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에도 일출명소가 있다! 태안 '연포해수욕장 해돋이'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서해안에서도 바다 너머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매년 1월 1일은 동해안으로 일출여행을 참 많이도 떠납니다. 저도 몇 번 가봤습니다만, 12월 31일과 1월 1일은 영동고속도로와 동해안 일대 국도는 차로 꽉 막혀 즐거운 여행이라기 보다는 고통스런 지옥을 경험하게 되죠. 그런데 꼭 동해안으로 갈 필요가 없습니다. 서해에서도 저 멀리 바다 넘어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가 있거든요. 바로 태안 연포해수욕장입니다. 해수욕장 오른쪽으로는 고깃배들이 드나드는 연포선착장이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참 멋집니다. 사람으로 복닥거리지도 않고 말이죠!

 

겨울 일출은 조금 늦게 나와도 돼서 참 좋군요. 여름엔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지만, 겨울엔 새벽 7시에 일어나도 시간이 남네요. 제가 찾은 날 일출시간은 7시 40분이었습니다. 바다 너머로 붉은 색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하늘에 구름이 잔뜩 꼈네요. 최근 3-4년간 일출, 일몰여행은 항상 구름이 많이 끼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립니다. 굿을 한 판 하던지 해야하나요!

 

 

 

 

 

 

해뜨기 전 해변의 모습은 적막하지만 매력이 넘칩니다. 들리는 소리라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제 숨소리 밖에 안들립니다.

 

 

 

 

 

 

외양간의 송아지마냥 코에 줄을 매달고 고깃배들이 부두에서 쉬고 있네요. 코 끝이 시큰한 추운 새벽이라도 이런 풍경을 만나면 여행다니는 맛이 납니다.

 

 

 

 

 

 

빈틈없이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포선착장 쪽에서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잠시라도 얼굴을 보여줄 거라 기대하면서!

 

 

 

 

 

 

저 멀리 보이는 섬은 주민들은 소나무가 자랐다고 해서 '솔섬'이라 부르던데, 저 섬 너머로 붉게 해가 떠오를 모양입니다.

 

 

 

 

 

 

이른 시간 일출을 사진에 담으려고 이미 몇몇 진사 양반들이 자리 잡고 있군요. 저도 한쪽에 자리를 잡아 볼까요~

 

 

 

 

 

 

해돋이 여행에선 이 때가 가장 설레는 순간입니다. 해가 떠오르기 직전! 구름 사이로 비집고 나올까 말까 궁금합니다.

 

 

 

 

 

 

 

조금 시간이 남으니 손각대로 장노출 사진이나 담아 볼까요~ 삼각대가 없으니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맛은 조금 있는 사진이 나왔네요.

 

 

 

 

 

 

그리고 저 멀리서 붉은 해가 떠오릅니다. 저 부분만 구름이 걷혔나봐요! 에헤라디야~

 

 

 

 

 

여행에서 참 많은 순간을 경험하지만, 이 순간이 가장 벅찹니다. 매일 떠오르는 해가 오늘이라고 더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을 본다면 가장 특별한 경험이 될 거에요.

 

 

 

 

 

 

해돋이를 못 볼거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오늘 태양은 더더 반갑습니다.

 

 

 

 

 

 

이제 막 해가 다 떠올랐네요. 구름 사이로 얼굴을 비춰줘서 참 고맙네, 친구!

 

 

 

 

 

 

그리곤 곧 수줍은 듯 구름 뒤로 숨어 버립니다. 짧았지만 강렬한 순간이었어요. 올해 1월 1일은 꼭 맑은 날이 와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멋진 해돋이를 감상했으면 좋겠네요.

 

 

 

 

 

 

이제 밥먹으러 가야겠네요. 새벽에 본 해변의 모습이 이렇게 생겼었군요. 2km 정도의 해변은 S자 모양으로 휘어 있어 참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연포해수욕장은 난류의 영향으로 수온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아 여름에 수영하는 사람도 아주 많은 곳이죠.

 

 

 

 

 

 

그리고 저와 함께 일출을 감상했던 동네 개님. 혹시나 해서 쪼그리고 앉아 부르니 쪼르르 달려옵니다.

 

 

 

 

 

 

어찌나 애교가 많은지 제 강갑을 물고 같이 놀자고 보챕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한 순간도 가만있지 않네요. 네 이름은 내맘대로 '일출이'라고 짓겠어!

 

 

 

 

 

 

아침은 해수욕장 근처 '소망회식당'이란 곳에서 뜨끈한 된장찌개를 먹었습니다. 가격은 7천원입니다. 겨울이라 아침 먹을 만한 식당이 많지 않던데, 정말 따뜻하게 아침을 먹었네요. 된장찌개도 맛있지만 김이 정말 맛있었어요. 부지런한 아주머니께서 반찬이 떨어지면 말씀 안드려도 계란말이와 김 등을 계속 채워주시던데, 참 맛있는 한끼였답니다.

 

아참, 그리고 1월 1일 일출시간에는 연포해수욕장 번영회와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위한 무료 떡국나누기 행사를 개최하거든요. 새해 해돋이도 감상하시고, 주민들이 나눠주는 따끈한 떡국도 한 그릇 드시고 오세요. 개인적으로는 미어터지는 동해안 보다는 이곳이 훨씬 감성 돋습니다. 추천합니다.

 

※ 사용 카메라 : 니콘 D750 + 니콘 AF-S NIKKOR 24-70mm F2.8G ED

 

 

태안여행기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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