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쉐프도 인정하는 양평맛집 '문호리팥죽'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양평 두물머리에서 문호리까지 걷는 트래킹코스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보석 같은 코스에요. 이 코스에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아마 ‘문호리팥죽’이 아닐까 싶습니다. 겨울에 먹는 별미 중에 제가 가장 즐겨먹는 것이 팥죽인데요, 서울의 특급 호텔 쉐프도 극찬한 팥죽집이 바로 이곳입니다. 따뜻하고 든든한 팥죽 한 그릇으로 차가운 몸을 녹일 겸~ 쉐프도 인정한 맛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해서 문호리팥죽을 찾았습니다. 맛은 어떤지 내려가 볼까요?

 

문호리 팥죽은 북한강과 계곡을 끼고 있는 양평 서종면읜 한갓진 국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서종IC와도 가깝고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출발하는 북한강변 드라이브길이 끝나는 지점이라 찾아가는 길도 편리합니다.

 

 

 

 

 

 

평일 점심식사 때를 지난 3시쯤 찾았으나 빈자리는 딱 한자리만 남을 정도로 손님이 많아서 놀랐어요. 일부러 찾아온 손님이 많은 걸 보니 맛있는 집은 분명한가 봅니다. 전통찻집처럼 따뜻하고 아늑해서 추운 몸이 스르르~ 녹아 드는 분위기네요.

 

 

 

 

 

 

간판은 누가 봐도 팥죽집이지만 팥죽요리 이외에 칼국수, 파전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군요. 팥 요리 외에 다른 음식의 맛은 어떨까 궁금해서 우리는 팥칼국수와 얼큰칼국수 한 개씩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각각 9천원과 8천원이네요.

 

 

 

 

 

 

얼큰 칼국수는 만드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하며 팥칼국수과 밑반찬 먼저 나왔습니다. 진하고 입자가 매우 고운 팥죽에 칼국수면이 무심하게 담겨 나왔습니다.

 

 

 

 

 

 

팥죽은 간이 되어 있지 않고 테이블에 마련된 설탕과 소금으로 입맛에 맞게 양념해서 먹어야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팥죽은 단맛이 조금 나는 것이 좋아 설탕을 넣었으나 단맛이 더 맛있어 지려면 소금도 조금 넣는게 좋습니다. 달콤하게 드실 때 꼭 소금도 조금 섞어주세요. 맛이 훨씬 좋아집니다.

 

대표메뉴인 팥죽부터 한숟가락 맛을 보았는데, 팥 고유맛이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과 곱디 고와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맛이에요. 팥은 알갱이가 매우 단단해서 요리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렇게 고운 식감을 내려면 손이 많이 가는데 제대로 팥죽을 만드는 집 답습니다. 쉐프가 칭찬할만한 맛이었어요.

 

 

 

 

 

 

음식점에서는 종종 단단한 팥이 빨리 물러지라고 삶을 때 베이킹 소다를 넣기도 하는데 그러면 소다의 향과 맛이 나서 팥죽맛을 떨어트리기도 하죠. 게다가 팥이 가지고 있는 비타민을 파괴하기도 하고요. 문호리 팥죽에서는 소다향과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팥 고유의 진한 맛이 제대로 느껴지며 정말 고소합니다.

 

또하나 죽이 걸쭉해지려면 쌀이나 찹쌀을 많이 넣어야하는데 이곳은 팥의 비율이 높아서 그런지 걸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팥의 맛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고 깔끔한가 봅니다. 칼국수 면 또한 공장에서 뽑아낸 면이 일반적인 면의 굵기나 식감이 아니었어요. 좀 더 굵은 면발은 쫄깃하니 맛이 좋네요.

 

 

 

 

 

 

위에 메뉴판을 보면 ‘고추무말랭이’를 별도 판매하고 있는데, 보통 밑반찬을 별도 판매할 때는 맛이 아주 좋다는 거죠. 좋은 고추가루를 써서 색깔도 곱고 무말랭이 식감도 아삭한데요, 재료가 좋은 것을 알겠는데 단맛보다는 짠맛이 더 나고 ‘이것만’ 먹었을 때는 크게 감동적인 맛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엔 반전이 있습니다.

 

 

 

 

 

무말랭이만 먹었을 때 그냥 평범한 맛이었는데 팥죽에 올려먹는 순간 그 맛이 180도 달라져 매우 맛있어 집니다. 문호리 팥죽의 팥죽과 고추무말랭이의 궁합은 아마 제 인생 최고의 맛궁합이 아닌가 싶어요. 팥죽의 고소하고 단맛과 무말랭이의 매콤하고 짭조름한 맛이 조화를 잘 이루러 자꾸 먹고 싶게 만드는 맛매력이 있습니다. 꼭 함께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팥칼국수에 무한 감동을 느끼고 있을 때 얼큰 칼국수가 나옵니다. 캬~~ 비쥬얼이 잘 만든 짬뽕과도 같죠? 왜 대표메뉴인 팥요리보다 늦게 나오는지 알겠더군요. 진한 빛깔의 국물, 푸짐한 채소와 해물이 매우 먹음직스럽습니다.

 

 

 

 

 

 

국물이 살짝 기름진 것을 보니 대파를 먼저 볶다가 채소, 해물을 넣고 끓인 것 같고요. 그래서 짬뽕의 맛이 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파, 호박, 버섯 등의 채소와 홍합, 새우 등이 신선해 보였고, 특이한 것은 청국장 콩 같은 것이 보이는 걸로 봐서 양념에 청국장이나 된장을 쓰지 않았나 싶네요.

 

 

 

 

 

 

훌륭한 비쥬얼에 기대를 하고 국물을 우선 먹어보니, 와우~~~ 깜짝 놀랄 만큼 맵습니다. 이름에서부터 얼큰하다는 것을 이미 예상했습니다만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맵네요. 제가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이유도 있지만 맛이 강하고 매운 후추를 많이 넣어 온몸이 더워지고 땀이 하염없이 흐르고 입안이 마비되어 음식이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얼큰 칼국수는 호불호가 있을만하겠습니다. 평소 매운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입맛에 잘 맛을 것 같은데, 그 매운맛이 후추라는 것을 참고하세요.

 

 

 

 

 

 

면발은 팥칼국수와 같이 굵고 통통하며 쫄깃합니다. 뜨거웠던 국물을 한참 식히고 나서야 먹어보니 국물이 진하고 시원하면서 대파의 풍미가 느껴졌는데요, 대표메뉴가 아닌데도 소홀하지 않고 정성을 다한 듯합니다.

 

문호리팥죽의 팥칼국수는 100점 만점에 가산점~ 특별점~ 꾹꾹 눌러서 200점 주고 싶고요. 얼큰칼국수는 70점을 주고 싶네요. 물론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90점이상 받을 음식이긴 합니다. 아쉬운 것은 맵고 입안이 화끈해 지는 후추를 많이 넣어 정성을 다한 음식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답니다.

 

+ 영업시간 : 오전 10시 ~ 오후 8시

 

 

3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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