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 | 부산여행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부산은 언제부터인가 해운대해수욕장이 대표 해수욕장으로 되었죠. 그건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이 있고, 주변에 상권이 발달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생긴 공설 해수욕장은 바로 송도해수욕장입니다. 1913년에 개장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송도는 바닷물이 오염되어 있었고, 숙박시설이 얼마 없고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많이 없어 외면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교통도 편리해지고 호텔 등도 많이 생겨 다시 뜨는 해수욕장이 돼가고 있습니다.


제가 송도 해수욕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해운대처럼 발 디딜 틈 없이 사람과 파라솔로 가득 차 있지 않다는 거에요. 물론 8월 초, 극성수기에는 사람들이 제법 북적이겠지만…… 아무튼 백사장 길이는 800미터고 너비가 50미터인 비교적 작은 해변이지만, 부산 남포동과 자갈치 등 중심가에서 고작 3km 정도 떨어져 있어 접근하기도 수월합니다.







최근에는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시설물을 설치하고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1970-80년대만 해도 이곳에서 수영하며 여름 휴가지로 각광을 받았는데, 어느 순간 숙박과 편의시설 문제로 타지 관광객들은 해운대와 광안리로 다 몰려가더라고요.








찰랑찰랑 파도가 우리를 부르는 것 같지 않나요? 시원하고 좋네요. 바다의 수심은 1~1.5미터 정도로 조금 깊이 들어가도 사람의 키를 넘지 않을 정도로 얕은 편이라 아이들과 놀기에도 적당합니다.








성수기지만 한적한 해변이 참 마음에 드는 곳이네요. 아마 송도해수욕장의 황금기는 60~70년대가 아닐까 싶어요. 그 당시에는 저 멀리 스카이워크 다리가 있는 거북섬에서 400미터 정도 길게 이어진 해변 케이블카가 유명했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부산시에서는 다시 해변 케이블카 복원을 구상하고 있다는데, 해변의 경관을 해치지 않고 관광객들이 좋아할만한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해변 왼쪽 끝에는 지난 6월 1일에 완공된 해상 ‘스카이워크’가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송도 구름산책로’인데 바다 위로 난 다리 아래의 바다를 훤히 내려다 보며 아찔하게 산책할 수 있는 재미난 곳입니다.







다리의 길이는 총 365미터인데 다리 끝에 도착하면 365일 내내 장수, 건강,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행운의 자리’를 만나게 됩니다. 구름산책로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입니다.








타이타닉 뱃머리 모양을 한 쉼터를 지나 다리 위로 올라오면 송도해수욕장 전체가 한눈에 모두 들어옵니다. 보통 배를 타고 나가지 않는 이상 해변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바다 위로 다리를 만들어 참 멋진 경험을 하게 되네요.







스카이워크 다리 위는 바닥 가운데가 뚫려 있어 출렁거리는 파도를 보며 산책할 수 있어요. 가운데로 걸으면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지만 튼튼한 재질이라 여럿이 올라가도 파손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가운데로 걸어가면 모세의 기적처럼 사람들이 좌우로만 걷는 신비한(?)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







그런데 바다 한 가운데 새로 생긴 다이빙 시설이 있어요! 원래 1980년대 저 자리에 3단 다이빙대가 있었거든요. 87년 태풍으로 사라졌었는데 최근 다시 복원했군요. 얼마전 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송일국씨가 삼둥이를 데리고 와서 저곳에서 다이빙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왔었죠. 그런데 저곳은 수심이 제법 깊어서 수영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걱정 마세요. 해변에서 저곳까지 이어진 부표를 띄워 놔서 끈을 잡고 갈 수 있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섬은 ‘거북섬’이란 곳이에요. 예전엔 저 작은 바위 섬에 건물도 몇 채 있었고 건물엔 횟집이 들어있었죠. 그땐 섬으로 가려면 입장료를 내고 구름다리(출렁다리)를 건너서 갔었는데 이젠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다리로 연결되어 있네요. 스카이워크를 따라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거북섬에서 해변으로 내려와 보니 송도해수욕장 물이 정말 깨끗해 졌네요. 오래 전에 관광객들에게 외면을 받은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물이 깨끗하지 않다는 것도 있었는데, 이젠 많은 노력 끝에 물이 정말 깨끗해 진걸 느낄 수 있습니다.








통과하면 오래 산다고 지어진 ‘장수굴’을 지나 거북섬으로 올라갑니다. 원래 ‘송도’란 지명은 이 거북섬을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공식적인 이름의 유래는 바위에 옛날에는 소나무가 많이 자랐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일본에는 일본삼경(日本三景)의 하나로 ‘마쓰시마’가 있어요. 이게 한자로 ‘송도(松島)’입니다. 일본인들이 1913년 부산의 해수욕장을 개발하면서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송도’란 이름으로 해수욕장을 홍보를 하지 않았나 싶네요. 부산 이외에도 인천, 원산에도 같은 이름의 지명이 있죠? 모두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대규모로 거주하던 개항장이었던 도시죠.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보는 송도 앞바다 참 시원하고 탁 트인 시야가 멋지네요. 여름 날 가족들과 놀러 와서 이것저것 둘러보기 참 좋은 곳입니다. 바다 너머 보이는 육지는 ‘영도’라는 섬인데 태종대와 요즘 뜨고 있는 흰여울길이 있는 볼거리가 많은 아름다운 섬입니다.







스카이워크 바닥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닥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걸로 되어 있군요. 여긴 유리로 되어 있어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모습도 보이네요. 떨어지면 비명횡사 할 것 같아 조금 무섭습니다. ^^*







송도 구름산책로 365미터 끝에는 행운의 자리가 바닥에 박혀 있어요. 저기 올라서면 그걸 가져다 준단 의미일까요? 젊은 세 친구들은 ‘행운’이 좋은가 보네요. 그래 그럴 나이지. 전 ‘장수’에 두 발을 올렸습니다. ^^*








송도는 광안리나 해운대해수욕장 같은 유명한 곳과는 조금 다르게 한적하고 아기자기한 멋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처음 생긴 해수욕장이고 최근까지 내려온 역사를 보면 그 흥망성쇠가 참 흥미롭네요. 부산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게 되는 자갈치와 남포동에서 시내버스 30번, 26번, 71번을 타면 15분 정도면 이곳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 성도 좋습니다.







그리고 부산에는 시티투어버스도 있어요. 2층이 오픈된 빨간 버스 보이시죠? 저 버스는 부산역에서부터 부산 곳곳의 여행지를 돌아다니는 셔틀버스인데 부산역, 남포동, 송도해수욕장, 영도대교, 흰여울문화마을, 태종대, 국립해양박물관, 오륙도 등 부산의 중요한 여행지를 다 돌아다녀요. 요금은 성인 15,000원으로 조금 비싼 편이지만, 편안하게 이동 걱정 안하고 여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뚜껑 열린 2층 버스 언제 타보겠습니까? 부산에서 꼭 타보세요~ ^^*


1박2일 부산여행코스 4편 계속...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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