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한 '세미원' | 양평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경기도 양평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두물머리죠. 그곳 바로 맞은편엔 세미원이란 흥미로운 정원이 하나 있습니다. 이곳은 팔당댐이 생기면서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강변으로 철조망이 둘러쳐지는 바람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부유물들로 쓰레기장이 되다시피 했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쓰레기를 수거하고 수질정화능력이 탁월한 연꽃을 심었는데, 경기도는 각종 규제를 정비하고 지원함으로써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한 세미원이란 정원이 생겨나게 됩니다. 지금은 겨울의 초입이라 많은 꽃들을 구경할 순 없지만, 나름의 멋이 있는 곳이었어요.

 

두물머리에서 세미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육로로 빙 둘러 가거나 강 위에 떠 있는 이 다리를 지나가야 합니다. 이 다리는 배를 띄우고 그 위로 낸 다리인데요, 정조대왕이 사도세자 능인 융릉 참배를 위해 지나가야 하는 길목에 정약용의 지혜로 만들어진 다리입니다. 지금도 실제 배 위에 떠있는 다리라서 ‘배다리’라고 부릅니다.

 

 

 

 

 

 

세미원이란 이름은 ‘장자’에서 따온 말인데,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觀水洗心),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觀花美心)’는 뜻입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배다리를 건너니 빨래판으로 만든 ‘세심로(洗心路)’란 독특한 길을 만나네요.

 

 

 

 

 

 

이곳에 왜 가슴에 구멍 뚫린 돌하루방이 서있을까요? ‘추사하루방’이라 불리는 이 조형물은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이 누명을 쓰고 제주의 외딴 초가집에서 귀양살이를 했던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표현한 조형물입니다. 뒤에 있는 전각 또한 추사와 관련이 있는 건물임에 틀림 없겠죠?

 

 

 

 

 

 

이곳은 세한정(歲寒庭)이란 정원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죠? 우리나라 국보 180호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입니다. 세한도의 그림처럼 소나무와 잣나무로 정원을 만들고 지난 200여년간 다사다난했던 그림의 발자취와 이를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노력을 기리는 장소입니다.

 

 

 

 

 

 

정말 독특하게 자란 소나무 뒤로 세한도에 나오는 건물을 ‘송백헌’이란 이름으로 재현해 놓았네요.

 

 

 

 

 

 

검은 색 판에는 세한도를 옮겨 놓았는데, 세한도는 지난 200여년간 이리저리 유랑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추사 선생이 제주도 유배 중에 그린 이 그림은 제자 이상적에게 보내는데,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훗날 끈질긴 노력 끝에 한국으로 되돌아 오지만, 일본에 남아 있던 추사의 다른 자료들은 폭격으로 모두 불타버렸습니다. 송백헌 안에는 추사선생의 인생역정을 글과 그림으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세한정을 나와 다시 세미원 정원을 걸어 볼게요. 전체적으로는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에 초점을 맞춘 공원입니다.

 

 

 

 

 

 

팔당댐으로 흘러가는 물을 정화하기 위해 만든 인공 정원이지만 아름답긴 둘째 가라면 서럽겠네요. 아래로 늘어진 수양버들이 참 아름답죠?

 

 

 

 

 

 

 

 

 

 

 

정원에 이정표가 하나도 없어 지도를 가끔 확인하며 걸어가야 해요. 구석구석 수생식물을 많이 심어 봄과 여름엔 훨씬 더 아름답겠네요. 가을도 나름의 운치가 있습니다.

 

 

 

 

 

 

이곳은 수련을 키우는 온실인가 보네요. 독특하게 입구에 빨래판으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놨군요.

 

 

 

 

 

 

계절이 계절이다 보니 수련이 많진 않은데, 그래도 추운 날 예쁜 연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네요.

 

 

 

 

 

각양각색 연꽃을 여기서 다 만날 수 있습니다. 수줍은 듯, 세련된 듯, 수련은 참 단아하죠? 수련은 12월까지만 볼 수 있습니다.

 

 

 

 

 

 

국화가 핀 길을 지나 정문 쪽으로 걸어가 볼게요. 이곳은 입구가 두 곳인데, 하나는 두물머리에서 배다리를 지나 들어오는 후문이 있고, 다른 한 곳은 양서문화 체육공원에서 들어오는 정문이 있습니다.

 

 

 

 

 

 

낙엽이 떨어져 바닥이 온통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멋진 길도 있네요.

 

 

 

 

 

 

1년 365일을 상징하는 365개의 장독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장독분수도 참 장관입니다. 깨끗한 한강물과 그로부터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겠죠?

 

 

 

 

 

 

세미원도 구석구석 참 예쁘게 조성해 뒀네요. 숲 사이로 난 작은 개울의 징검다리가 한국의 아름다움이 물씬 느껴집니다. 이곳을 ‘우리내와 징검다리’라 부릅니다.

 

 

 

 

 

 

이게 뭘까요? ^^* 하늘에서 사진을 담지 못해 아쉽지만 이곳은 한반도 모양의 연못입니다. 백두산에서 가져온 돌과 흙, 그리고 식물들로 한반도 모양의 연못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바닥의 박석도 사방으로 펼쳐지는 구조라 무언가 기개가 느껴집니다.

 

 

 

 

 

 

그 속에 든 수생식물들도 정말 아름다워요. 모두 백두산에서 가져왔다고 하니 그 의미도 남다릅니다.

 

 

 

 

 

 

우리내와 징검다리 한 폭의 그림이네요. 양평에서 이 길을 안 걸어보면 후회되겠죠? ^^*

 

 

 

 

 

 

여기가 세미원 정문인 ‘불이문’입니다. 전 후문으로 들어와 정문으로 나왔습니다만, 어디로 들어가더라도 관람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으니 편하신 곳으로 선택하면 되겠네요. 그런데 양평여행에서 두물머리 돌아보고 세미원 입장료 4천원에 놀라 그냥 지나치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조금 비싼 감은 없지 않아 있지만, 우리내 징검다리 하나만으로도 금새 잊혀집니다. 꼭 들러보세요.

 

+ 관람시간 : 09시 ~ 17시(하절기는 18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성인 4천원, 어린이/청소년 2천원

 

 

 

 

4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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