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가 아름다운 정양늪 생태공원 | 합천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경상남도 합천군은 산이면 산, 늪이면 늪, 강이면 강,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는 도시입니다. 이번에 저와 함께 가보실 곳은 합천군 대양면에 위치한 정양늪 생태공원인데요, 이곳은 황강 지류 아천천의 배후 습지로 경관이 매우 빼어나고요, 다양한 새들과 식물의 서식지로서 생태학적 보존가치도 높은 곳입니다. 이곳이 최근 나무데크와 황토 흙길을 갖추면서 습지의 생태를 관찰하며 산책하기 더 없이 좋아졌는데요, 퍼덕이는 새들의 날갯짓 소리와 사각거리는 갈대의 소리로 마음 속 깊은 곳의 티끌마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자, 들어가 볼까요?

 

정양늪 생태공원은 바로 입구에 화장실과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하기 매우 편리한 곳에 있어요. 위치 또한 대로변 옆으로 형성되어 있어 찾기 또한 쉬운 편입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름다운 풍경에 “와~” 탄성이 나옵니다. 물에는 오리들과 철새들이 노닐고 있고, 드넓은 늪지가 참 아름답네요.

 

 

 

 

 

 

늪 주변으로 나 있는 길은 3.2km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길은 늪지 위로 나 있는 나무데크길, 강 옆으로 나 있는 보도블록길, 그리고 늪지 가장자리로 난 흙 길인 늪생명길도 있어 걷기에 전혀 지루함이 없는 곳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종종 깜짝 놀란 철새들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얘네들은 해질녘이 되면 잠자러 간다고 대규모로 이동을 시작하는데요, 붉은 하늘 위로 일대 장관이 펼쳐질 때도 많습니다. 저도 사진에 담긴 했지만 흔들려서 보여드리기가 민망하군요.

 

 

 

 

 

 

늪지 위로 구불구불 예쁘게 나있는 나무데크길로 걸어가 보겠습니다. 길 주변으로는 가시연, 수련, 어리연 등 많은 종류의 연들도 있고요, 물옥잠과 자라풀 등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대규모로 자란 보슬보슬 갈대밭도 만나게 되는데요, 갈대밭 사이로는 고니, 흰빰검둥오리, 거리기 등 수천 마리의 철새들도 살고 있어 최근에는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늪 사이 사이에 자라난 내버들나무에는 작은 새들이 살 수 있도록 앙증맞은 새집도 매달아 놓았네요. 저기도 작은 새들이 살고 있겠죠? 주변에 먹이가 많아 아마 살고 있을 것 같네요.

 

 

 

 

 

 

누가 나무작대기에 소시지를 꽂아 뒀을까요? ^^* 이건 소시지가 아니고 부들이란 수생식물이에요. 7월즘에 노란 꽃이 줄기 끝에 무리 지어 피는데요, 꼭 적갈색의 소시지처럼 줄기에 매달린 건 부들의 열매랍니다. 이름이 그러한 이유는 잎이 부드러워 부들부들하다는 뜻에서 ‘부들’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나무데크길 끝에는 개천을 건너는 징검다리를 만나게 됩니다. 이번엔 조금 더 고즈넉한 길을 걸어 볼까요?

 

 

 

 

 

 

개천 건너편에선 낚시꾼이 낚시를 하고 있고, 산기슭에는 붉은 단풍이 아직 남아 있네요. 왠지 저기로 건너가면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제 예감이 바로 이거였군요. 물고기를 낚는 낚시꾼 옆으로 지나가던 찰나, 아저씨가 뭔가를 낚아 올리십니다. 오홋!! 이건 큼직한 배스(Bass)가 아닙니까? 기분이 좋으신지 손에 들고 포즈까지 취해주시네요. 멋집니다. 배스가 맛이 없다고들 하는데, 요즘 배스요리전문점도 생기고 맛도 의외로 괜찮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맛이 궁금하네요.

 

 

 

 

 

작은 강 옆 강기슭에 자라난 아름드리 나무들 아래로 작은 산책길이 있어요. 이 길로 조금 걸어가면 처음 출발했던 주차장 옆 흙길을 만나게 됩니다. 동그랗게 이어져 있어 어느 방향으로 돌아가든 한 곳으로 만나게 되어 있죠.

 

 

 

 

 

 

강 옆으로는 잎이 다 떨어진 내버들나무의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어, 스산한 늦가을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여름철 울창한 늪과는 또 다른 맛이 있군요.

 

 

 

 

 

 

이제 해가 산을 넘어가고 있네요. 길 옆으로 높게 자란 갈대들이 저더러 어서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는 것 같네요. 사계절이 있는 한국에 산다는 건 어찌 보면 큰 행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두 계절만 있는 다른 나라에서는 단조로운 풍경만 보겠지만, 한국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강가의 한 구석에는 쑥부쟁이 한 가족이 옹기종기 피어 있네요. 11월인데도 아직 피어 있군요. 역시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조금 늦게까지 꽃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정양늪은 한 때 100ha가 넘는 규모였는데요, 수량이 감소하고 황강의 바닥이 높아져 육지화가 가속되면서 현재는 40ha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합천군에서 물길을 조성하고 늪 준설 및 확장하며 관리하는 바람에 잘 관리되고 있죠. 덕분에 저 같은 관광객들도 행복한 산책을 하는 것 같습니다.

 

 

 

 

 

 

길 옆으로 널브러져 있는 낙엽들 밟는 소리도 ‘바스락바스락’ 듣기 좋은 소리를 냅니다. 덕분에 길 가운데로 걷지 않고, 일부러 낙엽을 치워둔 길섶으로 걷게 되네요.

 

 

 

 

 

 

이렇게 크고 멋진 생태늪지에 입장료도 주차료도 무료인 곳이 다른 도시에 또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늪지를 한 바퀴 빙~ 둘러보는 거리 3.2km 정도는 오르막 내리막이 없는 평지기 때문에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거리인데요, 합천여행 중에 저녁 먹고 산책할 곳을 찾는다면 정양늪 생태공원을 적극 추천해드립니다.

 

 

5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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