시네요. ㅎㅎㅎㅎ
캬~ 백반에 빠질 수 없는 제육복음 한가득~! 맛은 조미료를 넣지 않은 것 같은 집에서 먹는 맛이에요. 여기는 맛보다는 양으로 그리고 정으로 먹어주는 곳인거 같애요!
큼직한 생선이 두마리나 구워서 나왔어요. 이 생선이름이 궁금해서 여쭤봤는데 또 잊어버렸네요. 제주도에서만 나는 토종 생선이라고 했는대...뭐드라.... 아무튼 약간 반건조 시킨 물고기를 구워서 나오는데요, 맛이 기가 막힙니다. 반찬 중에 이게 제일 맛있었어요.
와우~ 제가 술안주로 완전 대빵 좋아하는 매운 닭발도 주시네요. ㅎㅎㅎ 이건 안주 아녀요??? 차 때문에 소주를 시킬 수는 없고 정말 밥하고 양념닭발을 오묘한 조합으로 히죽히죽 웃으면서 먹었습니다. ㅎㅎㅎ
이건 돼지고기 김치찌개 뚝배기인데요, 이게 또 물건입니다. 푹~ 삶아서 고기도 부드럽고 국물이 끝내줘요. 우리가 익히 먹던 라면스프맛의 김치찌개가 아니에요. 조미료가 안들어가면 약간 심심한 듯한 그런 맛이 나는데요, 이 김치찌개도 그랬습니다. 그래도 제 입맛에는 완전 딱이였어요. 스프맛 사랑하는 분들은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네요.
돼지고기가 완전 폭~ 익어서 야들야들 끝내주네요. 김치도 오래 끓여 노골노골해져서 맛이 더 풍부해졌습니다. 굿!
식당에는 할머니로 보이는 두 분이서 장사를 하시는데요, 꼭 시골 이모집에서 밥먹는 그런 느낌입니다. "뭐 더줄까?"라고 물어보시고, 우리가 "우와~ 이거 맛있어요."라고 말하면 또 다른 거 먹어 보라며 가져다 주십니다. 6천원에 어디서 이런 밥을 먹어 보겠습니까? 제주도에 초궁핍버젼으로 여행을 오셨다면 반드시, 기필코, 꼭 드셔보셔야할 집이 아닌가 싶네요. 물론 비싼 음식처럼 고급스럽진 않습니다만, 가격대비 성능은 최고에요! 제주도 용눈이 오름이나 세화해수욕장 근처로 가시면 '맥반석식당' 꼭 들러보세요~ 제주도맛집 인정!
같이 둘러봤던 제주도여행 코스 (계속 연재중...)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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