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여행 | 시골길에서 만난 '누리마을 빵카페'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충북 제천시 덕산면은 완전한 시골마을입니다. 자동차가 자주 다니지도 않는 시골마을에 뜬금없이 예쁜 카페가 하나 들어서 있는데요, 바로 '누리마을 빵카페'입니다. 이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아니고요 '농촌공동체연구소'라는 순수 비영리 사단법인에서 운영하는 곳이에요.

농촌공동체연구소는 농촌의 자립과 도농교류와 순환의 목적으로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농촌에서 생산된 재료로 빵을 만들고, 이주여성들의 일터와 쉼터가 되어주며, 도시민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직거래 네트워크까지 꾸리고 있습니다.

 

 

카페 앞 거리는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걸어 다니시는 완전한 시골마을이었습니다. 그나마 동네에서 슈퍼도 있고 약국도 있는 읍내에 있어 다행이라 생각은 드네요. ^^*

 

 

 

 

 

 

 

 

 

 

가게 건물은 마을 주민과 농촌공동체연구소 직원들이 모두 달라붙어 함께 지었다고 하는데요, 가게를 둘러 싸고 있는 담쟁이넝쿨이 멋지네요. 이런 사업으로 농촌의 가난을 극복한다기 보다는 문화적으로 소외되고 사회가 점점 도시화 되어가면서 고립되는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와 같이 간 일행도 있지만, 가게 안에는 이미 자리잡고 앉아계신 손님들이 제법 있더군요. 완전 깡촌에 위치한 카페에 손님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도 도심 한가운데서 카페를 운영했었는데요, 제가 운영하던 가게보다 사람이 더 많은데요? ㅎㅎㅎ

 

 

 

 

 

 

누리마을 빵카페의 빵은 그날 그날 구워서 진열대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빵쟁이들의 전문가적인 손길은 느껴지진 않지만, 소박한 시골 아낙의 솜씨로 만든 빵치고는 제법 모양이 예쁘네요. 게다가 맛있어요!

 

 

 

 

 

 

마을에서 손재주 좋은 사람들이 만든 수공예품도 한쪽에서 팔고 있군요. 필요하신 분들은 많이 많이 사갔으면 좋~겠습니다. 책도 있고 잡지도 있고 여행 중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한나절 시원하게 쉬기에는 딱 좋겠네요.

 

 

 

 

 

 

밤에 여기서 무슨 공연을 하는지 화려한 조명들이 달려 있군요. 노래대회라도 하시는 건지? ㅎㅎㅎ 건물의 지붕에는 한 낮에는 조명을 킬 필요 없도록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는 방향으로 투명한 유리를 내어 내부를 환하게 비추도록 했네요. 기발하네요.

 

 

 

 

 

 

그런데 한쪽에 보니 서류더미가 놓여 있습니다. 무엇인가 찬찬히 둘러보니,

 

 

 

 

 

 

납품할 때 제품에 붙이는 태그 같군요. 누리마을 빵카페에는 '먹거리나눔 협동조합'이란 사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요, 농민들이 생산한 물건을 자신들이 가격을 정해서 이곳 냉장고에 납품하고, 그 물건들이 필요한 사람은 냉장고에서 물건들을 꺼내가고 값을 카페의 무인 금고에 직접 넣고 가는 시스템입니다.

 

 

 

 

 

 

농민들이 쌀, 오이, 호박 등을 납품하고 개당 가격을 적어 놓았군요.

 

 

 

 

 

 

그러면 물건이 필요한 사람은 그 제품을 챙겨가고 가져갔다는 장부에 기록한 다음 돈은 금고에 넣으면 됩니다. 간단하고 기특하죠?

 

 

 

 

 

이런 행위가 이루어지는 곳은 가게 테라스 한 켠에 있는 냉장고에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냉장고에 자신의 집에서 생산한 농산물이나 가공식품을 여기 넣어두고 가격표를 붙여 놓으면, 누구나 오가며 물건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가격을 지불하고 가져가면 되는 거죠. 꼭 중개상인을 거치지 않고 누군가 자리만 만들어 놓으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알아서 직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건 참 기특한 시스템이었습니다.

 

 

 

 

 

 

카페에 들어왔으니 뭔가 마시긴 해야겠죠? 아메리카노를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시원한 오미자 효소차를 마시기로 결정! 가격은 3,500원이네요. 여기서 판매하는 오미자와 오디 효소차는 모두 이동네 농가에서 생산한 거라고 합니다. 이렇게 관광객들에게 판매해서 농가 소득도 올리고 일거리도 창출되고 참 좋은 일 같네요.

 

 

 

 

 

 

어우~ 시원새콤달콤 정말 상큼한 느낌입니다. 오미자차가 이렇게 맛있었나요? 이얏호~ 맛납니다. 목이 말라서 시원하게 두 세 번만에 다 빨아 먹으니 쥔장께서 한 잔 더 리필해주시네요! 감사합니데이~

 

 

 

 

 

 

그리고 맛이나 보라며 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빵을 조금 나눠주셨습니다. 보통 국내의 유명 빵집에 파는 빵들은 대부분 달달한데요, 여기서 파는 빵들은 많이 달지 않고 건강한 맛이었습니다. 특히 제일 위에 올라가 있는 소보루빵은 맛이 일품이더라고요. 집에 돌아올 때 몇 개 더 사가지고 왔답니다.

 

 

 

 

 

 

이곳에서 만드는 방들은 모두 우리밀100%에 유기농 설탕, 유정란, 그리고 버터우유를 사용하고 있다네요. 어쩐지 맛이 남달랐어요!!! 그리고 이런 빵과 쿠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도 할 수 있는데요, 가시기 전에 미리 전화로 예약만 하시면 된답니다. 체험료는 1만원인데요, 1만원어치 보다 훨씬 더 많은 빵을 만들어서 가져갈 수 있습니다.

 

 

 

 

 

 

가격도 정말 저렴하죠? 이 모든 것은 생산지에서 곧바로 가져와서 유통마진이라곤 하나도 없이 만들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 큰 천원짜리 수제빵이 어디 있을까요? 슈퍼에 파는 작은 빵도 천원은 넘을 것 같네요.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농산물과 가공품, 친환경 재료로 건강하게 만든 빵까지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제천여행 중에 허기가 지고 힘들 때, 이곳에서 유기농 효소차 한잔 하면서 건강한 빵과 잼으로 한끼 해결하는 것도 좋겠죠?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건물도 참 탐스럽습니다. 담쟁이넝쿨이 벽을 타고 올라가 있는 것도 재미있고, 그 사이 사이에 꽃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도 참 아름답네요.

 

 

 

 

 

 

요즘 빠르고 편리한 것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특히 제천여행의 경우가 더 그런 곳인데요, 청풍호(충주호) 주변으로 나 있는 구불구불한 도로부터가 빨리 달리는 것과는 거리가 먼 곳입니다. 천천히 둘러보고 느껴보고 맛보고 맡아보시길 바랍니다.

 

+ 주소 :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 도전리 444-4
+ 전화 : 070-8901-0482
+ 영업시간 : 오전9시~오후5시(토,일,공휴일은 쉽니다.)
+ 빵만들기 체험료 : 1만원 (예약필수)

 

 

11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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