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 군수도 반했다는 갈비탕 '안의원조갈비집' | 함양맛집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함양의 안의면은 면단위 작은 지역이지만 조선시대에는 거창의 일부까지 포함하는 큰 도시였습니다. 게다가 서쪽으로는 전북 장수, 남원, 동쪽으로는 합천, 산청, 진주로 통하는 영남 서북부의 경계로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어 1970년대까지 안의는 전국의 상인이 모이는 큰 오일장이 서곤 했었죠. 이 오일장 안에는 도축장을 갖춘 우시장도 있었는데요. 소고기에 대한 공급이 수월했고 항상 많은 사람들이 붐볐던 함양 안의는 소고기 요리가 예부터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소득수준이 높아져 갈비찜을 즐겨먹을 수 있어 전국적으로 ‘안의갈비찜’이 더 유명해졌지만 예로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음식은 값이 싸고 푸짐한 ‘갈비탕’이었어요. 옛 장돌뱅이의 허기진 배를 채운 갈비탕 한 그릇 먹으러 안의로 향했습니다.

 

 

안의면 광풍로에 가면 대략 여덟 곳의 갈비탕과 찜을 파는 음식점이 즐비해 있는습니다. 함양군에서는 올해부터 이 거리를 갈비탕의 거리로 특화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수 많은 갈비탕 집 중에 진짜 원조라고 알려진 곳은 ‘안의원조갈비집’입니다.

 

 

 

 

 

 

안의원조갈비집은 40여년전에 개업하여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계속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저 안쪽 안채 기와집에서 영업을 했었는데, 지금은 그 앞으로 현대식 사랑채 같은 건물을 하나 더 만들었군요.

 

 

 

 

 

 

음식점은 40여년이라는 세월이 묻어나는 고택으로 깨끗한 한옥과 수령이 높은 나무가 인상적인 마당이 있습니다.

 

 

 

 

 

 

이곳의 주 메뉴는 갈비찜과 갈비탕인데요.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음식은 ‘갈비찜’으로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30여년전에 함양에서 가까운 거창의 군수가 안의 갈비찜 맛에 반해 매일 함양까지 와서 갈비찜을 먹었다고 해요. 이를 보고 거창의 군민들이 군수가 거창의 식당을 이용하지 않은 것에 화가 나서 그를 낙선 시켰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얼마나 갈비찜이 맛있길래 궁금하여 맛을 보러 오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부터 안의의 대표하는 요리는 ‘갈비탕’이었습니다. 갈비찜은 장돌뱅이들과 서민들이 먹기에는 예나 지금이나 비싸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직까지 서민이기 때문에 갈비탕을 주문했습니다.

 

 

 

 

 

 

갈비탕은 오래 끓여야 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미리 끓여 놓아야 하는데요. 그래서 밥상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후딱 차려졌습니다. 갈비탕과 밥 그리고 갈비탕과 어울리는 짭조름한 장아찌, 김치 등의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갈비탕에는 흔히 ‘다대기’라는 고추가루양념이 곁들여지는데요. 이집은 간장을 베이스로한 양념장이 곁들여 나옵니다. 집에서 직접 담근 진한 간장을 사용해서 감칠맛이 풍부한 양념장입니다. 숙성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 처음 맛봤을 땐 이게 젓갈인 줄 알았다는……

 

 

 

 

 

 

그리고 독특한 밑반찬으로 청국장에 갖은 양념을 한 무침이 있는데요. 청국장 특유의 부담스런 냄새없이 매콤, 짭조름하면서 부드럽게 씹히는 아주 맛있는 청국장입니다. 이거 만드는 법은 저도 배우고 싶네요.

 

 

 

 

 

그런데 이곳의 갈비탕은 타지역의 가격에 비해 조금 비싼편이에요. 고기를 수입산이 아닌 100% 한우만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꼭 이집 안의원조갈비 뿐만 아니라 안의면 광풍로에 있는 식당의 갈비탕 가격은 모두 만원 이상이고 한우만을 사용합니다.

 

 

 

 

 

 

갈비탕 속에는 갈비뼈한대와 큼지막한 고깃덩어리가 3~4개 있는데요. 아마도 큰 갈비 한쪽을 먹기 좋게 잘라 준 것이 아닌가 싶네요. 갈비탕을 맛있게 끓이려면 무엇보다 갈비를 많이 넣어야 하는데, 1인분에 갈비 딱 한쪽을 넣어서 생각보다 고기의 양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외산 사용하는 식당보다 몇 천원 정도 더 비싼 가격이라도 그 가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찾은 날, 때이른 봄비가 내려 약간 쌀쌀했는데 뜨끈한 국물부터 한 모금 먹어 봅니다. 우선 핏물을 제대로 잘 빼서 국물 색깔은 투명할 정도로 깨끗하고 그 맛도 담백하고 정말 깔끔합니다. 그리고 혹시 조미료를 넣은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로 국물 맛도 진하고 감칠맛 나더라고요.

 

 

 

 

 

 

그리고 고기는 의외로 부드럽지 않습니다. 어떤 갈비탕 집에 가면 고기가 뼈에서 훌러덩~ 벗겨질정도로 부드러운 경우가 있는데요. 이곳의 고기는 질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씹는 식감이 탱글탱글 살아 있습니다. 이는 호불호가 있을 듯한데 고기의 식감이 부드러워지려면 오래 푹 삶아야 하는데 오래 삶다 보면 고기 고유의 맛이 대부분 국물로 빠져나가기도 하죠. 안의원조갈비는 적당히 씹히는 식감도 있고 씹을수록 소고기 특유 고소한 맛이 배어 나옵니다.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 한공기를 넣고 한우갈비가 푸짐하게 들어간 갈비탕을 다 비우면 정말 배가 부릅니다. 한우는 수입소고기보다 단맛과 감칠맛은 내는 물질의 함량이 월등히 높고 쓴맛과 신맛이 상대적을 적다고 하죠. 강한 양념을 하는 갈비찜이나 구이는 고기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으나 고기 본연의 맛이 그대로 드러나는 갈비탕은 안의에서 한우로 드셔 보셨으면 합니다. 그 담백하면서고 깊고 진한 국물 맛과 씹을수록 육즙의 맛이 좋은 안의갈비탕. 맛있습니다.

 

함양시에서는 2016년부터 안의 강풍로의 갈비탕을 특화하는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니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함양/남원 여행코스 7편 계속...(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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