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가 다르게 느끼는 공포의 크기. 영화 '블라인드'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남자와 여자가 느끼는 공포의 크기가 완전히 다른 공포의 종류가 있습니다. 바로 '성폭력'을 다룬 영화 인데요, 오늘 이야기할 영화가 바로 이런 종류의 스릴러 영화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개봉당시 남자와 여자의 영화에 대한 평가도 1점부터 10점까지 아주 다양하게 분포했던 영화였죠. 이 영화로 인해 김하늘씨는 48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영화랍니다. 당시 시상식때 무대 바로 아래서 사진찍으면서 김하늘씨를 봤었는데요, 실제로 보면 으아...정말 정말 여신입니다. 아무튼 어떤 영화인지 들어가볼까요?

 

 

 

 

 

 

↗ 예고편 디비기

 

 

 

 

 

 

↗ 간단한 줄거리

 

어느날 여대생 실종사건과 뺑소니 교통사고가 일어납니다. 경찰은 이 두사건의 피해자가 동일인물임을 밝히고 목격자를 찾아 나섭니다. 그런데 목격자라고 나타난 사람은 바로 시작장애인인 '수아(김하늘)'입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사람이 '목격자'로 나타나자 경찰은 당황스럽습니다. 경찰은 할 수 없이 그녀가 맡은 냄새와 그녀가 들었던 소리로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두번째 목격자 '기섭(유승호)'가 나타나는데, 그의 진술은 수아가 했던 진술과는 상반되는 진술을 합니다. 시작장애인 수아의 진술과 그날 현장을 눈으로 목격했던 기섭의 진술 어느 것이 정확할까요? 영화는 결국 수사망을 좁혀 한명의 용의자를 지목하게 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수아(김하늘)'는 시각장애인으로 사건 현장을 눈을 제외한 다른 감각기관으로 느꼈고 피해 당사자이지만 경찰은 볼 수 없는 목격자라는 이유로 수아의 말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이러한 억울한 구도는 관객의 흥미를 자아내기 위한 전형적인 방법입니다. 진실을 알고 있는 시각장애인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시각장애인이 옳은 진실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관객들에게 인식되고 그 시각장애인을 마음 속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을 누구도 믿어 주지 않는 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진진하게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관객은 진실이 꼭 밝혀지기만을 바라기 때문이죠. 스페인 영화 <줄리아의 눈>처럼 본인이 자신을 해치려는 범인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블라인드>에서도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을 더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약자인 시각장애인이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라는 점만을 강조하면 영화는 곧바로 밋밋해져 버리겠죠.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시각장애인 편을 들지 않습니다. 수아가 청각과 후각 그리고 촉각으로 거의 정확하게 알고 있는 내용에는 직접 눈으로 보지않았다는 결정적인 오류가 있었고 이를 정상인인 '기섭(유승호)'이 보완해주게 됩니다.

 

 

 

 

 

 

 

 

사실 이런 성폭력과 관련된 맹인 스릴러에서 관객에게 다가 오는 공포의 크기는 남자와 여자에게 완전히 서로 다른 무게로 다가옵니다. 남자들은 태어나서 한 번도 성폭력에 대한 스트레스나 그런 위협, 불안감 등을 격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공포의 실체를 정확히 몰라 그렇습니다. 어두운 뒷골목에 있는 껄렁한 남자애들이 왜 무서운지 그 공포의 실체를 상상으로만 짐작할 뿐 정확한 공포의 모습은 알지 못하는 겁니다. 물론, 그것을 전혀 공감하지 못 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실제적으로 느껴지는 공포의 크기만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의 각각 영화를 본 후, 나오는 반응도 완전히 달랐던 영화였죠. 영화 <도가니>가 성폭력을 매개로한 약자에게 향하는 사회구조적인 병폐가 주된 이야기였기 때문에 남여 성별에 상관없이 보편적인 공감을 할 수 있었다면, <블라인드>는 시각장애인 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포를 가미한 어둠과 성폭력 자체의 공포를 주 메카니즘으로 다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부부도 와이프는 매우 스릴넘쳤다고 평가하고, 전 스릴은 크게 없었다라고 상반되는 평가를 내리는 영화랍니다.

 

이미지 맵

언젠간날고말거야

언젠간날고말거야™의 여행블로그. 국내여행기, 해외여행기, 영화리뷰 등을 다룹니다.

    ✔ '영화/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