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후 무지개 같이 반가운 텐동 맛집 '니지텐(虹天)' | 통영여행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통영의 미륵산이 있는 남쪽 섬에는 약간은 낙후된 봉평동이 있습니다. 봉평동은 동피랑, 서피랑처럼 도시재생을 위해 벽화를 그리는 대신, 책방과 미술관이 들어와 다시 사람들이 조금씩 찾는 지역인데요. 미술관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는 튀김덮밥인 '텐동(天丼)' 맛집 니지텐(虹天)이 있어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작은 식당인데, 통영의 풍부한 해산물을 이용한 튀김을 올린 덮밥으로 굉장히 유명합니다. 생긴진 얼마 안되었어요. 무지개 핀 하늘 '虹天(홍천)'이란 이름처럼 얼마나 다양한 맛이 날까 궁금하네요.


정말 운 좋은 날은 이렇게 한가한 가게 앞을 볼 수도 있지만...






보통은 이렇게 번호표를 부여받고 한시간 정도는 대기해야 해요. 식사시간이 조금 지나서 가면 그나마 오래 기다리지 않습니다.


영업시간은 화~토 오전 11:30~14:30, 그리고 브레이크타임을 거쳐 오후 17:00~20:30까지 영업합니다. 일요일은 11:30 ~ 재료소진시까지 문을 연다고 하네요.






4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대기표를 받고 근처 책방과 미술관 구경을 가려고 하는데, 아니글쎄 이동네 미술관과 책방은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일이에요. 월요일 휴무하는 곳이 많아 일부러 화요일에 통영을 찾았건만... 어흑...





그냥 책방 옆에 핀 하얀 동백꽃을 구경하며 위안을 삼고 미술관으로 갑니다.






으흐흐 역시나 전혁림 미술관도 월~화요일은 쉬는 날이에요. 이 동네 여행 오려면 수요일~일요일에 와야겠어요!






그렇게 40분간 근처 꽃들 구경하며 니지텐에 입성! 손님 자리는 주방을 ㄱ자로 두른 자리밖에 없어요. 대략 8명 정도만 입장 가능하더라고요.





메뉴판을 볼까요. 큰 밥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요리를 얹어서 먹는 음식을 돈부리(丼)라 그러죠. 돈부리에 튀김 '덴푸라((天ぷら)'를 올리면 덴푸라돈부리 (天ぷら丼)라 부릅니다. 그걸 줄인 말이 텐동(天丼)이에요. 이것저것 메뉴가 많아 보이지만 주 메뉴는 재료와 크기에 따른 텐동 4종류 밖에 없어요. 저는 니지텐동과 에비텐동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각 9천 원, 1만 원이네요. 사이드 메뉴는 원한다면 추가 주문해보세요. 근데 텐동이 양이 많아 필요 없을 거예요.






자리에 앉으면 손님 식탁을 향한 솥에서 보란듯이 샤르르 튀기기를 시작합니다.






이건 에비텐동. 에비(えび)가 일본어로 새우란 뜻이닌 새우가 많이 든 텐동입니다. 새우 네 마리, 연근, 가지, 꽈리고추, 김 튀김이 있고, 밥 위에 온천계란튀김이 올라가 있어요. 튀김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바삭거리고 새우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하나 버릴 것 없이 다 맛있어요.






이건 니지텐동, 니지(虹)가 무지개를 뜻하니 여러 가지가 다 들어 있는 텐동이란 말 같네요. 여기엔 새우 두 마리, 생선살, 갑오징어, 연근, 가지, 꽈리고추, 김, 그리고 밥 위에 온천계란튀김이 올라가 있습니다. 김 튀김은 오래 두면 눅눅해지니까 제일 먼저 김 튀김을 공략하세요.






앞접시에 튀김을 내려 놓고 짭쪼름한 소스가 올라간 밥을 쓱쓱 비벼 먹으며 튀김을 곁들이면 됩니다. 니지텐의 텐동은 튀김이 굉장히 맛있어요. 일본 현지의 튀김은 약간 담백하고 깨끗한 맛이라면, 이곳은 조금 더 기름지고 고소하고, 별도의 간장이 필요없는 간간하게 간도 한국인에게 딱 맞아요. 옆에 혼자 여행 온 여성은 맛있다며 발을 동동 구르며 먹네요. ㅎㅎㅎ






그리고 밥 아래에 깔린 소스도 짭조름하면서 적당히 달콤한 게 정말 맛있습니다. 반숙 계란의 노른자를 터뜨려 간장 소스에 쓱쓱 비벼 먹으면 행복해질 겁니다. 새우튀김 좋아하면 에비텐동이 좋은데 새우가 많아 약간 느끼할 지도 몰라요.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튀김을 먹어볼 수 있는 니지텐동을 추천하고요. 아나고(붕장어) 튀김 좋아하면 스페셜로 가세요.


통영의 텐동맛집 니지텐, 개인적으로 정말 맛있는 집이었어요. 통영 여행에서 꼭 한번 들러 맛보고 가세요. (제 돈 내고 먹었어요.)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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