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아유타야에서 보낸 소박한 결혼기념일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저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은 6월 18일입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기념일을 챙긴적이 별로 없었어요.

둘다 기념일을 꼬박꼬박 챙기는 편도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그때마다 이사를 갔거나 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특히 6월은 비행기 값이 싸기도하고 동남아의 경우, 본격적으로 우기가 시작되는 시기라 호텔비가 훅~ 떨어져서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기거든요.

매년 '아~ 맞다... 우리 결혼기념일이지?' 이렇게 스쳐 지나가곤 했었는데

2019년에는 무려!!! 하루 전날부터 기념일인게 생각이 나서 좀 챙겨봤습니다.

남부 끄라비에서 중부 아유타야까지 무려 8시간을 이동한 날 ... 지치지도 않고 말이죠.

별것없었고요.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서로의 공로를 축하해주며 커플 사진을 더 찍은것 정도~

평생 잊지못한 그날입니다.

 

 

 

 

태국 아유타야에서 보낸 소박한 결혼기념일

 

 

 

앞글에서도 소개했듯이  아침 8시에 끄라비에서 출발해서 버스타고~ 비행기, 기차, 그랩택시까지 타서 오후 2시에 아유타야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유타야에서는  '타마린드 게스트하우스'에 숙박을 했는데요.

아고다 ~ 트립어드바이스에서 평점 1위의 인기 숙소입니다.

이곳은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태국식 목조구옥을 개조해서 숙박업소로 활용하고 있는 곳인데요.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걸어서 미로처럼 방을 찾아가야 합니다.

엘레베이터도 벨보이도 없는 불편함은 있지만 태국의 갬성을 듬뿍 담은 구옥의 멋스러움이 있습니다.

 

 

 

장장~ 8시간을 이동했으니 둘다 몸땡이가 돌땡이마냥 피곤할...만 했지만

침대에 널부러져 있을수만은 없었습니다.

결혼 14주년이었거든요.

아침부터 이동만 하느라 제대로 먹지 못했으니 좋은데 가서 밥 먹고 차도 마시자며 둘다 신나 있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맛집 'Coffee Old City' 입니다

트립어드바이저 1위 맛집이기도하고 호텔이랑 가까워서 찾아가는 수고도 없는 곳이었지요.

 

 

 

알뜰여행자에게 이정도 분위기면 '고급식당'입니다.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이 아닌 견고한 나무 테이블이 있었고

은혜로운 에어컨이 있는 곳이었어요.

경험상 트립어드바이저의 상위권 식당은 음식 맛보다는 서비스가 좋은 것 같아요.

종업원이 유창한 영어로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고 챙겨주고 뭐 이런 것이 점수를 많이 따더라고요.

우리는 그게 좀 성가셔서 말 안시켜주고 음식만 맛있었으면 좋겠구만~

 

 

 

장기 여행을 하다보며 돈을 아껴야하니.. 식사할때는 다른 음료는 안시키고 딱~ 물만 주문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니 먹고 싶은것 좀 먹어보자고.

둘다 좋아하는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식당이라 커피 맛은 기대 안했는데 느므~ 맛있었어요.

크레마가 바글 바글하고 향이 좋은 것이 원두도 신선했고 고소하니 눈이 번쩍 뜨이는 맛!

 

 

 

땀을 한 바가지 흘릴정도로 더워도 커피는 뜨거워야지~.

제가 주문한 '카페라떼'도 완전 맛있더라고요.

원두 맛도 좋았지만 촘촘한 밀크 스티밍이 예술~

 

 

 

맛있는 커피 맛에 기분 좋아진 우리.

여보 오랜만에 챙겨보는 결혼기념일이었지?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요.

정말 저랑 결혼해준것 맞거든요.

일본에 있었던 그에게 어느 봄날 전화를 걸어 통보했었죠.

 

'자기야 올해 나 결혼해야겠어' 

'하하하하하.. 그러자'

 

일 때문에 일본에 계속 있어야하는 그를 굳이  귀국시켜 결혼식을 했었어요. ㅋㅋㅋㅋ

2005년 6월 18일에요.

행복하고 편안했던 그와의 결혼생활이었습니다.

 

 

 

 

 

태국음식이 질려서 양식파스타를 선택했는데.... 태국볶음국수같죠?

이름은 '스파게티 페낭커리'였는데

말레이시아 페낭을 여행했을때 음식이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주문했는데... 먹고 보니 태국음식 '파냉'인듯 싶더라고요.

커피가 맛있었고 그가 곁에 있었으니 음식 맛이 좀 떨어져도 행복했습니다.

 

 

 

그가 주문한 크로와상 샌드위치입니다.

근사한 식사를 기대했는데 샌드위치라 좀 거시기한가요?

그때는 둘다 더위를 먹어서 입맛이 별로 없을때였어요. 

그냥 저냥 먹을만 했습니다.

이 식당은 에어컨이 있고 깔끔하고 영어가 유창한 커피맛집인걸로!!!

 

 

 

식사를 하러 가기전에 게스트하우스 직원에게 부탁한 '오토바이'가 도착을 했어요.

석양이 아름다운 곳을 둘러보러 ..오늘도 달립니다.

 

 

 

한적한 아유타야 도로를 30여분 달려서 도착한 유적지 '왓차이왓타나람'입니다.

아유타야에 있는 유적지 중 가장 손실이 적어 '크레르양식'의 건축물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고요.

일몰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여봉~ 여기 진짜 멋있다. 내가 사진찍어줄께 거기 서봐봐'

'이렇게 아래에서 찍어야 다리 길게 나온다구'

 

낑낑대며 땅바닥에 엎드려 찍은 보람이 있네요.

비율 좋은~ 나의 ..내 고운님 입니다.

 

 

 

저희는 아유타야 구석 구석 돌아다니려고 오토바이를 타고 왔지만

저 강을 따라 강변의 사원을 둘러보는 '보트투어'를 많이 이용합니다.

 

 

 

 

아유타야에는 이런 크메르양식의 역사유적지가 참 많은데요.

아쉽게도 대부분 손실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이곳이 규모가 가장 커서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지요.

기억하세요 'Wat Chai Watthanaram 왓차이왓타나람)

볼것도 많고 사진도 잘 나오는 곳입니다.

 

 

 

저희 부부는 호텔에서 뒹굴 뒹굴대는 '휴양형'이 아니라 구경하는 것 좋아하는 '관광형'이라

아유타야가 참 좋더라고요.

사람도 없이 조용한 동네라서 둘이 여유롭게 보기도 좋고요.

그는 멋있는 구경거리가 많다고 신나서 사진을 찍었어요.

저렇게 공들여 찍은 사진을 저만 볼 수 없지요.

그래서 글을 계속 써봅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저녁거기를 사러 야시장도 들러봅니다.

관광지지만 방콕과 가까워서 당일치기로도 충분해서 밤에는 현지인만 가득한 아유타야입니다.

그래서 야시장은 그 흔한 기념품 파는 곳없이 오로지 먹을것만 있었는데요.

다양한 현지식 위주로만 있어서 음식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알록달록한 색감이 상큼한 과일쥬스겠구나~~~싶어 냉큼 하나 사먹었어요.

 

 

 

잘생긴 시골총각들이 추천해준 맛으로 골라 먹었더니..

상당히~ 오로지~ 건강만 생각한 한약맛.

에이 퉤퉤~

 

 

 

역시 태국은 '망고스무디'지

상큼 달달한 망고로  쓰디쓴 입맛을 복구해봅니다.

 

 

 

각자 땡기는 음식 몇가지를 사와서 저녁은 게스트하우스 발코니에서 먹었습니다.

반짝이는 아유타야의 별을 보며~

봉다리 밀크티를 서로 짠~ 건배하며 결혼기념일을 축하했어요.

우리의 결혼기념일은 그렇게 소박하게 끝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기념일 중 가장 특별했습니다.

 

 

 

다음날부터 붕붕이를 타고 본격적으로 달려봅니다.

한적하면서 고즈적하고 푸른 아유타야.

다음주에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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