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 아름다운 니가츠도, 산가츠도-일본 나라 여행 #5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축물이 있는 도다이지(東大寺)의 동쪽 출구로 나오면 붉은 홍문(도리이, 鳥居)이 있는 길이 하나 나옵니다.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도다이지의 전신이었던 작은 암자 산가츠도(三月堂, 삼월당)와 니가츠도(二月堂, 이월당), 그리고 도다이지와 금당 안에 불상을 만들면서 수호신으로 지은 다무케야마 하치만구(手向山八幡宮, 수향산 팔번궁) 신사가 있습니다. 물론 국보이자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지만 개인적으론 가는 길 아름답고 풍경이 좋아 꼭 한번 올라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도리이(鳥居)가 있는 걸 보면 이 뒤로는 신사가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에는 임금의 무덤같은 신성한 곳 입구에 홍문(紅門)을 세우는 것과 비슷한 문화예요.






니가츠도, 산가츠도의 정확한 위치는 위 구글지도에서 확인하세요. 도다이지 동문으로 나와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길은 가파르지 않고 살짝 오르막이라 힘들지 않아요. 나무 또한 아주 울창해서 굉장히 오래된 숲이란 걸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센베이 하나 사 올 걸 그랬나요.






어쩌지... 아저씨 먹을 거 없는데... 미안...






일본인은 석등을 굉장히 좋아해요. 오래된 고택에는 어김없이 석등이 하나씩 있습니다. 심지어 조선에서 가져왔다며 자랑스레 석등을 중심으로 정원을 꾸미기도 하고, 조선의 석등이 최고라며 자랑하기도 합니다.






여긴 산가츠도(三月堂).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데 정식 명칭은 홋케도(法華堂, 법화당)입니다. 매월 3월에 법회가 열리기 대문에 삼월당이라 불리고 있어요. 이 법화당이 도다이지의 전신인 작은 암자라 도다이지 전체 건축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내부에는 많은 불상이 전시되어 있는데 촬영금지라 보여드릴 수 없어 안타깝네요. 입장료는 어른 500엔, 초등학생 300엔입니다.






일본의 절간이나 암자 바로 옆으론 보통 이렇게 생긴 보고(寶庫)가 있습니다. 한자 그대로 보물을 보관하는 창고예요. 나무 기둥을 촘촘히 쌓아 올려 튼튼하게도 지었네요.






산가츠도(三月堂) 옆으로는 작은 신사가 하나 있습니다. 도다이지와 대불전 안에 동불상을 만들 때, 수호신으로 지은 다무케야마 하치만구(手向山八幡宮, 수향산 팔번궁) 신사예요.






일요일인데도 교복입은 학생들이 많이 찾아왔더라고요. 귀여운 것들, 얘들은 역사를 똑바로 배우고 있나 모르겠고만...






신사에선 소원지를 걸 수 있는데 한글이 눈에 띕니다. 독도는 한국땅, 넘보지 마라, 물고기 된다. ㅎㅎㅎㅎㅎㅎ









삼월당에서 조금 더 들어오면 이제 이월당(니가츠도)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여기도 간단히 말해 작은 암자, 불당입니다.






니가츠도는 752년에 세워진 불당인데, 이 또한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어요.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법당이 나옵니다. 여기 안에는 큰 관음상과 작은 관음상인 십일면관음상이 들어있는데, 밀교에서 전래된 비불인 까닭에 뒷모습 일부만 공개하고 있어요. 또한 촬영금지라 보여드릴 순 없겠네요.






불당 앞으로 오면 나라 시내가 다 보이는 전망대 같은 난간이 나옵니다. 저기 앞에 불쑥 올라온 지붕은 도다이지의 다이부츠덴(大佛殿) 지붕입니다.






니가츠도가 바라보는 방향은 서쪽이라 여기서 지는 일몰이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일몰을 보고 가는 것도 좋겠네요.






8세기에 지어졌고 화재로 인해 17세기에 다시 복원되었는데, 그 또한 오래되었기에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한국은 너네들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전국의 사찰이 대부분 불타서 오래된 건축물이 희귀하단다. 아이고 배 아퍼...






뒤태도 잘도 보존되어 있네요.






니가츠도와 산가츠도, 그리고 신사는 한 곳에 모여 있고 동선이 멀지않아 30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 대웅전은 보통 정면 3칸, 측면 2칸이고, 커야 정면 5칸 정도인데, 일본은 절간 건축물은 굉장히 크게 짓네요.






일요일엔 그나마 사람이 조금 있어 심심하지 않아요. 평일엔 정말 한가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절간 입구엔 작은 카페 겸 식당이 있는데,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갑니다. ㅎㅎㅎ


도다이지 구경하고 바로 가지 마시고, 동문으로 나와 니가츠도와 산가츠도도 잠깐 산책하고 가세요. 둘 다 일본의 국보라 눈에 잠시라도 담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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