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길에서 만난 정다운 중국집, 구례 '옥산식당' | 구례맛집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나처럼 여행 다니면서 짜장면 먹는 사람이 있을까요? 옥산식당은 이름과 다르게 중국요리집인데요, 구례의 작은 시골길을 지나다 만난 정다운 식당이었습니다. 1차선 도로를 지나다 논밭 옆으로 서 있는 작은 건물엔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수십년 전, 부산에서 짜장면이 300원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가던 중국집의 모습과 흡사해서 꼭 먹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차를 세우고 들어가봤습니다.

제가 구례를 여행할 때는 장마 같은 봄비가 내리고 찬바람이 불어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요. 추울 때는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서 나는 짬뽕을, 와이프는 짜장면을 먹기로 결정! 짬뽕과 짜장면은 어느 지역에서든 비슷한 맛으로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인데요, 옥산식당의 짬뽕은 주변 시골 촌부들에게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다른 지방에서도 일부러 찾아와서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시골 보건소 옆에 있는 작은 중국집이라 입구부터가 정답습니다.

 

 

옥산식당은 구례군 토지면 파도리라는 작은 시골마을에 위치했는데요, 바로 옆에 토지보건소가 있어 찾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세련되지 않았어도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허름한 모습이 정다워 보입니다. 밖에서 볼 때 우린 영업을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오토바이가 한대 쓱 들어오더니 들어오세요~ 그럽니다. ㅎㅎㅎ

 

 

 

 

 

 

겉모습과 마찬가지로 내부도 옛날 집처럼 소박하네요. 저희가 아침에 찾아간 첫손님이라 다녀간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내부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메뉴는 도시의 중국요리집과 마찬가지로 다양하고 제대로 갖추어져 있었는데요, 중국요리집의 영원한 대표메뉴이자 한국인의 풀리지 않는 숙제인 ‘짬뽕’과 ‘짜장면’을 고민 없이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중국집의 생명 스피드!!  금방 주문한 요리가 나왔습니다.

 

 

 

 

 

 

각종 채소, 해산물, 돼지고기를 볶다가 국물을 넣고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냈는데요, 짬뽕 맛을 결정하는 국물 맛이 특히 좋았어요. 인공조미료를 많이 쓰는 중국음식은 감칠맛은 있지만 먹고 나면 속이 느끼하다거나 매운 맛에 속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죠. 옥산식당의 짬뽕은 맵지 않고요 인공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시원합니다. 그리고 돼지고기를 볶아 넣어 뒷맛이 고소합니다.

 

 

 

 

 

 

보통은 홍합으로 감칠맛을 진하게 우려내는데 이곳은 홍합보다 가볍고 시원한 맛을 내는 바지락을 사용했네요. 바지락 들어 있는 짬뽕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그래서 국물이 시원했던 것 같군요.

 

 

 

 

 

사람에 따라 면발은 조금 아쉬워 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인 중국요리집 면발보다는 얇아 쫄깃한 식감은 떨어집니다. 대신 얇은 면발이라 국물이 속까지 배어 맛이 좋고 부드럽게 씹히는 장점은 또 있습니다.

 

 

 

 

 

 

짬뽕만큼 유명하지 않아도 짜장면 맛도 나쁘지 않다고 하는데요. 일단 시골의 인심이 느껴지게 양이 푸짐합니다.

 

 

 

 

 

 

와이프는 짬뽕보다 짜장면이 더 맛있다고 하던데 짬뽕과 마찬가지로 인공 조미료 맛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어요. 소스에 설탕을 적게 넣어 춘장의 고소함을 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면발이 역시 얇아 쫄깃하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곳 어디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짬뽕과 짜장면인데요, 그래서 구례까지 가서 이 음식을 먹을 줄은 저도 예상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시골 중국집에서 짜장면 시켜먹는 재미도 있고 맛 또한 깔끔하고 담백해서 괜찮았었기 때문에 비교적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조미료 팍팍 들어간 좀 더 자극적인 중국음식에 익숙한 분이라면 실망할 수 있으니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하동, 광양, 구례여행기 10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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