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스페인 좀비영화 '알이씨(REC)'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작년 여름 좀비영화에 푹~ 빠져서 포스팅을 한 참했었는데, 올해 들어선 처음 글을 쓰는 것 같네요. 오늘은 조금 독특한 설정과 구성의 좀비영화를 한 편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로 스페인에서 2007년도에 개봉한 <알이씨, REC>입니다. 현재 REC 시리즈는 3편까지 나왔고, 4편이 올해 개봉하기로 되어 있는데요, 1편의 흥행을 뒤로하고 2편부터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더니만 3편은 거의 망했죠. 올해 4편에 새로운 감독이 투입되어 조금 기대되긴 하지만, 어쨋든 현재로선 형만한 아우없이 1편이 가장 흥미롭다 하겠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들어가 볼까요?

 

 

 

 

 

 

런닝타임 78분으로 비교적 짧은 이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시민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TV 리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당신이 잠든 사이'를 제작하는 리포터 안젤라(마누엘라 벨라스코 분)와 카메라맨 파블로(파블로 로쏘 분)는 소방서에서 밤에 일어나는 일들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아파트에서 비명소리가 들린다며 들어온 주민신고에 소방관들과 제작진은 함께 현장으로 출동하게 됩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온몸에 피를 묻히고 있는 노파가 속옷 차림으로 눈이 풀린 채 서 있습니다. 카메라가 노파를 주시하는 순간, 순식간에 노파는 경찰관과 소방관을 차례로 물어 뜯고 4층짜리 아파트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아파트는 정부에 의해 봉쇄되어 '당신이 잠든 사이' 제작진과 소방관, 경찰, 그리고 주민들은 밖으로 탈출할 수 없이 고립됩니다. 영문도 모른채 갇혀버린 이들은 밖으로 빠져나가려 애를 쓰지만 노파에게 물린 사람들은 하나씩 좀비로 돌변하고 사람들을 공격해옵니다. 결국 모든 사람들은 좀비로 변해버렸고, 이제 남은 사람은 리포터 안젤라와 카메라맨 파블로만 남았습니다. 밖으로 탈출할 수도 없고 좀비들에게 둘러쌓인 이들은 이곳을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요? 결말은 직접 확인하시고....

 

 

 

 

 

 

영화 <알이씨(REC)>는 관객들에게 최대한 사실적인 공포를 주기 위해 100% 핸드헬드(handheld,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찍는 방식) 방식으로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의 시점은 '당신이 잠든 사이' 제작진의 카메라를 관객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마치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가감없이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게다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다큐멘터리를 가장한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영화 <블레어 위치>나 <클로버필드>처럼 꾸밈없는 공포를 주고 있고요, <파라노말 액티비티>처럼 이게 사실인지 허구인지 구분이 잘 안가는 착시현상도 매우 훌륭합니다.

실제상황을 가장했기 때문에 카메라의 움직임은 많이 흔들리지만, 끊김없는 롱테이크의 장면들이 긴장감을 더 고조시킵니다. 게다가 파블로가 들고 있는 카메라를 통해서먼 우리는 영화속 상황들을 알 수 있는데요, 소리의 경우도 일반적인 영화에서 많이 사용하는 후반믹싱이나 배경음악도 거의 없습니다. 오로지 겁에 질린 배우들의 비명과 쿵쾅거리는 마루바닥 소리, 그리고 파블로와 안젤라의 거침 숨소림만 들려오니 공포감은 더욱 증폭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감독은 리얼리즘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영화에 등장하는 소방관도 대부분 실제 소방관들을 썼고요, 리포터 역할을 맡은 '마누엘라 벨라스코'는 실제로 스페인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분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파블로 또한 실제 카메라맨이고요, 영화 시나리오 또한 촬영 당일까지 배우들 조차도 몰랐다고 하네요.

 

아무튼 다른 좀비영화들과는 신체의 일부가 잘린다거나 좀비들이 사람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거나 하는 그런 장면없어, 더럽지도 많은 피가 튀기지도 않지만, 굉장히 신선한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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