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여 그가 살았을지도 모를 '우륵의 집' | 고령여행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우륵은 고구려 왕산악, 조선의 박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 중 한 분입니다. 그는 가야 사람으로 가실왕의 지원 아래 가야금을 만들고 가야 12지방 이름에 기반한 12곡의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훗날 가야가 망하자 망국을 뒤로하고 신라로 망명하는데, 신라 진흥왕은 그의 능력을 한눈에 알아보고 신라인에게 가야금, 노래와 춤을 가르치게 합니다. 아쉽게도 많은 전쟁을 지나면서 현재까지 남아 있는 악보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조선을 거쳐 지금까지 궁중음악의 기반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우륵이 혹여 살았을지도 모를 고령의 한 초가집으로 들어가 볼까요?


우륵의 집. 조선시대 사람도 어디 살았는지 알지 못하는 판에 1,500년 전 악사였던 그의 집을 현대에서 정확히 알리는 없고, 경북 고령군 쾌빈리 일대에 살았을 거라 추측하고 있는데, 이 집은 가얏고 마을 한 귀퉁이에 그가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으로 만든 집입니다.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남천. 남천은 초록색일 때도 예쁜데 겨울에 빨개지면 더 이쁘지요.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우륵은 신라의 사람이 되었어도 185곡의 가야금 곡을 만드는 대업적을 남깁니다. 초가집 마루에 앉아 가야금을 만들고 음악을 만들었을 그를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네요.







비록 사람이 사는 집도 누가 살았던 곳도 아니지만, 볕이 잘 드는 대청마루에 앉으니 알 수 없는 나른함이 느껴집니다. 삐걱거리는 대청에 오르니 누군가 문을 벌컥 열며 "뉘슈?"라고 말할 것만 같습니다.
















근처 우륵박물관인지 가얏고문화관인지 어디선가 은은하게 가야금 민요 산조가 흘러나옵니다. 내년 봄에 황소가 맬 멍에도 걸려있고, 지난 가을에 밤을 주워 담았을 지도 모를 망태기를 보니 진짜 사람 사는 집이란 착각이 듭니다.












개구쟁이 같은 낮은 흙담장 위로 빨간 남천이가 고개를 삐죽 내밀고 있네요. 마치 옛날 이야기가 숨어 있는 듯한 상상의 집. 역사적인 장소라기 보다는 툇마루에 조용히 앉아 잠시 햇볕 쬐며 사색하기 좋은 곳입니다. 우륵박물관이나 가얏고마을 갈 때 한번 들러보세요. ^^*


이 글이 올해 마지막 글이 되겠네요. 올해 제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더 많이 돌아다니고 또 보여드릴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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