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사지 삼층석탑과 문무대왕릉에 얽힌 이야기 | 경주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경주여행에서는 유적을 호기심에 둘러볼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들어 있는 이야기와 역사를 조금 공부하는 게 훨씬 더 재밌는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아주 인상 깊게 본 사찰 터 한 곳과 왕릉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그의 의지와 고뇌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왕은 문무왕입니다. 현대에 와서는 그의 업적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높이 사는 바, 문무대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는 삼국을 통일 한 뒤, 왜구의 침략을 막고자 지금의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에 절을 세우기 시작해서, 아들인 신문왕 2년(682년)에 비로소 완성되었는데요, 아버지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절 이름을 감은사(感恩寺)라 붙였습니다.

 

그리고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던 아버지 문무왕의 유언에 따라 그를 동해 대왕암(大王巖)에서 장사 지냈는데, 그 바위가 바로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문무대왕릉입니다. 그리고 감은사의 대웅전에는 용이 된 부왕이 드나들 수 있도록 금당(金堂) 밑에 공간을 만든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감은사는 언제 폐사되었는지 확인되진 않지만, 지금은 절터 좌우로 삼층석탑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신라인들은 불교로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일례로 당나라와의 전쟁 때 경주에 있는 사천왕사를 지었고, 왜구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감은사를 지었어요.

 

 

 

 

 

 

법당은 현재 이렇게 기초와 터만 남아 있군요. 대략 1,300년이 지났지만 보존상태는 꽤 양호한 편이네요.

 

다시 불교 이야기로 넘어와서 신라는 왜 이렇게 불교를 맹신했을까요? 신라는 고구려, 그리고 백제와의 오랜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룩했습니다. 그런데 이 통일이 당나라를 끌어들여 이뤄낸 거라 불완전한 통일이었는데요, 신라는 완전한 독립 통일을 이루기 위해 당나라를 한반도에서 몰아내기 시작합니다. 그 방편으로 사천왕사를 건설하고 불교의 힘에 의지했어요. 그런데 이게 상상도 못 할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진짜 당나라의 대군이 신라군과 전쟁도 치르지 못 한 상태에서 모두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배가 침몰해버린 거에요. 이 사건으로 신라는 불교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왜구를 불교로 물리치려 세운 감은사지 삼층석탑. 현재 국보 제11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나라를 지키려는 의미는 간데 없고, 낙서만 남아 있네요. 현재 대한민국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1,300년 전 탑의 모습이 참 씁슬합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 앞의 관광안내소에서 보니 도장이 있어요. 경주 역사문화탐방 스탬프 투어 같네요. 미리 알았다면 다 돌아다니면서 찍었을 텐데 아깝네요. 이런거 정말 좋아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딸랑 하나 찍었네요 ㅎㅎㅎㅎ

 

 

 

 

 

 

감은사에서 차로 5분 정도 달리면 동해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문무대왕릉에 도착하게 됩니다. 어디가 왕의 무덤이냐고요?

 

 

 

 

 

저기 앞에 보이는 육지에서 200미터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 왕의 무덤입니다. 바다무덤이죠. 아까 말씀 드렸다시피 신라를 통일한 문무왕은 죽어서도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며 자신을 바다 가운데 있는 대왕암에 자신의 유골을 뿌려달라는 유언에 따라 저곳에 묻히게 되었습니다. 한반도 유사이래 이런 무덤은 유례를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유일무이합니다.

 

 

 

 

 

 

이제는 한가로이 갈매기들만 찾아오는 외로운 왕릉이 되었네요. 그런데 사진엔 없지만 이곳에서 징과 꽹가리를 치며 시끄럽게 소원을 비는 무속인들이 참 많더라고요. 돌아가신 분이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도 오히려 벌을 내릴 것 같은 민폐 무속인들. 볼성 사납게 자기들 소원만 소중하고 고이 잠든 사람의 안녕은 아랑곳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소원은 조용히 빌면 안 이루어 진다던?

 

 

 

 

 

 

시끄럽게 종일 떠들어대는 무속인들 때문에 살짝 짜증이 나긴 했지만, 한가로운 바다는 언제나 아름답네요.

 

 

 

 

 

 

 

 

 

 

 

경주여행 가신다면 꼭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근처에 있는 문무대왕릉 꼭 둘러보세요. 오늘 제가 해드린 이야기도 꼭 기억하시고요. 경주 가볼만한 곳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

 

 

경주여행기 12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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