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배우며 사과꽃차를 마십니다. 탄금호 '풍류문화관' | 충주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충주에는 탄금호라는 남한강에 충주댐에 붙어 있는 큼직한 호수가 있습니다. ‘탄금(彈琴)’ 이란 말은 한자대로 풀이하면 가야금을 탄다는 뜻인데, 이름에서 보듯이 신라 진흥왕 때 우리나라의 3대 악성(樂聖)으로 불리는 우륵(于勒)이 신라에 귀화한 후 가야금을 연주하던 곳이라 하여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곳에서는 이름에 걸맞게 최근 한옥으로 지어진 풍류문화관이 개관했는데요, 이곳에서는 가야금을 무료로 배울 수도 있고, 사과꽃차와 대추차 등 한국적인 전통차들도 맛볼 수 있는 재미난 곳입니다. 제가 찾은 날도 많은 사람들이 가야금을 배우러 찾아왔더군요.

 

위치는 충주 중앙탑공원에 있는 충주박물관 입구의 날개모양 조형물을 바라보고 왼쪽 길로 50여미터만 들어가면 탄금호 수변으로 큼직한 한옥집이 눈에 보입니다.

 

 

 

 

 

 

아직 현판도 걸리지 않고, 안내표지판도 없지만 아름아름 사람들은 소문을 듣고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네요. 주말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금을 배우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네요.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집안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군요.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가야금을 하나씩 무릎에 올려두고 손가락을 튕기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어디서 가야금을 조금 배웠던 사람들일까요?

 

 

 

 

 

 

아닙니다. 가야금으로 아리랑 정도 연주하려면 20분만 여기 앉아서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금새 배울 수 있더군요. 난생 처음 잡아보는 가야금인데도, 20분만에 아리랑을 연주할 수 있다니! 저도 앉아서 잠시 연주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더군요. 아이들도 금새 연주하는 게 신기한지 부모들은 연신 카메라를 찍어댑니다.

 

 

 

 

 

 

이런 멋진 체험을 그것도 무료로 할 수 있다니, 정말 기특하네요. 충주시에서 관광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나 봅니다. 우륵이 신라로 가야금을 처음 가지고 들어와 연주를 했던 고장에서 이런 재미난 체험을 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풍류문화관에서는 가야금체험만 있는 게 아니고 다례체험도 함께 하고 있어요. 다례체험은 매일 2회씩 열리는데,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이렇게 1시간가량 열립니다. 가야금체험은 주말에만 할 수 있는데, 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일정부분 사람이 모이면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더군요. 그리고, 매우 월요일은 휴관이니 날짜 잘 맞춰서 가세요.

 

 

 

 

 

 

가야금체험이 끝나고 차를 한잔 마십니다. 한옥 방문을 양쪽으로 활짝 열어젖히고 푸른 잔디밭 너머로 탄금호를 보면서 사과꽃차를 한 잔 해볼까요~

 

 

 

 

 

 

예쁜 주전자에 사과꽃을 따뜻하게 우려냈습니다. 사과꽃은 붉은색과 하얀색이 많은데 그걸 우려내니 녹차 같은 노르스름한 색을 띠네요.

 

 

 

 

 

 

 

 

 

 

참 예쁘죠? 하얀색도 있고, 분홍색도 있고, 보라색도 있고 눈도 만족스럽고 맛도 만족스럽습니다. 차 향이 은은한 것이 5월의 신부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가격은 4천원입니다.

 

 

 

 

 

 

사과꽃차가 맘에 들기도 하고, 많이 걸었더니만 다리도 아프고 해서, 대추차를 한잔 더 마셔보기로 합니다. 대추차도 가격은 4천원으로 동일하던데, 내용물이 아주 실해요. 속에는 잣도 대추도 가득가득 들어 있고, 대추를 우린 차 또한 굉장히 진해서 그 향기가 그만입니다. 게다가 시원한 얼음을 동동 띄우니까 여름 더위에 이만한 음료도 없어 보이네요. 대추차 진심으로 추천 드립니다. 진짜 향기롭고 맛있어요.

 

 

 

 

 

 

풍류문화관 정말 풍류를 즐기기 멋진 장소 같죠? 탄금호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 작은 언덕도 아름답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잔디밭도 운치 있네요. 향긋한 사과차와 함께 여행의 피로가 사르르 녹아 내립니다.

 

 

 

 

 

 

비가 잠시 멈춰서 탄금호 주변을 걸어 봅니다. 탄금호 주변으로는 탄금대란 곳이 있어요. 아까 언급했듯이 신라로 귀화한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란 뜻인데, 이곳은 임진왜란 때 격전지이기도 했어요. 충주는 조선에서 가장 중앙에 있는 도시고 교통의 중심지라 남해안에서 상륙한 왜군들이 한양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충주를 지나 문경새재를 넘어가야 했습니다. 때문에 임진왜란 당시 피할 수 없는 격렬한 전투가 있었던 곳이죠.

 

 

 

 

 

 

댐이 생기는 바람에 호수가 되었지 이곳은 남한강이 흐르는 곳이에요. 지금은 아주 평온해 보이는 곳이지만 이곳의 역사는 질곡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많이 보냈죠. 교통의 중심지인데다 국토의 가운데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기 때문에 고대 삼국시대부터 고구려, 신라, 백제는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정말 격렬하게 각축을 벌였어요. 그 증거가 이 공원에 있는 국보 제6호의 ‘중원 탑평리 칠층석탑’입니다. 보통 중앙탑이라 부르는데 워낙 싸움을 많이 하다 보니 이제 친하게 지내자며 화합을 위해 건립했다고 하죠. 탑은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듯 1,000년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충주여행에서 풍류문화관은 꼭 들러보세요. 주변에는 술박물관인 리쿼리움도 있고, 중앙공원에는 국보 제6호인 중앙탑도 있는 등 볼 거리도 많은데다, 우리가 어디서 가야금으로 아리랑 연주하는 걸 배워보겠습니까?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본고장에서 그것도 무료로 말입니다. 충주여행코스에서 꼭 넣어보세요. 추천합니다.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1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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