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감있는 로맨틱코미디 영화 '연애의 온도'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가끔 정말 아무 기대없이 보았다가, 보석을 만나는 기분이 드는 영화가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영화 <연애의 온도>가 바로 그런 영화인데요, 대종상 심사한다고 시사실에서 주말도 쉬지않고 7시간동안 영화를 본 터라 피곤에 쩔어 졸지 않으려고 긴장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잠이 번뜩 깨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주연으로 나오는 남여배우 두명 모두는 대사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제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배우였는데요, 왠걸 이번 영화에서 특히 김민희씨는 <모비딕>에서 보여주었던 어눌한 발음은 완전히 사라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된 상태였습니다. 영화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나봅니다. 어떤 영화인지 내려가 보겠습니다.

 

 

 

 

 

 

▼ 예고편

 

 

 

 

 

 

이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남여가 사랑하고 헤어지는 일상' 입니다. 그런데 사랑하고 있는 상태는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요? 헤어진 상태는 또 어떻고요? 이 두 상태를 구분하는 것은 애정일까요, 아니면 미움일까요? 영화에서는 늘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있고, 미워져서 헤어진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지만, 영화 밖의 실제 생활에서는 그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고 미운 경우도 흔히 존재하며, 이별 한 후에 그 전 보다 더 많이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성장하게 되는 것이죠. 이 영화는 이런 사랑과 이별, 그리고 남여의 성장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화 <연애의 온도>는 흔한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이야기구조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보통의 경우는 기승전결 구조가 똑뿌러지죠. 예를들어 남여가 우연찮게 만나게되고 둘은 처음에 티격태격 미워하다 어느순간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불같은 사랑을 하다가 어떤 사건을 통해 둘은 이별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월이 조금 흐르고 둘은 새로운 사랑을 하려하지만 서로를 잊지 못하고 다시 재결합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불같이 끓어오르는 둘의 사랑에 촛점을 맞추지 않고, 사랑이라는 것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익숙해지고 일상이 되어버릴 때, 이게 사랑인지, 사랑이 식어버린 것인지, 나에게 사랑이 남아있기는 한건지....이러한 남여의 이별하는 원인과 식어버린 사랑으로 인해 아파하는 과정에 더 집중합니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는 보기엔 유쾌하지만 실상 우리네 사랑과는 너무나 달라서 공감이 가는 경우는 드물다 하겠습니다. 현실에서는 사랑이라는 것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 빠져버리기도 하지만, 이별 역시 의도하지 않더라도 아무리 애써 노력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때가 많습니다. 노덕 감독은 시나리오를 준비할 때, 관객들에게 공감을 주려고 의도하진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사실 이렇게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또다시 헤어지는 일상이 반복되는 우리네 사랑을 현실적으로 담아내서 참신성과 공감까지 모두 갖춘 영화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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