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처하는 또 다른 방법, 영화 '원위크(One Week)'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늘 이야기 할 영화는 제가 네이버에서 여행 블로거 활동하면서 '짐싸게 만드는 영화'로 포스팅 했던 영화 '원위크(one week)입니다. 이 영화는 요즘 내 머리 속를 꽉채운 '인생을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명제와 일치하는 영화다. 25년전 나의 누님이 선물로 준 책속에 이런 말을 적어 놓았었다. "동생아,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 훌륭한 사람은 돈이 많은 사람도, 잘생긴 사람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니다. 어떻게 사는게 훌륭한 인생인지는 너도 잘 알고 있겠지? 앞으로 니 인생을 잘 헤쳐나가길 바란다" 라고 적혀있었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이제야 그 말의 뜻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 예고편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았을 문제다. 앞으로 살 날이 하루, 일주일, 한 달 남았다면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겠는가? 영화가 시작되면서 조용히 흘러나오는 나레이션이다. '벤(조슈아 잭슨)'은 방금 의사에게 4기 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당장 치료를 시작해도 길어야 2년 정도 더 살 수 있단다. 병원을 나선 그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하다 우연히 어느 할아버지가 팔고 있는 중고 오토바이를 발견한다. 할아버지는 이제 눈도 침침해서 면허를 갱신할 수 없어 팔고 있다며, 한번 타 볼 것을 제안한다. 할아버지에게 남아있는 인생의 길이도 벤과 비슷해보이지만 벤은 아직 젊어 떠날 수 있다.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벤은 곧바로 그 오토바이를 샀다. 그리고 약혼녀 '사만다(리안 바라반)'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직 환자가 될 생각이 없다며 이틀간의 여행을 다녀오겠다고하며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여행길에 나선다.

 

 

 

 

얼마를 살 수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길을 떠난다. 병실 대신 여행을 선택한 그는 비로소 자신의 인생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간 별 생각하지도 않았던 '인생의 의미'를 점점 깨우쳐간다. 병실 대신 도로로 나간 벤은 캐나다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데 자신이 살고 있는 캐나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미쳐 몰랐다는 눈치다. 때로는 길 위에서 사람을 만나기도하고 평생의 소원인 아이스하키 스탠리컵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영광을 얻기도하며 그는 길 위에서 위로를 받는다.

영화 <원위크>는 생각과는 달리 우울한 기색은 없고 오히려 밝고 유쾌하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벤은 죽음에 대해 별로 걱정하는 눈치도 아니고, 오히려 여행하고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한 눈치다. 벤의 일주일 간의 여행은 삶이란 무엇인지에 관해 답을 찾아가는 조용한 의식으로 변해간다.

 

 

 

 

벤은 여행 중에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는데, 넘어진 자신의 몸을 일으킨 벤은 자신이 다치지 않고 무사하다는 사실에 쾌재를 부른다. 우리 주변에는 미리 알 수 없이 갑작스레 다가오는 죽음도 많다. 그에 비하면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는 벤이 그들 보다는 더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더 불행한 일인가? 영화는 이런 삶과 죽음의 가운데서 아이러니한 감정의 고민들을 보는 이로 하여금 설득력있게 공감을 일으킨다. 그리고 윈워크에서는 총 11곡의 OST가 삽입되어 있는데 꼭 챙겨서 들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음악영화'라고 소개했는데 OST를 주의깊게 들어본 관객이라면 한편 수긍이 가는 말이다.

 

깨달음은 언제나 한발 늦다. 나는 요즘 벤처럼 짧은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왜 매일 일 때문에 어깨가 무거워야 할까? 왜 집안에 비치해둘 가구와 전제품에 대해 고민하면서 살아야하나? 사람들은 왜 자신의 집이 없다는 것을 그렇게 힘들어 하며 평생을 살아갈까? 그냥 자연처럼, 바람처럼 살수는 없을까? 어찌보면 하찮게도 보일 너무나도 짧은 인생을 돈, 돈, 성공, 성공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80살이 되었을 때, 가난하지만 내 사랑하는 사람과 그때를 추억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지 못 한 후회로 짧은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무엇인가 내 미리속을 번뜩거리는 느낌이 들었다면 지금부터라도 고민을 해야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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