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주변 개항장 '개항누리길' 2편 | 인천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늘은 어제에 이어 인천항 주변의 개항장 '개항누리길'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곳은 둘러볼 만한 곳이 좁은 지역에 몰려 있는 게 아니라, 조금 넓은 지역에 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두 편으로 나누었는데요, 인천여행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개항누리길에는 제물포조약(1882)에 따라 조선이 외국에 문호를 개방하여 근대 문물이 쏟아져 들어온 개항장 일대를 말하는 건데요, 그 때문에 이 주변으로는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있던 일제의 창고와 은행들, 그리고 각국 영사관 등 근대 건축물이 즐비한 곳이에요. 그 두번째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 첫 번째 글을 못 보신 분들은 우측 링크를 따라가 보세요. → 인천항 주변 개항장 '개항누리길' 1편

 

 

이곳은 구)일본 제18은행으로 사용되었던 ‘인천개항장 근대건축 전시관’입니다. 1890년 당시 한국의 금융을 지배하기 위해 개설한 은행이었지만, 1992년까지 카페로 운영되다 박물관으로 다시 문을 연 곳입니다. 목조 트러스 위에 일본식 기와를 올린 게 이국적으로 보이네요.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던 서울의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도 이와 비슷한 지붕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개항기 당시 인천의 모습을 사진으로 전시하고 있고요, 인천에 있는 오래된 건축물과 현재는 소실되어 남아있지 않는 건축물들의 모습을 작게 재현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인천의 모든 역사적인 건축물을 한 곳에 모아둔 느낌이네요. 이곳에서 다음은 어딜 구경갈지 결정해도 되겠습니다. ^^*

 

 

 

 

 


이곳에서 전시하는 것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전 개인적으로 이 건물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가 더 좋았어요. 삐걱거리는 계단 따라 올라가면 아담한 2층 공간이 나오기도 하고요,

 

 

 

 

 


어느 방으로 들어가면 이곳이 은행이었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은 거슬러 올라간 멋진 창문을 만나기도 합니다.

 

 

 

 

 


구)일본 제18은행이었던 근대건축 전시관 바로 옆에는 구)일본 제58은행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이곳은 개항 당시 신/구 화폐의 교환을 목적으로 1892년에 만들어진 은행인데요, 한일 양국간의 상품대금 결제와 무역금융을 담당했습니다. 지금은 인천시 중구 음식업지부로 사용하고 있는데, 프랑스풍의 벽돌조 2층 구조와 오름내림식의 창문, 그리고 벽체와 기둥까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까매진 계단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시나요?

 

 

 

 

 


언덕위로 조금 올라오니 고위 대관의 집처럼 보이는 곳이 있네요. 이곳은 인천시 역사자료관인데요, 인천의 역사자료를 발굴하고 수집/정리해서 발간하는 기관입니다.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는 이곳은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는 일제시대 일본인 사업가의 집이었어요. 광복 이후에 사교클럽으로 사용되었는데 인천시에서 매입해서 한옥으로 개축한 뒤 2001년도까지 인천시장의 공관으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계단을 오르니 멋진 기와집이 있군요. 역대 인천시장 17명이 거쳐간 곳이라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에는 자료를 수집/발간만 하는 곳이라기 보다 인천의 역사를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는 박물관의 기능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천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복도에 전시를 해두었네요.

 

 

 

 

 


인천 역사자료관 후문으로 나오니, 여기도 독특한 건물이 한 채 보입니다. 이곳은 구)제물포 구락부란 곳인데요, 구락부란 영어 Club의 일본식 발음을 한자로 표시한 ‘구락부(俱樂部)’에요. 일본 발음 말하다 보니 생각나는데, 제가 일본에 일년 정도 살았던 적이 있는데 ‘맥도날드(McDonald’s)’를 일본인들은 ‘마쿠도나루도’라고 발음하고 ‘핫 커피(Hot Coffee)’를 ‘호또 코히’라고 발음하던 생각이 나네요. ^^*

 

 

 

 

 


건물 입구가 참 단아하고 예쁘네요. 그런데 제물포구락부 입구 혹시 기억나시나요? 이곳은 2001년도 SBS 드라마 ‘피아노’의 촬영장이었어요.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출연진인 조재현, 조민수, 김하늘, 고수, 조인성 등 톱스타가 대거 출연했던 인기 드라마였죠. 당시 피아노 선생이던 조민수의 집이 이곳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볼게요.

 

 

 

 


이곳의 용도는 사교클럽이었습니다. 당시 왜 이런 곳이 필요했냐 면, 개항 때 각국의 조계지가 인천항 주변으로 형성되었는데 각 나라의 조계 당사자들의 공동의 이익과 조정을 위해 회원국들 간에 원활한 교류의 필요성이 생겼어요. 이에 ‘제물포 구락부’를 조직하고 러시아 건축가인 사바찐에게 의뢰하여 1901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인천시는 다른 여러 나라와 문화교류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곳에 매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두었더군요. 12월은 '이란'에 관한 전시물과 의복 등을 입어볼 수 있게 해놨는데요, 이란의 전통 의상과 모자를 쓰고 사진에 담아볼 수도 있었어요. (클릭하시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이 건물의 용도에 부합되게 연회장과 사교실, 그리고 도서실 등이 있었는데요, 벽면 영상에는 인천의 역사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송하고 있더군요.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의자니 앉아서 다리도 쉴 겸 TV를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제물포 구락부의 역사는 참 파란만장하다고 해야 할까요? 처음에는 한국에 머물던 외국인들의 사교를 위해 만들어 졌는데, 1914년에 조계제도가 폐지되자 일본재향군인회로 사용되고, 1934년에는 일본부인회, 광복 직후에는 미군 장교클럽으로, 그리고 1947년에는 대한 부인회에서, 6.25전쟁 중에는 북한군 대대본부로 사용되다 인천상륙작전 때는 다시 미군 사병클럽으로 사용되었어요. 전쟁이 끝나고도 수없이 많은 단체에서 사용되어 처음 이 건물의 원형을 정확히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제물포구락부 앞의 계단을 올라오면 대한민국 최초의 서양식 공원인 ‘자유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각 나라의 조계지 안에 자리잡고 있어서 ‘각국공원’, ‘만국공원’으로 불렀었는데요, 1957년에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해서 맥아더장군 동상을 설치하면서 ‘자유공원’이란 이름으로 개칭했습니다. 크게 특별할 것은 없지만 맥아더장군 동상 앞을 걸으면서 자유를 느껴보심이 어떨까요?

 

 

 

 

 


자유공원에서 바라보는 인천항 정말 아름답죠? 바다 끝 수평선에는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인천대교가 보이네요. 외국에서 비행기타고 오셨다면 저 다리를 건너 오신 거에요!

 

 

 

 

 


저와 함께 둘러본 근대역사의 현장인 ‘개항장’ 어떠셨나요? 이곳은 1882년 제물포조약에 따라 조선의 문호를 세계에 개방해서 근대문물이 유입된 곳입니다. 각국 영사관과 은행 등 서양식 근대건축물이 밀집되어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 같은 곳이죠. 인천여행에서 빼먹을 수 없는 코스 되겠습니다. 위 지도에 지난 1편과 오늘 2편에 걸쳐 걸었던 곳에 하트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8편 계속...

 

 

 같이 다녔던 인천여행코스 (계속 연재중입니다.)

 

1. 한국 속의 작은 중국, 인천 가볼만한 곳 '차아니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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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천항 주변 개항장 '개항누리길' 1편 | 인천 가볼만한곳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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