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가 일어난 경사스러운 터. 전주 '경기전'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전주는 가 볼만한 곳, 먹을 곳 등이 대부분 한옥마을 주변에 모여 있어 참 좋습니다. 오늘 저와 함께 가보실 경기전은 조선왕조 건국 이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태종 10년 1410년에 태조 이성계의 어진(왕의 초상화)을 봉안하며 만들어졌습니다. 태조의 어진은 현재 국보 제317호로 지정되어 있고, 이외에도 전주 이 씨 시조인 이한공의 위패를 봉안한 조경묘,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전주사고, 예종의 탯줄을 묻은 태실 등 유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찾은 날은 어진박물관은 내수 부리 중으로 일부만 관람이 가능했고, 정전과 조경묘 등도 보수를 하는 지 출입에 제한되어 그냥 산책만 하다 나왔네요.

 

밤새 함박눈이 내렸는데 기온이 높지 않으니 아침에 모두 녹아버렸네요. 눈 쌓인 경기전을 기대했는데 아쉽습니다.

 

 

 

 

 

 

정문 앞에 독특하게 생긴 비석이 하나 서 있네요. 이건 '하마비(下馬碑)'라는 비석인데 조선시대 종묘 및 궐문 앞에 종종 세워놓은 걸 보셨을 겁니다. 말 그대로 말에서 내리란(下馬) 뜻을 가지고 있는데, 비석에는 '지차개하마 잡인무득입(至此皆下馬 雜人毋得入)'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말에서 내리고, 아무나 출입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곳엔 조선 태조의 어진을 모시고 있기 때문인데, 다른 곳과는 다르게 사자 두 마리가 비석을 떠받치고 있어요. 아마 경기전의 수호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주 한옥마을 입구에 위치해 있어 전주여행 오신 분들은 한번쯤은 이곳을 다녀 갔을 겁니다. 원래 규모는 이것보다 훨씬 컷는데, 일제강점기 시절 많은 건물을 철거해버리고 일본인 전용 소학교를 세우면서 지금은 절반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남아 있는 건물들의 모습은 홍살문을 지나 외삼문과 내삼문을 연결하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바스락바스락... 대나무 숲은 어디에 있으나 참 잘 어울립니다. 운치있네요.

 

 

 

 

 

 

정전 오른쪽 끝 뜰에는 예종대왕 태실과 비가 있어요. 왕가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그 태를 석실에 보관했었죠. 비석 전면에 '예종대왕태실(睿宗大王胎室)' 이라고 해서로 음각되어 있습니다. 거북이가 비석을 떠받치고 있고 비석 위는 용을 조각한 대리석을 올렸네요.

 

 

 

 

 

 

전주의 12월은 아직 가을 느낌도 나는 것 같네요.

근데 나무 모양이 다리 뒤로 들고 피겨하는 김연아 같지 않아요?

이걸 비엘만포지션이라고 그러던가? 찾으셨나요?

 

 

 

 

 

 

 

조금 더 걸어가면 담장 끝자락엔 전주사고가 있어요. 이곳은 조선왕조실록의 보관하는 장소입니다. 전쟁이나 화재를 대비해 한양, 충주, 성주의 사고와 함께 보관했었어요. 임진왜란 때에 다른 사고의 실록이 모두 소실되었지만 전주사고의 실록은 내장산으로 옮겨 보관함으로써 지켜냈었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은 참 대단했네요.

 

 

 

 

 

전주사고를 나와 담장을 끼고 조금 돌아가면 어진박물관이 있어요.

 

 

 

 

 

 

이곳에는 국보 제317호로 지정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시고 있습니다. 제가 경기전을 온 이유는 어진을 보겠다는 이유 하나였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내부 수리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안타깝네요.

 

 

 

 

 

 

안에 들어가면 위 사진의 이성계 어진 진품을 만날 수 있답니다. 원래 태조의 어진은 서울 고궁박물관에 있었어요. 그런데 故노무현 전대통령께서 마지막 황손 이석님을 만났을 때, 소원이 무언지 여쭤 봤었는데 태조 어진을 전주에서 모실 수 있게 해달라고 해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규모가 그리 큰 곳이 아니라 안을 모두 둘러보는데는 30~40분 정도면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담 너머로 전동성당도 보이네요.

 

 

 

 

 

 

 

예쁜 한복을 빌려 입고 친구와 사진찍는 친구도 있고, 연인끼리 행복한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데이트하기 참 멋진 곳 입니다. 전주에서 가볼 곳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여행 오신다면 꼭 들러보시게 될 거에요. 예쁜 사진 많이 많이 남기고 오세요.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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