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역시 축제의 계절입니다. 최근 들어 한국에는 겨울축제가 많아졌는데요, 농사철이 끝난 겨울에 농촌의 소득증대를 위해 더 활발해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경기도 가평의 자라섬 씽씽겨울축제를 가볼텐데요, ITX-청춘열차가 생기면서 가평과 춘천은 이제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지하철 한 번에 가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데이트코스로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춘천의 남이섬에서 몇 백미터 옆으로는 크기가 비슷한 섬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자라섬인데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남이섬의 유명세에 묻혀 낚시꾼들만 찾던 강변 모래톱이었지만, 2004년에 열린 ‘재즈 페스티벌’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씽씽겨울축제는 어떤지 내려가 보겠습니다.
섬은 바다에만 있는 게 아니라 깊은 산속에도 있습니다. 한강이나 낙동강처럼 큰 강 주변으로는 항상 섬들이 생겨나는데요, 북한강 자락에 있는 이곳 가평 자라섬 또한 마찬가집니다. 한겨울이라 북한강이 강변부터 강 중앙까지 완전히 얼어버렸네요. 얼음 두께도 두꺼워서 얼음낚시하기 딱 좋겠군요.
씽씽겨울축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아마 얼음송어낚시가 아닐까 싶네요. 강 가운데의 물길을 임시로 가두어 막아 얼린 다음, 그 속에 송어를 풀어 넣었고 얼음에 구멍을 뚫어 낚시를 하는 겁니다.
송어 얼음낚시나 겨울레포츠를 즐기려면 매표소에서 표를 사야 하는데요, 현장매표를 할 경우 얼음낚시는 1인당 13,000원이고요, 2인 연인텐트는 25,000원(2인), 4인 가족이 들어갈 수 있는 가족텐트는 5만원입니다. 매표를 하면 가평사랑상품권 5천원권을 한 사람에 한 장씩 나눠 주는데요, 행사장과 가평시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더군요. (텐트의 경우 텐트당 한 장만 제공합니다.) 참고로 일반낚시를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1천원씩 할인해줍니다.
우리는 현장 매표를 해서 2명에 26,000원을 지불했는데요, 외국인의 경우에는 대우가 파격적입니다. 3일전에 예약만하면 8천원에 얼음낚시뿐만 아니라 눈썰매, 얼음썰매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2인에 25,000원 상당의 송어구이도 한 마리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더군요. 내국인을 역차별 한다는 비난도 많이 있습니다만, 가평군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무튼 외국인 친구 있다면 꼭 데려가 보세요!
그리고 가평에서 드라마/영화촬영과 예능프로에 자주 등장해서 유명해진 쁘띠프랑스를 좀 더 저렴하게 구경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면, 씽씽축제 입장권을 가지고 가시면 쁘띠프랑스 입장권을 2천원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답니다. 참고하세요.
텐트는 얼음 위에 이렇게 미리 펼쳐져 있습니다. 매표 시 주는 번호표를 자기고 비어 있는 곳에 걸고 사용하시면 되더군요. 아무래도 바깥 보다는 훨씬 더 따뜻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겠네요. 일반으로 2명이면 26,000원인데, 연인텐트는 25,000원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저렴해요. 그런데 아침에 가셔야 자리를 잡을 수 있고, 오후에 가면 텐트 자리는 구하기 힘들더군요. 만약 1박2일 여행코스라면 1박하고 다음날 오전 일찍 오시길 추천합니다.
텐트 밖에서 열성적으로 잡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이들이군요. 추위에 약한(?) 어른들은 모두 텐트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하네요. ^^*
자, 이제 이 구멍으로 낚시를 시작해 볼까요? 낚시 도중에는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어 잠시 촬영을 중단하고 낚시에만 몰두 합니다. 카메라를 켜지 않은 건…… 아마도 송어가 한 마리도 올라오질 않아 켤 일이 없었다는 말이 되겠죠? 흑흑…
얘네들도 저와 같이 모두 허탕을 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잡는 사람은 잘만 잡던데, 이건 운이 좀 따라줘야 하는가 봅니다.
잡은 사람들은 물 속에 이렇게 철사로 엮어서 보관하고 있네요. 몇 마리는 아직 살아서 퍼뜩 거리고 있어요!
한 마리도 못 잡고 어쨌냐고요? 실망할 필요는 없더라고요. 가끔 무대에서 송어 50마리를 걸고 이벤트도 열리던데요, 대부분 낚시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 모인 사람이 약 50여명 정도 되었죠. 무대로 온 사람들은 한 마리씩은 가져갈 수 있었지요. 주말이면 사람이 더 많이 몰리겠지만, 평일이라 저도 한 마리 얻었어요. ^^*
얻은 송어를 한 마리 들고 회로 떠서 먹겠다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룰루랄라 달려갑니다. 축제장 주변으로는 작은 포토존 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군요. 저 나무는 소원나무인가요?
여봉봉이랑 찡찡이랑 다녀갔다네요. 여러분도 소원 한 장씩 적어서 걸어보세요~ ^^*
송어 얼음낚시 끝으로는 아이들 얼음놀이를 할 수 있는 아이스링크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얼음썰매, 스케이팅, 아이스 범퍼카, 빙상용 ATV를 이용해서 놀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낚시가 지겨워진 아이들은 꼭 여길 거쳐가게 되어 있더라고요. 이용요금은 모두 5천원입니다.
강변 둔치 쪽에는 각종 가평군에서 설치한 홍보관과 체험관, 먹거리 판매점, 그리고 잡은 송어를 장만해주는 곳이 길게 줄지어 서 있습니다.
잡은 송어를 회 떠주는 가격은 3천원이고요, 회무침과 매운탕, 그리고 튀김은 1만원의 비용을 받고 있네요. 송어를 못 잡으신 분들은 25,000원으로 한 마리 사먹을 수도 있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
먹음직스럽게 장만한 송어회무침! 어찌 이렇게 맛나게도 장만을 해주셨는지, 들고 있는 손이 바들바들 떨리려고 하네요. 고기가 커서 그런지 한 마리만 회를 떠도 양이 제법 많습니다. 둘이서 한 마리면 딱 적당한 양 같더군요.
구이로 드실 분들은 3천원을 주고 장만해서, 별도로 마련된 화로에서 구워 드시면 되겠습니다.
회는 장만하는 곳에서 떠주던데, 굽는 건 직접 하셔야 하더군요. 호일 씌워서 넣어 놓으면 알아서 잘 익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요.
아침을 굶고 왔더니만, 송어 한 마리로 모자라 커피와 핫도그를 하나 더 샀습니다. 행사장 주변으로 먹거리 판매하는 곳이 많아 별도로 먹을 걸 싸올 필요는 없는 것 같더군요. 물론 먹을 걸 싸오셨다면 따뜻한 장소에 테이블은 많이 있으니 그것도 괜찮겠네요.
가평 자라섬 씽씽겨울축제는 한국의 겨울축제장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철 타고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서울 ITX-청춘열차(경춘선)를 타고 40분대에 안전하고 편하게 원-스톱으로 올 수 있어요. 전국의 축제장 따라 다니다 보면 교통체증과 장거리 운전으로 스트레스와 여행경비 부담이 많은데요, 이점에선 참 기특합니다.
+ 축제기간 : 1월 2일 ~ 2월 1일
+ 일반 낚시터 : 일반 13,000원, 인터넷 예약 12,000원(가평사랑상품권 1매 증정)
+ 가족, 연인 낚시터 : 4인 가족 50,000원, 2인 연인 25,000원(가평사랑상품권 텐트당 1매 제공)
+ 아이스랜드 : 빙판 썰매장 7,000원(1시간), 에어범퍼카 5,000원(30분), 전동카 5,000원(30분)
+ 스노우랜드 : 눈썰매장 7,000원, 미니열차 5,000원(15분), 나인봇 10,000원 (10분)
3편 계속...
같이 다녔던 가평여행코스 (연재중)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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