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꼭 가봐야할 강릉 단풍놀이 명소 두 곳 | 강릉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이제 곧 대한민국의 산은 천연색으로 물드는 단풍의 계절이 다가옵니다. 한국은 산이 많아 가을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굉장히 많은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 강릉에서 걸어볼 만한 아름다운 단풍놀이 산책코스 두 곳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오대산 소금강계곡의 트래킹코스고요, 두 번째는 노추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모정탑 길입니다. 이 두 곳은 단풍시기가 다른 곳 보다 조금 빨라서 일찍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자, 들어가 볼까요?

 

 

 

 

 

 

알록달록 강릉 오대산 소금강계곡 단풍 트래킹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가을단풍으로 유명한 오대산 소금강계곡입니다. 이 코스는 입구 무릉계에서 진고개까지 약 13.3km 정도의 등산로인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 입구 2km 정도만 걸어서 왕복 2시간 정도 걸리는 '식당암'까지만 걸어보겠습니다. 식당암 이후로는 코스 난이도가 조금 올라가는데요, 제법 길이 험하고 오르막 내리막 코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구룡폭포 이후 코스는 체력이 받쳐주는 분들께만 추천해드립니다.

 

 

위 그림에서 확인하면 식당암까지는 대략 2km 정도의 완만한 구간입니다. 그렇다고 슬리퍼나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걸을 만큼 평탄한 길은 아니니, 반드시 운동화는 필수가 되겠습니다.

 

 

 

 

 

 

서울에서 소금강계곡 등산로 입구로 가기 위해서는 해발 960m의 진고개를 지나가야 합니다. 아까 말씀 드린 소금강계곡 트래킹코스 13.3키로미터의 종점이 바로 위 사진 왼쪽 진고개입니다. 사진 오른쪽은 소금강계곡 등산로 입구로 가면서 만나는 상가 밀집지역입니다. 이곳에는 큰 주차장이 있는데요, 승용차를 가지고 오셨다면 여기에 차를 세우지 말고 등산로 입구인 소금강 매표소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가시는 게 편리합니다. 소금강 매표소에 도착하면 아주 큼직한 무료주차장이 있어요.

 

 

 

 

 

 

이제 슬슬 올라가 보겠습니다. 오늘 목적지는 식당암인데요, 입구에서부터 대략 2키로미터 정도 걸어가면 만나는 완만한 코스입니다. 이 동네는 산에 둘러 쌓여 해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왕복 시간을 계산해서 코스를 짜셔야 합니다. 이 코스는 길이 잘 닦여 있어서 걷기가 매우 편안한 곳입니다. 조금 숨이 차오르고 힘들어지려는 순간 알록달록한 단풍들을 보면 한 주간의 피로가 싹 풀리는 것만 같습니다.

 

 

 

 

 

 

힘든 구간은 편안한 데크길로 만들어 놔서 경치 구경하며 천천히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조금 걸어 올라가면 길 오른쪽으로 돌계단이 보이고 기와집과 단청이 보이는데요, 이곳은 '금강사'란 사찰입니다.(위 사진 오른쪽) 얇은 박석을 쌓아 담장을 만들어 놨는데 묘한 분위기를 내뿜는 절입니다. 종교를 떠나 지나시면 한번쯤 들러서 구경하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주변 풍경을 구경하고 한 시간 정도 살살 걷다 보면 식당암을 만나게 됩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크고 넓은 바위가 식당암(食堂岩)입니다. 말 그대로 밥을 먹는 식당바위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소금강 옆에 있는 넓은 반석으로 백 여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크기에요. 고려 때,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거느린 군사가 여기서 밥을 먹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꼭 밥을 먹고 싶어서 오는 길에 메밀전병과 메밀배추전을 사가지고 와서 먹었어요. 단풍구경에 둘러 쌓여 널찍한 바위에 앉아서 소금강을 바라보며 먹는 메밀전병 맛이 완전 꿀맛입니다. 저만큼 한 접시에 4천원 정도 준 것 같네요.

 

 

 

 

 

 

단풍이 올라오고 있는 오대산 소금강 예쁘죠? 대한민국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되어 있는 '소금강'은 이름 그대로 작은 금강산이란 뜻으로 그만큼 아름답단 의미에요. 저는 단풍이 완전히 우거지지 않은 9월에 갔었는데요, 10월달에 가신다면 훨씬 더 화려한 단풍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을여행은 뭐니뭐니해도 단풍놀이 만한 게 없지요. 가을여행지로 진심 추천합니다. 떠날 준비 어여어여 하세요~

 

 

<찾아가는길>

 

 

 

 

 

어머니가 26년간 3,000개의 돌을 쌓은 강릉 노추산 '모정(母情)탑 길'

 

한 어머니가 26년간 가족의 안녕을 위해 3,000개가 넘는 돌을 쌓은 곳이 있습니다. 믿어 지십니까? 집안에 우환이 끊이질 않아 매일 걱정하던 어머니는 어느 날, 꿈에서 산신령이 시키는 대로 돌탑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6년간 돌을 쌓아 탑을 만든 곳이 바로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에 위치한 '모정탑 길'입니다. 어머니의 애타는 소원을 담은 이 길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묘한 슬픔과 아름다움이 교차되는 곳입니다. 자, 들어가 볼까요?

 

 

강릉의 가을은 길거리 아무 곳에나 차를 세워도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네요. 온 동네를 뒤덮은 아름다운 단풍들을 구경하며 지루할 틈 없이 모정탑길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을 찾아가시려면 네비게이션에서 '노추산힐링캠프'를 검색하면 조금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힐링캠프 우측으로 나 있는 (위 사진 오른쪽) 돌탑이 있는 길로 잠시 걸어가면 모정탑 길을 만나게 됩니다. 주소는 글 포스팅 하단에 적어 두겠습니다.

 

 

 

 

 

 

저도 차순옥 할머니의 소원에 돌맹이 하나 보태기로 했습니다. 노추산이 돌산인데다 길 바로 옆으로는 강이 흐르다 보니 돌멩이는 지천에 널렸네요. 이제 길에서는 가을남새가 진하게 납니다. 비 온 후라 공기는 더없이 맑고 깨끗하군요.

 

 

 

☞ 모정(母情)탑 길에 얽힌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차순옥 할머니는 스물셋에 서울에서 강릉으로 시집와 4남매를 낳았는데, 아들 둘은 죽고 남편은 정신병에 걸려 집안에 우환이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마흔 살이 되던 때, 산신령이 꿈에 나타나 계곡에 돌탑을 3,000개 쌓으면 우환이 사라질 거란 말을 합니다. 할머니는 그 이야기를 듣고 노추산 자락에다 1986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26년동안 강 주변으로 돌탑을 쌓았는데요, 그렇게 탑을 쌓은 길을 모정탑길이라고 부릅니다.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3년전 2011년 8월 29일, 향년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곳은 아직까지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풍이 정말 예쁜 곳이지만 찾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제가 찾은 날도 세 시간 정도를 이곳에서 보냈지만, 만난 사람이라곤 위 사진 왼쪽의 세 명의 아주머니들 밖에 없었어요. 이 길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울창한 단풍 산이 둘러 쌓여 있는데 어디를 둘러 봐도 알록달록 단풍밖에 보이지 않네요. 정말 한가롭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계곡에 바짝 붙어 난 아름다운 단풍길을 20여분 걷다 보면 돌탑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돌탑들은 제법 긴 구간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사람 한 명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좁다란 길 옆으로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이 빼곡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흰 천에 한땀한땀 수를 놓듯 정갈하게 쌓은 돌들이 층을 이뤄 탑이 됐습니다. 태풍이 닥쳐 탑이 무너질 때마다 어머니는 다시 쌓기를 반복했는데요, 이제는 큰 태풍이 지나가도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돌탑이 됐습니다. 아마 돌과 돌 사이를 어머니의 염원으로 붙였나 봅니다.

 

 

 

 

 

 

우리에게 새로운 기운을 충전해 줄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욕심 같아선 1년 내내 가을만 있었으면 좋겠지만, 겨울과 봄, 그리고 무더운 여름이 있었기 때문에 예쁜 단풍도 볼 수 있는 거겠지요. 사람이 복닥대는 단풍놀이도 좋지만, 한적하지만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노추산 모정탑길도 개인적으로 추천드립니다.

 

 

 

 

 

 

 

 

 

마치며…

 

언제부턴가 가을은 소리 없이 왔다가 곧바로 겨울이 오곤 하지만, 올 가을에는 꼭 제가 소개해드리는 강릉으로 단풍놀이 어떠세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어갈 수 있고, 힘들지 않는 곳으로 골랐으니 편안한 마음과 헐렁한 옷차림으로 걸어보셔도 좋으실 곳입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려 예쁜 단풍잎을 한 장 책갈피에 끼워 말려 보세요. 가을의 단풍은 우리들 젊음처럼 그리 길지 않아요. 부디 모두들 사랑하는 가을 되시와요!

 

<이 글은 전경련 '자유광장'에 기고한 글의 요약입니다. → http://www.freedomsquare.co.kr/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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