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의 여유~ 완벽했던 하루 '태국끄라비 타폼끌롱쏭남'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이번주 다시 태국여행기를 이어갑니다.

지난 여름 오토바이 한대 빌려서 찾아간 곳.

부르기도 힘든 태국 끄라비 계곡 '타폼끌롱쏭남 ( Tha Pom Klong Song Nam)

끄라비는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휴양도시인데요.

관광객들은 대부분 여행사에서 투어상품을 이용합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단체로 몰려오니 어딜 가든 바글바글 사람이 많기 마련인데요.

저희 부부는 한적한 것을 좋아해서 단체투어로 오지 않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계곡이라고 했지만 한국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곳이었습니다.

신비한 석회질 계곡물과 맹글로브 나무가 뒤엉켜 있는

끄라비의 한적한 여행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자유여행 여유~ 완벽했던 하루 '태국끄라비 타폼끌롱쏭남'

 

 

 

 

끄라비타운에서의 2번째의 날.

어디서든 잘자는 신랑은 늦잠을 자고

저는 편의점에 가서 아침식사거리를 사왔습니다.

태국의 편의점은 일본보다는 못하지만 한국보다는 잘 되어 있어서

여행하는 동안 매일 수시로 들락 날락 했었지요.

게다가 대형마트와 가격이 동일해서 부담없이 가기 더욱 좋았어요.

 

빵과 커피, 과일이면 가볍게 때우기 좋았지만....

망고를 한입 무는 순간 미간이 잔뜩 찌푸러드는 극강의 신맛!!!

자세히보니...' 피클망고' 라고 써있네요.

가만히~~~~ 두면  맛있는 망고를 고추가루를 뿌려먹지 않나...

심지어 익지도 않은 망고를 왜 피클로 만들어 먹냐고!! 퉤~퉤~

 

 

 

오늘은 끄라비의 외곽 여기저기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오토바이 한대를 당일치기 대여했습니다.

200밧(8000원)입니다.

오토바이 기종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는데 멀리 갈 예정이어서 좀 좋은 것으로 빌렸습니다.

 

 

 

드라이브하기전에 기름 충전은 기본이지요.

저 뒤에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을 찍는데

주유소 직원이 갑자기 뛰어 들었네요.

태국 어딜가나 사진을 잘 찍어주던 현지인들.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달려봅니다.

8년전 태국에 왔을때보다 도로사정이 좋아서

어느 도시에 가나 오토바이 타고 다니기 좋았습니다.

 

 

 

끄라비 타운에서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계곡 ''타폼끌롱쏭남 ( Tha Pom Klong Song Nam)'

입장료 100밧(4000원) / 1인

여행사 투어 상품으로 올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와야합니다.

즉, 단체 관광객이 없는 한적한 곳이라는 것이지요.

 

간식베낭 메고 똥싼바지 입고 입장합니다.

 

 

 

많이 찾지 않는 관광지라고 해서 시설이 좀 불편하겠지 싶었는데

콘크리트로 편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길이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런 산책길이 총 1.2Km로 천천히 1시간 돌아 보기 좋은 곳입니다.

 

 

 

태국은 석회질이 섞인 물이라 한국의 물빛과는 다른데요.

희뿌연 물속인데도 용하게 햇살을 잔뜩 머금어 푸른 잎들이 신기합니다.

 

 

 

중간 중간에 쉴 수 있게 파고라가 있습니다.

더운 나라이지만 숲속이라 나무 그늘이 있기도 하지만

저렇게 지붕이 있는 파고라에 들어가면 더 시원해요.

아침에 빵 달랑 한봉지 먹고 왔으니 배고 고플...줄 알고

싸가지고 온 간식 먹으러 그늘 속으로 들어갑니다.

 

 

 

길고양.....이... 아니 아니 산 고양이

이곳은 꽤 깊이 들어온 산속인데 고양이가 있네요.

싸온 간식의 양이 많지 않았지만 고양이에게 기꺼이 과자를 나눠줍니다.

그러나..

냄새를 한번 훅~ 맡더니 거부합니다.

이럴꺼면 나나 먹게 냄새 맡지 말지~~

이런 똥매너 같으니라구.

 

 

 

석회질이 섞인 물이라 탁하구나....싶었는데

이 맑은 물빛은 뭔가요~~~~

 

 

 

마치 흙바닥인거 같지만

맑디 맑은 물 코팅이 투명하게 입혀진 것입니다.

 

 

 

구글 후기에 깊이 들어갈 수록 물이 맑다더니

 저~~~기 깊은 곳은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다시 그늘진 맹글로브 숲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시냇물 흐르듯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만 나는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한국의 계곡 물빛하고는 다르죠?

이 색을 뭐라고 하나 에메랄드?? 아쿠아??

투명한 줄 알았더니 파란 바다색 계곡물이 아름답습니다.

 

 

 

물 바닥은 맹그로브 나무 뿌리가 여기저기 뒤엉켜 있는데요.

맑다보니 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아름답기도 하지만 신비스러워 보여요.

요정이 사는 곳 같기도해요.

 

 

 

 깊이 들어갈수록 큰 계곡이 보입니다.

에메랄드 색 맞죠?

그 물조각을 그대로  떼서 손가락에 붙이면 반지가 될 것 같았어요.

 

 

 

그런 순수한 물 속으로...

저는 발을 담그고야 말았습니다.

물 바로 옆까지 내려 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거든요.

현지인 커플이 사진 찍는데 옆에서 한국인 아줌마 물장구 쳤습니다.

상당히 거슬렸을수도~

 

 

 

물놀이를 한참 하고 있는데

검은 ~무엇들이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물고기 사는 줄 알았다면 발을 담그지 않았을텐데

얘들아 아줌마가 미안하다.

어쩐지 내 곁으로는 한마리도 안오더라.

 

 

 

방금까지 맑디 맑은 하늘이었는데

우기답게 갑지가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둘다 카메라를 들고 있던터라..

사람보다 소듕~한 카메라를 어쩌나 당황할 찰나!!!

바로 옆에 똬악~~~ 나타난 작은 카페.

이 숲속에 찾는 이가 누가 있을까? 싶은데

카페가 있었어요.

 

 

 

너무 반가워 후다닥 들어오니

주인 아저씨가 어린 손녀와 반갑게 맞이해주시네요.

작지만 갬성이 넘쳐 흐르는 내공있는 곳이었습니다.

 

 

 

커피를 시켜봅니다.

가루 커피 아닙니다.

자그마치 에스프레소를 뽑은 원두 커피에요.

게다가 맛도 별다방 못지 않게 맛있었답니다.

그렇게 비가 그칠 때까지 멍도 때리고 핸드폰도 보고 수다도 떨며 놀아봅니다.

 

 

 

30분쯤 지나니 비가 그쳤어요.

갑자기 시끌벅적해서 나가보니 천연 풀장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네요.

 

아놔~  아까 발 담근거 괜히 미안해했네~

 

 

 

계곡에서 놀다가 바닷가 쪽으로 이동을 합니다.

태국인들에게는 그냥 도로이지만

이방인이 우리에게는 이 낯선 풍경이 멋집니다.

한국의 어디 도로 바로 옆에 빌딩만큼 울창한 나무가 있겠어요.

 

 

 

 

30분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카약투어로 유명한 '아오딸란( Ao Thanlane Kayaking)'

 보통은 아오낭쪽에서 관광객을 픽업해서 이곳에서 카약을 탑니다.(반나절 투어비 500밧 (2만원))

 

 

 

그러나말입니다.

픽업서비스도 안받고 여기까지 직접 왔는데

카약 한척 빌리는데 1인당 900밧(36000원)을 달라고 합니다.

여행사 투어비의 거의 두배를 부르네요.

 

"얘야.. 아오낭에서 픽업서비스 받고 와서 타도 500밧이야"

" 900밧에 누가 운전해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끼리 타는거잖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수가 없어 제가 따져봅니다.

 

의욕 상실한  .... 시크한 청년은  무심히 한마디합니다.

 

"우린 카야킹 끝나면 과일준단다. 그래서 비싸"

 

"망고 1키로에 50밧인데 한 10키로 줄꺼냐~~ 안탄다 안타~~ 흥칫뿡"

 

 

 

거기까지 가서 남타는 것만 멀뚱히 보고만 와야 했습니다.

두 주먹 야무지게 쥐고 부들 부들 떨면서 말이죠.

 

 

 

얼굴이 씨뻘게지도록 흥분한 저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등을 쓸어주던 그.

 

"정애야 넌 싸울때는 영어 잘하더라"

 

묘하게 칭찬같지만은 않은 말이지만  그 손길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사랑합니다 내여보.

 

 

 

헛걸음한 길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이 아름다워 기분 좋은 드라이브가 되었습니다.

 

고무나무 농장인가?

서로 찍어먹어 보라고 권하며 아웅다웅~

 

 

 

살짝 비춰진 그의 볼이 빵빵한 것은

아마도 웃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보지 않아도 그 표정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눈에 그려집니다.

 

 

 

원래는 저런 바다위를 유유자적 카약을 탔어야하나.

뭐.. 그 옆을 달리는 것도 좋았습니다.

 

 

 

기분 좋게 달리는데 저 멀리 하늘이 심상치 않습니다.

또 소나기가 내려칠 것가봐요.

더 신나게 달려봅니다. 부릉부릉~

 

 

 

비가 오거나 말거나 배가 고파서 더이상은 못가겠습니다.

그는 꼬들꼬들 에그누들에 한그릇~ (40밧 1200원)

 

 

 

저는 삼겹살튀김 덮밥 (60밧 1600원)을 먹었습니다.

난 왜 여태까지 삼겹살을 그냥 구워만 먹었을까~

튀길 생각을 왜 못한거야~

이사람들 천재 아니야???

바삭 바삭 쫠깃 쫠깃 입안에서 마구 마구 맛있음 터집니다.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호텔에 딱 들어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아따~~ 타이밍 죽이네.

신나게 돌아다니고 밥까지 배불리 먹으니 ... 낮잠자기 딱 좋은 시츄에이션.

둘이 기절하듯 한잠 잤습니다.

 

 

 

자고 나니 저녁때가 되었더라고요.

캐리어에서 옷을 꺼내 냄새로 감별을 해봅니다.

빨아야 될것과 더 버텨도 될 것들.

빨래감 한봉다리를 들고 나와 빨래방에 앉아있으니

마치.. 현지인이 된 것처럼 이 생활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저 때가  태국여행 20일쯤 되었으니 그럴수도~

 

 

 

빨래가 돌아가는 동안 저녁식사를 해봅니다.

유난히 사람이 바글 바글한 길거리 식당.

꼬불 꼬불 태국어만 써있는 메뉴판을 다시 돌려주고 주변 테이블을 쓰윽 봅니다.

그리고 맘에 드는 음식을 손으로 가르켜줍니다.

 

 

 

찰떡같이 알아들은 종업원이 가지고 나온 닭다리 쌀국수.

진한 간장고기 육수가 맛있었습니다.

여행카페에 추천하려고 가게 이름을 번역기로 돌리기 '옆구리쌀국수'라네요.

그 후로 비가 오는 날엔  '옆구리쌀국수집'이 생각이납니다.

 

그렇게 쌀국수 한그릇 클리어하고 나니 빨래도 뽀송뽀송하게 건조까지 되어 있고

캬~ 자유여행자의 하루 완벽하게 재밌게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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