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은 어디일까요? 바로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추전역’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미터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차를 가지고 직접 올라갈 수도 있고, 코레일(KORAIL)에서 운행하는 백두대간 탐방열차(관광열차)인 O트레인(O-Train)을 타고 갈 수도 있습니다.
추전역은 1973년에 만들어져 태백의 탄광촌 사람들과 삶의 궤적을 함께 해온 곳입니다. 70년대 오일쇼크를 두 차례 겪으면서 대대적인 석탄증산정책이 있었지만, 80년대 국제유가가 다시 폭락하면서 석탄 생산을 조절하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많은 탄광이 문을 닫았어요. 이후, 현대에 이르러 코레일에서 겨울철 눈꽃열차와 오트레인 순환열차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다시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 된 곳입니다.
역명이 추전(杻田)인 이유는 이곳의 마을 이름인 ‘싸리밭골’을 한자로 표기해서 杻田(추전)이 되었습니다. 해발 855미터로 워낙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연평균 기온이 남한의 기차역 가운데 가장 낮은데다, 적설량까지 많아 여름을 제외한 다른 계절엔 난로를 피워야 하는 추운 곳입니다.
한 때는 사람으로 북적이던 역이 이젠 가끔 관광열차만 정차하는 남루한 역이 되었군요. 사람의 인생과도 비슷한 절차를 걷고 있는 것 같네요. 중부내륙순환열차(오트레인, O-train)는 2013년부터 운행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지금도 일반열차는 이곳에 정차하지 않고 그냥 통과합니다.
1박2일간 태백여행에서 눈이 멈춘 적이 없네요. 지금도 눈이 보슬보슬 조금씩 내리고 있습니다. 추전역 주변으로는 태백산도립공원,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구문소, 한국에서 가장 높은 동굴인 용연굴, 그리고 태백석탄박물관과 철암 탄광역사촌 등 둘러볼 곳이 많은 곳인데요, 이곳들을 여행하면서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보기 좋은 곳입니다.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기차역은 왠지 쓸쓸하기도 하면서 나름의 향수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 지금은 돌아가신 내 형과 이 길을 걸으면서 나무조각 하나씩 주워다가 밭 옆에서 불을 피워 고구마를 구워먹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태백에는 지금도 활발히 채광중인 석탄 탄광이 존재하기 때문에 석탄을 싫은 열차가 지금도 여길 지나고 있습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지금 연탄을 사용하진 않지만, 지금도 전국엔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이 많아요. 연탄을 사용하면 난방비가 워낙 저렴해서 요즘은 새로 짓는 집에 연탄과 기름을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일러를 많이 놓는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역사(驛舍) 안에는 역무원의 옷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있고요, 사진 갤러리도 작게 운영하고 있어 관광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네요.
큼직한 표지석 옆으로 안개에 살짝 가린 산 봉우리를 보시면 여기가 얼마나 높은 곳인지 감이 오실까 모르겠습니다.
태백의 눈도 만지니 손 시렵군요. ^^* 특별히 볼 것이 많은 곳이라기 보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간이역이란 것만으로도 한 번쯤은 찾아보고 사진에 담아보는 것도 좋을 정다운 역이었습니다. 어차피 태백여행을 오셨다면 주변을 둘러보다 잠시 들르는 것도 좋습니다. 역무원 코스프레도 한 번 해보시고요~
8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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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날로그 감성 돋는 여행의 기술!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V-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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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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