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으로 내집짓기 프로젝트] 5. 지붕공사와 내외장공사 시작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랜만에 내집짓기 글을 다시 이어갑니다. 지난 지붕 골조공사 이후에 한동안 글을 올리지 않아 궁금하실까 사진 몇 장 보여드릴게요. 현재 지붕공사와 내장, 그리고 외장공사 진행 중입니다. 중간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 잠시 공사가 중단되기도 하고 일부 공정에서 공사비가 조금 상승하기도 했지만, 어쨋든 지금은 다시 공사가 재개되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마 9월 상반기에는 완공이 될 것 같네요. 6월 중순에 공사를 시작했으니 3개월 정도 걸리는 셈이군요.

누군가 그랬습니다. "집 한번 지으면 10년 늙는다."고... 맞는 말입니다. 집은 그냥 돈만주면 지어 주는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물론 짓고 나서 내가 들어가 살 집이 아니라면 꼼꼼하게 들여다보질 않겠지만, 내가 직접 들어가 살 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조그마한 틈새 하나라도 겨울에 황소바람 들어올까 걱정하게 되고, 지붕에서 물 한방울이 떨어질라면 장마때 곰팡이 필까 노심초사 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독주택의 경우에 설렁설렁 지었다가는 나중에 들어가 살지도, 남에게 팔지도 못하는 애물단지 되기 싶상이니까요. 아무튼...

 

 

저번 편에서 지붕 콘크리트 타설한 사진에서 끝났을 거에요. 장마철에 타설을 해서 걱정을 조금 했는데, 다행히 다음 날 비가 내려 크랙 없이 잘 말랐습니다. 여름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강한 햇빛에 표면이 급격히 마르면서 금새 거북이 등짝처럼 주룩주룩 갈라지게 되는데, 급격한 건조를 막기 위해 비닐을 씌우거나 부직포 붙이고 물뿌리는 양생과정이 없어져 오히려 편했네요.

 

 

 

 

 

 

골조공사엔 숨겨진 우여곡절이 많았은데 모두 각설하고, 집 모양이 어떻게 나오나 잠시 둘러보겠습니다. 자꾸 집 앞만을 보시고 축사 같다는 둥, 교회 같다는 둥 그러시는데, 집 뒤엔 널찍한 평슬라브 지붕이 하나 더 붙어 있어요!!! 요고 요고 이 집의 중요한 뽀인트 되시겠습니다.

 

 

 

 

 

 

바닥 마감하지 않고 콘크리트 상태에서 박공 지붕 끝점까지 높이가 4.6미터가 되니 내부가 꽤 넓어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네요. 물론 겨울에 난방비는 조금 더 들겠지만 시골에 들어와서 아파트처럼 생긴 집을 짓고 싶진 않습니다.

 

 

 

 

 

 

여기는 제가 일하게 될 작업방입니다. 창문의 높이는 일부러 높이 그리고 길게 내었는데, 제가 서서 바라보면 창문이 딱 머리 위치에 놓일 정도의 높입니다. 키 작은 여성이 창을 바라보면 지금은 역광이라 보이지 않지만 산이 보이는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이곳은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이에요. 왼쪽으로 식탁 놓을 공간이 조금 더 있고, 오른쪽은 세탁기가 들어갈 다용도실입니다. 주방 창밖은 봄엔 꽃이 피는 옆집 낮은 담벼락이 있는데, 감나무와 매실나무도 보이는 풍경이니 이정 도면 계절을 느끼기엔 충분해 보이네요.

 

 

 

 

 

 

주방 안으로는 이렇게 작은 공간이 하나 있는데, 가운데 큰 창문이 하나 들어가고, 그 밖으로는 1평 남짓한 작은 마당이 있어요. 저곳은 하늘이 뚤려 있는 곳이라 시선은 외부와 차단되어 있지만 식탁에 앉으면 하늘이 보이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몇 일 뒤, 창호가 들어오기 위한 창틀 부분과 단열재를 깔고 그 위로 지붕을 올리기 위한 금속공사를 진행합니다. 지붕을 요즘 저렴한 아스팔트 싱글 같은 합성수지로 만든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데, 우리는 컬러강판으로 마감하기로 했어요. 싱글 보다는 비싸고 시공비도 대폭 올라가는 단점이 있지만 결론적으론 집이 예쁘게 나올 겁니다. 지붕에서 살짝 떨어져 공기층이 형성되니 단열에도 조금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조금씩 집 모양이 바뀌죠? 이제 지붕에 컬러강판을 씌우기 전 나무로 마감을 하고, 위에는 방수필름을 부착했습니다. 외부 벽은 시멘트벽돌을 부착해서 색칠을 할 계획이에요.

 

 

 

 

 

 

시멘트벽돌을 단조롭게 올리면 밋밋해 질까봐 다섯 층마다 한 줄씩 조금 튀어나오게 만들어, 해를 받으면 음영이 지도록 변화를 줬습니다. 물론 이대로 끝이 아니고 줄눈을 넣고 위로는 도색을 할 겁니다. 사실 이 시멘트벽돌은 다른 마감재보다는 재료 자체로는 저렴한 자재인데요, 그렇지만 벽돌공의 인건비가 워낙 비싸서 결국은 비교적 비싼 마감재 쓰는 것보다 저렴해지진 않네요.

 

 

 

 

 

 

다시 내부로 들어와서, 이제 내부 마감을 위해 각목(다루끼)를 대고 석고보드 마감을 돌립니다. 제 등 뒤로는 안방과 옷방이 있고, 사진 왼쪽은 작업방이고 오른쪽은 화장실입니다. 맞은편 보이는 곳이 현관이 되겠네요. 그리고 복도가 그리 넓지 않아 여닫이문을 달면 답답해 보일 것 같아 햇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작업방에는 불투명한 창문이 달린 미서기문 4짝을 넣을 계획입니다.

 

 

 

 

 

 

주방 쪽의 평슬라브 천정은 박공 천정과 맞다은 부분의 단열선이 설계와 다르게 정밀하게 이어지질 않아 단열에 조금 취약할 수도 있어서 열반사 필름을 부착하고 석고보드를 댈 거에요. 이쪽은 아까 밖에서 보셨을 때 평지붕 쪽이 바로 여깁니다. 설계는 분명 단열선이 지붕에서 이어지게 되어 있는데 왜 이렇게 시공이 되었을까요!!! 이 문제로 오늘 시공사와 건축사와 저와 조금 문제가 있었지만 원만한 해결책이 나오리라 믿어 봅니다.

 

 

 

 

 

 

그리고 안방부터 방통(방바닥 통미장)을 치기 전에 바닥에 단열재를 미리 깔아 둡니다. 조금 집 모양이 나오는 것 같지만 앞으로 남은 일이 더 많습니다. 지붕 달고, 방수하고, 보일러 난방 배관을 매고, 방통을 치고 보일러 달고, 가스 연결하고, 내부 석고보드 마감, 창호 달고, 문과 문틀 달고, 타일 붙이고, 변기 세면기도 달고, 싱크대와 가구 짜고, 도배하고, 전기 배선과 조명 달고, 바닥 강마루 시공하고, 외부 벽돌 마감과 페인트칠, 그리고 마당에 데크도 깔아야 되고, 주차장 만들고, 마당 조경과 우수/하수 배관과 정화조도 묻어야 됩니다.

 

지금껏 많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은 것 같네요. 집짓는 게 보통 번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비교적 좋은 사람들을 만나 적극적인 대응으로 이렇게나마 흘러가는 거지, 골치아픈 업자를 만나면 정말 머리 다 빠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우리집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원만히 해결하면서 잘 지어 봐야겠습니다. 이 글 쓰면서도 머리가 지끈지끈하네요. 아무튼, 전세금으로 내집짓기 프로젝트! 다음엔 조금 더 완성된 집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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