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는 크고 작은 벽화마을이 총 세 곳이 있습니다. 하나는 행궁동에 있고, 다른 한 곳은 지동, 마지막으로 장안동에 있는 장안문옛길이 있습니다. 이 세 곳은 수년 전부터 벽화마을로 활성화 된 곳인데요, 수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아주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세계 어딜 가든 오래된 구시가지는 도시가 슬럼화되는 문제가 있는데요, 최근 한국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에서는 벽화마을로 탈바꿈시켜 관광객을 유치해서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부터 마을주민, 그리고 관광객의 유입으로 시의 제정까지 좋아지는 여러모로 좋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시책들은 여행자인 우리들은 그냥 즐겨주기만 하면 됩니다. 예쁘고 기발한 벽화들로 한바탕 웃을 수도 있고, 사진을 담기에도 참 좋은 곳들에서 말이죠. 오늘은 수원의 벽화마을 모든 곳을 총정리 해드리겠습니다. 자, 들어가 볼까요?
1. 수원에서 가장 큰 '지동 벽화골목'
수원 벽화마을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넓은 지역 전반에 걸쳐 벽화가 그려져 있는 곳은 지동입니다. 이곳은 수원화성이나 지동/팔달문시장에서 접근하기가 쉬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죠. 아주 넓은 지역에 걸쳐 벽화들이 형성되어 있는 이곳은 딱히 어디가 입구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없는데요, 굳이 따지자면 위 사진에 보이는 이곳이 가장 먼저 벽화가 그려진 곳이라 전 이곳으로 정했습니다. 벽화마을로의 접근은 수원화성 성곽의 동일치와 동이치 사이로 지하도로 들어오시거나, 수원제일교회 주차장 뒤쪽으로 내려오시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은 1970년대에 형성된 비교적 오래된 마을인데요, 수원화성의 성벽에서 200미터 이내에 있어 큰 건물이 들어설 수 없는 개발제한구역입니다. 도시가 슬럼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수원시와 재능 있는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제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활발한 마을이 되고 있지요. 기둥 옆으로 강아지가 머리를 빼꼼 내밀고 우리를 반겨주네요. ^^*
삭막한 시멘트 담벼락의 파이프 배관이 재치 있는 그림으로 예쁘게 바뀌었군요. 재미있습니다.
계단 하나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렇게 예쁜 계단을 밟고 집으로 들어서면 기분이 좋겠지요?
좁은 골목길 담벼락 너머로는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빨래줄이 정답습니다.
색도 칠하지 않은 회색 빛 담벼락에 이젠 때이른 나비들이 나풀나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참 아름답네요.
지금은 겨울이지만 벽화들만 보면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봄인 것 같네요. 제 기분도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수원 지동 벽화마을 참 예쁘죠? 수원여행 계획하시거나 수원화성으로 산책을 가신다면 이곳도 꼭 들러보세요. 정말 모두 돌아볼 수 없을 만큼 넓은 지역에 수많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진 찍으며 산책하기 참 재미있는 곳이랍니다.
2. 예술인들이 모여있는 '행궁동 벽화마을'
수원시는 드넓은 지역에 문화유산들이 분포되어 있어 개발 제한구역이 참 많습니다. 행궁동도 그곳들 중에 한 곳인데요, 지동과 마찬가지로 벽화들이 행궁동 일대의 담벼락에 그려져 있습니다. 예쁜 그림들은 오래된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고 있는데요, 70년대에 지어진 낡은 기와집도 많이 있어 어른들에겐 추억의 골목길 체험을 선사하고요, 젊은이들에게는 드라마세트장 같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마을의 위치는 수원화성의 수문인 화홍문에서 도보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데요, 화성행궁에서도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이곳은 골목마다 이름이 붙어 있는데요, '사랑하다 길', '처음 아침길' 등이 있어요. 이름도 참 아름답습니다.
'사랑하다 길'을 접어들면 사랑을 테마로 한 벽화들이 많은데요, 사랑의 자물쇠도 걸어둘 곳이 있군요. 이곳은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더군요. 몇 달 전과 지금은 또 다른 풍경을 하고 있습니다. 골목이 조금 넓어지고 곳곳에 그림처럼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여행자들이 다리를 조금 쉬었다 갈 수도 있도록 배려하고 있네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자물쇠를 채워둔 분들은 그 사랑이 영원할거에요! 긍정적으로 살래요!
골목을 들어섰을 때, 전 때이른 민들레가 핀 줄 알았습니다. 좁다란 골목에 예쁜 벽화들 때문에 활기를 띠는 것 같네요. 민들레, 너 자연스러웠어~
골목 안에는 '대안공간 눈'이란 쉼터도 있고요, '예술공간 봄'이란 갤러리 겸 카페도 있어요. 이곳은 누구나 들어가서 커피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예술작품들도 구경할 수 있는 곳인데요,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자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비영리 전시공간입니다.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으니 꼭 구경하고 가세요.
입구를 들어서니 작은 모자이크 타일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두었네요. 천원으로 행궁동 벽화마을을 후원할 수 있는 데요, 원하는 색깔의 타일에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면 됩니다. 재미있겠군요. 내가 만든 타일은 어디로 가냐고요?
이렇게 벽에 붙게 되지요. 한두 개만 봤을 땐 몰랐는데, 이렇게 모아두니 정말 아름답군요. 그런데 내껀 어디 있게? ^^*
작은 건물 안에는 구석구석 예술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지하에도 갤러리가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오래된 건물이지만,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탐나는 집이군요.
담벼락의 담쟁이넝쿨 하나, 땡땡이 무늬를 하고 있는 삽 하나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게 없습니다. 예술가들의 끼가 돋보이는 곳이 참 많더군요. 어떤 삽에는 도마뱀이 한 마리 붙어 있는데, 혹시 찾으셨나요? ^^*
3. 정조대왕이 걷던 '장안문 옛길'
한양에서 수원으로 들어오는 장안문(북문)과 화성행궁 사이의 좁다란 길은 그 옛날 정조임금이 걷던 길이 지금도 있습니다. 위 사진의 바닥에 갈색의 블록이 보이시나요? 이 길이 바로 장안문옛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수원시는 옛 문화와 공간을 발굴해서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능력이 뛰어난데요, 이 곳은 최근에 들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곳이에요.
화성행궁부터 장안문까지 나 있는 좁고 구불거리는 골목길에는 예쁜 벽화들이 한 가득 그려져 있습니다. 장안문옛길은 수원화성이 축성되던 당시부터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었는데요, 장안문을 들어선 정조가 화성행궁까지 500미터 가량을 지나가던 좁은 골목길입니다. 보통의 벽화골목이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은 흔치 않은데요, 이곳은 조선시대의 왕이 13차례나 지나다니던 길이니 그 의미가 다른 곳 보다는 깊다 하겠습니다.
기억나시나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콧물 줄줄 흐리면서도 뛰어 다녔던 사방치기! 혼자 미친 사람처럼 방방 뛰었는데요, 오랜만에 하니까 이것도 꽤 재미납니다. 그런데 바닥에 갈색 블록이 두 갈래로 갈라지고 있는데요, 어디로 가셔도 다시 한 곳으로 모이기 때문에 맘에 드시는 벽화 따라 가시면 됩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오래된 집들만 있는 이곳은 마치 70-80년대 마을을 재현해 놓은 듯한 드라마세트장 같은 곳인데요, 오래되어 누추한 담벼락에도 예쁜 그림으로 채우니 여지없이 생기를 띄는 모습입니다. 참 아름답죠?
어느 골목의 끝에는 한지로 꾸민 등불도 달아놓았네요. 여기는 밤에는 불을 켜서 더 예뻐집니다. 왼쪽 담벼락을 따라 호랑이, 사자, 원숭이가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투박하고 누추한 담벼락에 이렇게 멋진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 참 멋진 일인 거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수원여행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들이 모여 있는 맛집골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만약 안 드셔봤다면 후회스러워 여행을 다시 떠나야 할지도 몰라요!!
3편 계속...
같이 다녔던 수원여행코스 (계속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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