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은 아름다운 섬진강을 따라 벚꽃, 매화 등 화려하게 피는 봄꽃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봄철에 더 유명관광지인데요, 여행객들은 섬진강 줄기를 따라 꽃구경을 하며 식사는 큰 길에 있는 대형 식당을 주로 이용합니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것도 낭만 있겠지만, 저는 소박한 어머니 손맛이 좋기로 유명한 고래식당을 찾았습니다. 마을 안쪽에 위치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그런 곳은 아니에요.
고래식당은 관광객이 북적이는 섬진강 주변에서 조금 떨어진 하동읍에 있는 30년이 넘은 식당입니다. 관광객보다는 하동읍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여행객들에게 그리 유명한 곳은 아닙니다.
고래식당의 메뉴는 한정식부터 육류, 해물, 단품 요리까지 다양한데요, 무엇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아 좋습니다. 오늘따라 매콤한 요리가 먹고 싶어 낙지볶음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인분 9천원이네요.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니 열 가지 정도의 밑반찬과 낙지볶음 2인분이 나왔습니다. 볶음양념에 밥을 비벼먹으라고 큰 양푼도 함께 주셨네요.
우선 밑반찬을 맛을 보았는데요. 전체적으로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간이 딱 잘 맞고요, 특히 도토리묵은 도토리 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그 맛이 진하고 부드러웠어요. 하동의 특산품인 매실로 담근 장아찌도 새콤달콤하니 맛있더라고요.
주메뉴인 낙지볶음입니다. 보통은 낙지만 고추장양념에 볶아 요리하는데 고래식당은 낙지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 당면을 넣고 함께 볶아 양이 푸짐하네요.
낙지의 양도 넉넉히 들어있었는데요, 살이 통통하게 오른 낙지라서 씹는 맛이 쫄깃하고 탱글탱글하니 좋았습니다.
서울에서 먹던 낙지볶음은 입에서 불이 날 정도로 아주 매운데요, 이곳의 양념은 적당히 매콤해서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속이 편안합니다. 당근, 양파, 양배추 등 단맛을 내는 채소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뒷맛이 달콤하니 자꾸 먹고 싶게 만드네요.
낙지볶음의 또 다른 별미는 바로 비빔밥이죠. 하얀 쌀밥에 낙지와 양념을 푸짐하게 넣어 비벼 먹으면 금방 밥 한 공기 다 비우게 되는데요.
이때 쌀밥이 오래되어 찰기가 없거나 물을 많이 넣어 질척하게 지으면 맛이 없는데, 쌀밥도 방금한 것처럼 고슬고슬해서 맛있게 비벼 두 그릇 뚝딱 먹고 왔습니다.
요즘 하동은 매화부터 피기 시작해서 곧 벚꽃이 피면 한동안 관광객들로 섬진강 주변 찻길은 꽉 막히고 사람들로 북적일 텐데요, 한적한 하동읍 고래식당에서 맛깔 나는 엄마손맛의 식사를 해보세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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