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리뷰 · 2016. 11. 25. 06:00
죽여주는 박카스아줌마의 죽여주는 이야기. 영화 '죽여주는 여자'
다 부질없다. 너무 빨리 철드는 걸까. 요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 아니, 무엇을 위해 견디고 버티는지 모르겠다고 할까. 이렇게 무기력한 나에게 온 고마운 영화 '죽여주는 여자'. 이 영화는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영원히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한 진지한 질문. 나도 그게 늘 궁금하다. 할아버지에게 몸을 파는 '박카스아줌마' 소영(윤소정). 그 바닥에선 '죽여주게' 잘 한다고 소문이 파다하다. 젊은 시절, 미군과 아들 하나를 낳았지만 남자는 도망가고 젖도 안 땐 아이는 입양 보내고, 공장, 식모, 미군부대 클럽 등을 전전하다 어느새 늙어버린 여자. 인생의 변곡점이 늘 요란하게 오는 건 아닌가 보다. 다 늙고 병들어 스스로 죽을 수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