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묵은 동양최대 은행나무가 있는 '용문사' | 양평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광광단지 안에는 용문사란 사찰이 하나 있습니다. 신라시대에 지어진 이 천년 고찰 앞,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 앞에는 수령이 1,100년~1,500년 된 은행나무가 하나 있는데, 동양에서는 가장 큽니다. 용문사가 유명해진 이유는 아마도 이 은행나무에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일제에 항거했던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사찰이 두 번이나 전소되어도 이 나무만 끝까지 살아 남아 지금까지 우리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은 은행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모습만을 가지고 있지만, 그 웅장함은 잎이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용문사로 가기 위해서는 용문산관광단지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약 1km 정도를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용문산에도 가을이 깊어지고 있네요.

 

 

 

 

 

 

지나는 길에 양평군 친환경농업박물관이 있어요. 무료관람이니 지나는 길에 한번 들러보세요.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양평군의 역사와 전통 문화, 그리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된 양평의 농업에 대한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구경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농서인 조선시대 ‘농사직설’이나 농림축산에 관한 종합농업기술서인 ‘농가집성’도 원본이 이곳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후, 70~80년대 재미난 농업관련 전시물도 있으니 재미나게 구경할 수 있을 겁니다.

 

+ 친환경농업박물관 관람시간 : 09:30 ~ 17:00 (3월~10월은 18시까지)

+ 휴관일 :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사찰까지 올라가기까지 중간중간에 예쁜 것들이 있어 그냥 올라갈 수가 없네요. 깜찍한 의자에 앉아 사진도 담고, 공원에 재밋거리도 조금 있으니 찬찬히 즐기면서 올라가세요.

 

 

 

 

 

 

이제 조금만 더 걸어 올라가면 천년은행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일주문은 현재 보수공사 중이라 사진에 담을 수가 없어 아쉽네요.

 

 

 

 

 

 

 

 

 

 

 

용문사 계곡은 이끼가 많은 걸로도 유명하죠. 이건 해가 잘 들지 않는 깊은 산속이라 그런 건데, 여름엔 정말 정말 시원한 계곡이에요. 도시에선 볼 수 없는 계곡은 사계절 언제 봐도 반갑네요.

 

 

 

 

 

 

올라가는 길 옆으로는 온통 돌탑을 만들어 놨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여기에 다 담겨 있겠죠? 저도 그 바램에 돌 하나 올려봅니다.

 

 

 

 

 

 

용문사로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포장된 편안한 길이 있고, 등산로 같은 산길이 있죠. 이 출렁다리를 건너 가파른 산길로 올라가도 사찰이 나옵니다만, 별로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내려올 때 이 길로 오면 숨어 있는 보물 두 점도 구경하며 내려올 수 있어요. 조금 있다 알려드릴게요.

 

 

 

 

 

 

사찰이 깊은 산속에 숨어 있지 않아 좋네요. 완만하게 포장된 길을 조금만 걸어 올라오니 사천왕문이 보이네요. 안으로 들어가 볼게요.

 

 

 

 

 

 

사천왕문을 들어서자 마자 왼쪽에 믿을 수 없이 큰 은행나무가 번뜩 눈에 들어옵니다. 언제나 사진으로는 그 크기가 가늠이 잘 안 되는데, 실제로 보면 아파트 15층 정도의 높입니다.

 

 

 

 

 

 

이렇게 보면 조금 크기가 가늠이 될까요? 높이는 42미터인데 동양에선 가장 큰 은행나무에요. 얼마 전까지 노란 은행잎을 한 가득 달고 있었는데 이젠 옷을 모두 벗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 온건가요? 천년은행나무를 심은 사람에 대한 추측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스승 대경대사를 찾아왔다가 심었다는 설과 경순왕의 맏아들인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설움에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길에 심었다는 설도 있고, 신라의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꽂은 것이 자랐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그렇게 따진다면 수령이 1,100년에서 1,500년 가량 되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나무에다 내건 아이의 소원이 귀엽네요. 엄마가 롯데월드를 영 안데리고 갔나봐요. ㅎㅎㅎ

 

 

 

 

 

 

 

 

 

 

 

용문사 대웅전. 대한제국 때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날 즈음, 이곳은 양평일대의 의병들이 모이는 근거지였어요. 1907년, 일제와의 치열한 공방전 중에 일본군이 사찰에 불을 질러 사찰의 대부분 전각들이 불에 타버렸습니다. 훗날 주지스님이 사찰을 조금씩 재건했지만, 6.25 한국전쟁 때 대웅전과 몇 개의 전각만 남기고 또다시 불에 타는 비운을 맞이합니다. 이후, 1982년에 들어서 다시 중건 되었다고 하네요.

 

 

 

 

 

 

대웅전 오른쪽으론 팔각형으로 생긴 관음전이 있어요. 사람들의 관심이 별로 없는 이 전각 안에는 보물 제1790호로 지정된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앉아 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이 금동 관음보살 좌상은 고려 후기의 조각양식을 그대로 계승한 15세기의 걸작 중에 하나입니다. 관음보살은 자비로써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인데, 가까이서 보면 표정이 참 자비롭습니다. 보살상 면전에서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는 게 참 안타깝네요.

 

 

 

 

 

 

관음전 뒤로는 산을 오르는 작은 오솔길이 하나 나 있는데, 이 길을 따라 5분여 걸어가면 용문사 정지국사 부도와 비를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올라가서 말씀 드릴게요.

 

 

 

 

 

 

인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산길에 누군가 돌탑을 쌓아 뒀네요. 깊은 산속에서 졸졸 흐르는 개울도 참 운치 있습니다.

 

 

 

 

 

 

5분여 낙엽을 밟으며 올라오니 정지국사 부도가 보입니다. 이 부도는 조금 있다 보실 비석과 함께 보물 제53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부도란 부처의 사리를 안치한 탑을 말하는데요, 즉, 정지국사의 사리를 안치한 탑이란 말이 되겠네요. 연꽃 문양이 새겨진 사각형의 하대석 위에 원통형 중대석을 올리고, 그 위로 팔각형의 상대석을 올렸네요. 깊은 산 속에 있어 사람들의 발길은 없지만, 용문사에 오셨다면 여길 꼭 보고 가셔야 모두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비석을 보러 갈게요. 비는 올라온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데, 이 길로 쭉 내려가면 아까 보신 출렁다리를 만나게 되니 돌아올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가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죠?

 

 

 

 

 

 

이 비는 부도에 딸린 탑비인데, 조선 태조 7년(1398)에 만들어졌습니다. 조성 당시의 찬조자 명단과 정지국사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정지국사는 고려후기의 승려인데 나옹의 제자입니다. 아마 이 사찰에서 꼭 봐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라면 바로 부도와 비일 텐데, 모두 둘러봐야 용문사를 둘러봤다고 말할 수 있겠죠? 관음전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으니 꼭 찾아가 보고 오세요. 아무도 없는 오솔길도 혼자 즐겨보시고요~

 

+ 입장료 : 어른 2,500원, 청소년 1,700원, 어린이 1,000원

+ 주차료 : 1일 3천원 (용문산관광단지 內 주차)

 

 

8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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