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문학을 대표한다. '소나기마을과 황순원문학관' | 양평여행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소설 ‘소나기’는 황순원의 작품이죠. 20세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어떤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는 소설일지라도,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애틋한 두 아이의 사랑이 지금도 가슴에 저리네요. 소녀가 던진 조약돌을 주머니에 집어 넣는 소년, 비단 조개를 소년에게 보이며 수줍어하는 소녀. 송아지 타고 놀다 소나기를 만나 수숫단 속에서 비를 피하던 그들. 어느 날,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라는 소년. 무덤에 그와 함께한 추억이 담긴 스웨터를 같이 묻어달라는 소녀의 유언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황순원 작가는 지금 소나기 마을에 잠들어 있습니다. 자, 어떤 곳인지 내려가 볼까요?

 

소나기마을은 상상만하던 소설의 이곳 저곳을 재현해 두었습니다. 비를 피하던 수숫단, 소녀를 엎고 건너던 징검다리, 들꽃마을, 작가의 생애 전반을 알아볼 수 있는 문학관 등이 있습니다.

 

 

 

 

 

 

황순원문학관으로 들어가 봅시다. 입구와 분수대 모양이 수숫단을 원뿔 모양으로 쌓아놓은 모습을 하고 있네요.

 

 

 

 

 

 

여기가 수숫단 속이군요. ^^*

 

 

 

 

 

 

문학관답게 안에는 한국단편소설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습니다. 평일 낮임에도 아이들이 책 읽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네요.

 

 

 

 

 

 

마타리꽃 사랑방. 이름 참 예쁘네요. 마타리꽃은 소설 소나기에 등장하는 양산같이 생긴 노란 꽃입니다.

 

 

 

 

 

 

종이로 된 책도 있지만, 전자책도 준비되어 있네요. 황작가의 모든 단편소설이 여기 다 들어 있었습니다.

 

 

 

 

 

 

전국에 있는 몇 곳의 문학관을 가 봤는데, 사람들이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곳인 황순원문학관이 처음이네요. 그의 작품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이로서도 잘 알 수 있겠습니다.

 

 

 

 

 

 

여기는 황작가의 작품을 하나의 장면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곳이에요. 전시물과 글을 함께 읽고 있으면 작품 속으로 들어간 느낌입니다.

 

 

 

 

 

 

황작가님이 시도 여러 편 만들었나 봅니다. 한쪽 벽에는 자작나무 사이로 그의 시가 전시되어 있네요. 찬찬히 읽어보시면 공감 가는 글들이 많습니다.

 

 

 

 

 

이제 작가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 전시실로 들어가 봅니다.

 

 

 

 

 

 

어떤 국어교과서든 그의 글이 들어있지 않은 책은 없겠죠? 단편문학집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가격까지 적혀 있어요. 100원, 200원 정도 했나 봅니다. 맞아 맞아, 옛날에는 책 가장 뒷장에 인지가 붙어 있고 거기 가격이 적혀 있었던 거 기억나세요?

 

 

 

 

 

 

 

 

 

 

 

생전에 황작가님이 사용하시던 물건들로 방을 꾸며놨습니다. 글쟁이 중에 부자를 본 적이 없긴 합니다만, 낡은 만년필과 면도기를 보니 가난하게 살던 그가 느껴지는 것 같네요.

 

 

 

 

 

 

그의 육필원고 원본도 전시하고 있어요. 이건 장편소설 <신들의 주사위> 원고에요.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두 아들이 농촌에 사는데, 한 놈은 초등학교만 마치고 고향에서 할아버지 가업을 이어받고, 다른 한 놈은 서울에서 고시공부를 하죠. 할아버지의 독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고 싶은 공부를 포기하고 가업을 이어 받아야 하는 청춘의 군상을 통해 70년대 사회, 경제, 문화, 윤리 등을 특유의 덤덤한 문체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건 시대극 드라마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런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수숫단 형상 아래 지하에도 구석구석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네요. 참 멋진 곳입니다.

 

 

 

 

 

 

그리고 황순원문학관 건물 왼편에는 황순원 선생과 그의 아내 양정길 여사의 묘가 있습니다. 순수와 절제의 극단을 추구한 작가답게 묘 또한 그렇네요.

 

 

 

 

 

 

소나기마을에는 몇 개의 산책코스가 있는데, 이곳은 수숫단 오솔길이에요. 소설처럼 갑자기 내리는 비에 원두막에도 들었다가 밭머리 옆으로 비를 피할 수 있는 수숫단 속으로 몸을 감출 수도 있겠네요.

 

 

 

 

 

 

이곳은 황순원의 문학을 좋아하는 분들이나 학창시절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겐 더 없이 행복한 곳일 거에요. 특히, 이루어질 수 없는 아픈 사랑의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겐 성지 같은 곳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꼭 그를 흠모하는 분이 아니더라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곳입니다. 양평여행 가셨다면 한번쯤은 꼭 들러 구경하고 가보세요.

 

+ 입장료 :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 관람시간 : 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3월~10월은 오후 6시까지)

+ 휴관일 :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이면 익일 휴관)

 

 

5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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