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감독의 섬뜩한 우주이야기 '인터스텔라' 후기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에 새로운 영화 <인터스텔라>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놀란 감독은 그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의 시나리오로 영화를 자주 만드는 감독인데요, 대표적으로 <메멘토>와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있겠습니다. 이번 <인터스텔라>도 조나단이 각본을 위해 4년간 대학에서 상대성이론을 배운 후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그의 상상력을 정말 좋아하는지라, 5일 밤 12시가 넘어 6일이 되는 그 시점인 12시 5분에 동탄CGV에서 6일이 되자마자 이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평소에는 이 시간에 관객이 우리 부부를 제외하면 한 커플 정도만 항상 있었는데, 이번에는 심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제법 많더라고요. 예매율이 80%가 넘는다고 하던데, 그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네요.

이 영화를 새벽에 잠도 안자고,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처음 상영되는 극장에서 본 이유는 지난 해 10월에 개봉했던 <그래비티>에서 우주에 대한 경이로운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어린 시절, 누나가 사온 책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COSMOS)』를 읽고 누구도 온전히 알지 못하는 곳인 우주를 상상을 하며 잠든 날이 정말 많았는데요,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는 신비로운 우주를 갈망하는 이라면 그 욕구를 상당부분 충족시켜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놀란감독이 이번 영화는 좀 더 확장된 우주관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 전개, 그리고 눈을 즐겁게 해주는 스케일 큰 볼거리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관객들에게 우주탐험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자, 놀란 형제의 이번 영화는 어떤지 후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먼저, 이 영화의 바탕이 되는 이론은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킵 손'이 발표한 웜홀을 통한 우주공간 순간이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안심하세요.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지구는 황폐해져서 식량이 부족하고 먼지폭풍으로 더 이상 살기 힘든 별이 되었습니다. 비밀리에 우주를 연구하던 미우주항공국 NASA는 지구인들이 살 수 있는 또 다른 별을 찾는 절대절명의 임무를 맡은 우주인들을 지구 밖으로 쏘아 올립니다.

한편, 우주로 가게 된 우주선 조종사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자식들을 두고 우주로 향하는데요, 인류의 미래와 가족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지만 결국, 인류의 미래를 선택하고 우주선에 오릅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자신을 말리는 딸 '머피'에게 쿠퍼는 자신의 것과 시간을 똑같이 맞춘 손목시계를 건네주며, 다시 돌아왔을 때 우리의 시간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 채 우주로 향합니다. 인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쿠퍼 가족은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요?

 

 

 

 

 

 

<인터스텔라>는 사람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별이 된 지구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자 인류를 향한 강한 메세지이기도 합니다. 가까운 미래는 황폐해진 토양에서 옥수수밖에 자라지 못하고, 그 마저도 경작하지 못할 상황에 임박해 있습니다. 지금도 인류는 드넓은 우주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데요, 우주로 새 삶의 터전을 찾으러 떠나는 과정을 통해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과 이론들을 관객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 물리학자 '킵 손'이 영화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서두에 말씀 드린 것처럼 각본을 쓴 조나단 놀란도 현실적인 이론을 대본에 녹이기 위해 대학에서 상대성이론을 4년이나 공부했다고 하니 이 영화의 현실감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169분이란 긴 런닝타임 동안 놀란 감독은 영화제목처럼 별과 별 사이의 우주의 광활함과 신비로운 현상을 파노라마 같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구를 떠난 쿠퍼와 아멜리아(앤 해서웨이)가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계로 가기위해 도착한 곳은 토성인데요, 전에 본 적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의 토성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놀란 감독에게 엄지 척~ 올려주고 싶더군요. 영화지만 과학적인 이론과 학자들의 가설을 그대로 형상화해서 마치 '우주공간 전시회'에 특별히 초대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는 일반 상영관에서 관람했지만, 아이맥스(IMAX)와 수퍼플렉스G와 같은 특별상영관에서 보게 되면 그 감동이 배가 될 것 같더군요. 약간은 억지스런 이야기 전개도 있긴 하지만, 모든 단점은 싹 덮어버리고도 남을 볼거리가 있으니 개인적으로 이 영화 추천합니다.

 

[추신] 그런데 이 영화는 12세 관람가이지만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적어도 고등학생 정도의 지적 수준은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어려운 우주 물리학이 다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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