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간 교토의 부엌이라 불리는 '니시키 시장'-일본 교토 여행 #7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교토의 니시키 시장(錦市場). 일본의 수도가 교토였을 때부터 왕실의 식자재를 공급하던, 한때는 '고급스런' 시장이었는데, 우리나라 TV에도 종종 소개되었습니다. 이곳이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신선한 식자재를 공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차디찬 지하수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시장의 위치가 바다와 조금 떨어진 내륙에 있지만 1615년부터 어시장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다양한 채소와 먹거리가 있는 재래시장이 되었습니다. 니시키 시장은 (먹거리가 많아 좋지만) 교토의 오래된 국보급 사찰과 비교해도 역사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는 곳이에요!!!


니시키 시장은 독립된 한 골목인데, 주변에 테라마치 상점가와 붙어 있어 여러모로 구경하며 쇼핑하기 좋은 곳입니다.






자세한 위치는 위 구글지도를 확인하세요. 니시키 텐만구 신사부터 시장이 시작됩니다.






니시키 텐만구 신사는 요래 생겼어요. 돌로 만든 도리이(鳥居)를 기준으로 저쪽은 신사, 제 등 뒤로는 니시키 시장이 다카쿠라도리까지 390미터 가량 직선으로 뻗어 있습니다. 참고로 니시키 텐만구 신사는 테라마치 거리의 주민들에게 학문과 사업 번창을 도와주는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찰처럼 소원을 비는 등을 많이도 달아 놨네요. 개인 이름도 있고, 가게 이름도 있고...






테라마치 상점가는 조금 현대화 되어 있습니다. 악세서리, 옷, 일용품, 약 등을 팔고 있고, 깔끔하게 정돈된 식당도 많아 젊은 사람들 쇼핑에는 여기가 딱 좋습니다.






예쁜 꽃집도 있고...






저렴하게 파는 기모노나 유카타 상점도 있어요. 일상에서 조금 편안하게 입기에는 기모노나 후리소데보다는 유카타(위 사진)가 좋아요. 원래는 귀족들이 목욕 가운으로 이용했는데, 일반에게 유행해서 지금은 평상복으로 입고 다닌다고 하네요.






니시키 시장은 폭이 굉장히 좁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조금만 모여도 북적이는 느낌이 나는데, 390미터 골목 끝까지 대략 130개 정도의 상점이 있습니다. 신선한 계절 식재료, 채소 절임, 과일, 해산물, 군것질거리 등 먹거리는 우주최강이라 할 수 있어요.






사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소량포장으로도 판매해서 시장 구석에 앉아 먹고 갈 수도 있어요! 멍게, 새우, 참치, 아우~ 다 먹어보고 싶고나~





니시키 시장에서 또 빼먹으면 안되는 건 교토의 전통 채소인 교야사이(京野菜)가 있습니다. 한자 그대로 교토의 채소란 뜻이에요. 우리에겐 쓰케모노(つけもの)라고 알려져 있죠. 무, 당근, 가지, 우엉, 죽순 등을 소금, 술지게미, 간장, 된장, 쌀겨 등에 절인 음식인데, 한국의 장아찌와 비슷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단무지도 이렇게 만듭니다.


여기는 가장 오래되고 한결같은 맛을 유지한다는 다카쿠라 쓰케모노입니다. 이곳은 특히 쌀겨절임으로 만든 쓰케모노 종류가 많은데, 봄에는 유채, 여름에는 가지, 가을에는 오이, 겨울에는 무가 맛있습니다.






먹어 보고 살 수 있으니 속을 일도 없어요. ㅎㅎㅎ






사면이 바다다 보니 일본엔 해산물이 참 많네요. 말린 건 안주로 딱이겠는데요... ㅎㅎㅎ






잊지 말라고 기념품 가게도 깨알같이 있어요. 조금 독특한 건 한국엔 온통 중국산 기념품이 넘치는데, 일본엔 또 그렇지 않더라고요. 어지간하면 일본에서 만든 기념품이 많아요.






완전 귀여운 동전지갑. 인건비가 비싸다 보니 손으로 만든건 조금 비쌉니다. 직계존비속에게만 싸움 안나게 인원 수에 딱 맞춰 골라가세요. ㅎㅎㅎ






새우도 한 꼬챙이 집어 들고...






이리저리 먹거리 구경하러 다닙니다. 군것질거리 파는 곳이 종종 있어서 먹으면서 구경하기 참 좋아요. 한국에선 못보던 식재료가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있네요.






그리고 니시키 시장에서 빼먹으면 안되는 어묵! 그런데 여기 말고요...






50년 된 가마보코(어묵가게) 마루쓰네를 추천합니다. 여긴 아직도 돌절구로 생선을 갈아 어묵을 만드는데요. 맛이 아주 기가 막힙니다. 부산 영도의 삼진어묵같이 고급지고 맛이 꽉 찼습니다. 그중에서도...






요즘 트랜드는 감자와 버터, 양파와 베이컨을 배합해 만든 어니언&베이컨 어묵이 단연 인기!!! 가격은 290엔.






남자 손으로 잡아도 크기가 요만하니 작은 크기가 아니에요. 속에 양파와 감자가 들어 있고 같으론 베이컨을 싸서 튀겼습니다. 버터 향도 솔솔 올라오는 게 이거 진~~~짜 맛있어요. 다이어트는 늘 그렇듯 내일부터 하세요.






스누피 빵도 완전 내스타일!! 여긴 스누피 차야(茶屋)라는 카페인데, 1층엔 스누피 캐릭터, 디저트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고, 2층에선 차와 식사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소개한 곳 외에도 니시키 시장엔 정말 많은 상점이 있어요. 계란말이 가게 미키계란, 1882년에 문을 연 청과물 가게 교야사이 가네마츠, 450년 된 장인의 칼 가게 아리츠쿠, 1790년에 문을 연 유바 가게 유바키치, 두부가게 니시키 소야, 아나고(붕장어) 도시락으로 유명한 마루야타, 60년 동안 이구역 우동 1인자라 불리는 야키나베우동 후미야 등등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꼭 구경하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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