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에서 가장 오래된 냉면 맛집 '할매함흥냉면' | 거제도여행코스5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거제도는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방송에서 소개된 맛집이 참 많이 있습니다. 방송에 소개되었다고 모두 맛있진 않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객관적인 검증은 된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항상 사람이 많아 혼란 속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죠. 게다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실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오늘은 거제도에서 40년을 산 토박이마저 추천하는 진정한 맛집 ‘할매함흥냉면’을 소개하겠습니다.

 

할매 함흥냉면은 거제도 장승포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게의 창업주셨던 주인할머니가 6.25 한국전쟁 당시 북쪽에서 피난 내려와 거제도 장승포에 정착하면서 이북식 냉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해서 지금 3대째 영업을 이어 오고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깊고 담백한 맛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거제도에서 가장 오래된 냉면집인 만큼 건물도 오래된 일제시대 때 지은 ‘적산가옥’입니다.

 

 

 

 

 

 

가게 안은 낡고 오래되고 좁은데요. 좁은 통로 한쪽에 갑자기 가파른 계단이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와보니 일제시대 때 건물답게 다다미 방이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정말 보기 힘든 건물이라서 한참을 구경해보았습니다.

 

 

 

 

 

 

할매함흥냉면의 주 메뉴는 함흥식 비빔냉면과 평양식 물냉면입니다. 함흥식 냉면은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의 전분을 섞어 가늘면서 쫄깃한 면발에 매콤한 양념장을 비벼먹는 비빔냉면이고, 평양식 냉면은 메밀을 주성분으로 툭툭 끊어지면서 구수한 맛의 굵은 면발에 시원한 육수를 부어 먹는 물냉면입니다.

 

 

 

 

 

 

함흥식 비빔냉면과 평양식 물냉면을 주문하고 나니 진하게 우린 고기육수 한 주전자를 내어주시네요. 소고기에 계피, 감초, 후추 등을 넣어 진하게 우려낸 따뜻한 고기육수가 날씨가 더웠는데도 맛있어서 자꾸 먹게 되네요. 입맛 제대로 돌게 해줍니다. 전 이 육수맛으로 냉면의 맛을 추측하는 버릇이 있는데요, 구수하고 고소한 맛이 냉면 맛도 아주 좋겠는데요?

 

 

 

 

 

 

주문한 지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려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손님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만드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더군요. 먼저 함흥식 비빔냉면을 살펴보니 요리에 관심이 없는 제가 보기에도 고춧가루 색깔이 참 곱고 먹음직스럽습니다.

 

 

 

 

 

 

양념이 자극적이거나 매운 분들께는 함께 내주신 차가운 고기육수를 부어 간을 조절하면 됩니다.

 

 

 

 

 

 

이곳의 함흥비빔냉면은 고구마전분 9에 메밀가루 1을 섞어 쫄깃하면서 메밀의 구수함이 느껴지는데요, 특히 양념장이 매우면서 새콤달콤하지만 다른 냉면집처럼 자극적이지 않았습니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고추, 생강, 마늘, 대파 등의 자연재료 10여가지만으로 만든 양념장이라 그런가 봅니다. 게다가 첫 맛이 특히나 고소한데요, 매일 매일 짠 신선한 참기름을 사용한다는군요.

 

 

 

 

 

고명은 일반적인 무김치, 삶은 달걀 외에 가오리회무침이 있습니다. 가오리회무침 맛은 꾸덕꾸덕 말린 생선처럼 쫄깃하면서 가오리 특유 구수한 맛이 나서 냉면과 참 잘 어울립니다.

 

 

 

 

 

 

다음은 평양식 물냉면을 먹어보았는데요, 일단 국물을 보면 흰색의 작은 알갱이가 떠다니는데 고기를 푹 고은 육수를 사용했기 때문에 채에 걸러지지 않는 작은 기름 덩어리가 떠다니는 것입니다. 요즘 일반 식당에서 계절메뉴로 파는 냉면육수는 다시다, 설탕, 식초로만 만들어 실제로 고기는 전혀 안 들어간다고 하는데, 기름덩어리가 깔끔해 보이지는 않아도 이게 곧 오랜 시간에 걸쳐 고기를 고아 만든 육수라는 증거라서 오히려 반갑고 고맙습니다.

 

 

 

 

 

 

우선 국물 맛부터 보았는데요, 이 맛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네요. 조미료에 길들여진 분이 있을테고, 반대로 재료 본연의 맛을 좋아하는 분도 계실 테니 말입니다. 국물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고기국물에 살짝 새콤한 맛이 납니다. 그래서 테이블 위에는 식초, 겨자가 따로 있는데요, 강한 맛에 길들여진 분들은 입맛에 맞게 추가 해야 합니다.

 

 

 

 

 

 

식초를 조금 추가하니 진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육수가 먹을수록 자꾸 땅기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 집을 다녀간 몇몇 요리전문가들인 이 맛이 진짜 평양냉면의 육수 맛이라고 칭찬한 인터넷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소고기를 푹 고은 육수에 새콤하고 개운한 동치미국물을 섞어 만든 것이 제대로 된 냉면 육수라고 하겠습니다.

 

 

 

 

 

 

면발도 함흥식보다는 한결 부드러워 먹기 좋은데요, 육수가 차갑기 때문에 생각처럼 뚝뚝 끓어질 정도는 아니고 적당히 쫄깃합니다.편육은 지방이 적당히 들어간 소고기 아롱사태를 사용해서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쫄깃한 면발을 부드러운 고기에 싸서 먹으니 더욱 맛있었습니다.

 

 

 

 

 

 

냉면을 맛있게 먹고 나오는 길에 천연 후식이 준비되어 있네요. ^^* 단맛이 우러나오는 감초와 입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계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원래 냉면은 이북에서는 차갑게 먹어야 해서 겨울에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인데, 요즘은 더운 여름의 대표음식이 됐잖아요. 그래서 겨울엔 찾는 이가 적어 영업을 하지 않는답니다.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만 영업하니 겨울에 헛걸음하지 않길 바랍니다.

 

자연재료만으로 깊고 담백하게 맛을 낸 거제도토박이의 추천음식!! 할매함흥냉면 겨울엔 먹을 수 없으니 서둘러서 맛보러 가보세요.

 

 

6편 계속...

 

 

 

 

 

<찾아가는길>

 

+ 영업시간 및 휴무 : 오전 10시~ 오후 9시까지 , 매년 3월~10월까지만 영업함.

 

 

이미지 맵

언젠간날고말거야

언젠간날고말거야™의 여행블로그. 국내여행기, 해외여행기, 영화리뷰 등을 다룹니다.

    ✔ '국내여행/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