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여행 #9 -베트남이 존경하는 호치민의 흔적들 '호찌민 콤플렉스'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지난 시간, 화려한 주석궁을 놔두고 홀로 나무 오두막에 살았던 호찌민의 소박한 집을 봤습니다. 베트남의 모든 지폐에는 단 한 사람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그가 죽은 지 60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지금도 국민들이 가장 존경해 마지않는, 그리고 주말이면 그의 묘는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노이에서 호치민의 흔적을 한 번에 찾아볼게요.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진 않아도 이 일대를 '호찌민 콤플렉스(Complex)'라고 부릅니다. 산책 삼아 천천히 걸어 내려가 볼까요?


시내버스에서 내려 조금 걸어 내려오니 박손기념비가 보입니다. 박손이란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위업을 남겼는진 알 수 없지만, 호치민 콤플렉스 끝에 있는 걸로 봐선 베트남 위인인가 보네요. 심지어 하노이 북동쪽엔 박손이란 지명도 있습니다.







하노이 서호 아래에 위치한 호찌민 콤플렉스는 호치민의 집 주변으로 주석궁, 주석관저 식물원(보타닉 기든), 묘, 박물관, 못곳사원, 바딘광장, 국회의사당 등이 모여 있습니다. 지도를 확인해보세요.







길을 가는데 어디서부턴지 베트남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있습니다.






줄을 따라가 보니 호치민 묘 앞까지 늘어서 있네요. 입장료는 없지만 오전 8시~11시까지 딱 세 시간만 일반에 공개하기 때문에 주말이면 그를 보려는 사람들로 늘 붐빕니다. 저도 오전 일찍부터 줄을 섰지만...







정각 오전 11시가 되면 문을 닫고 내일을 기약해야 합니다. 그리고 월요일과 금요일은 문을 닫고, 9월~12월은 시신 및 시설보수를 위해 휴관합니다.







새벽부터 몇 km 줄을 섰던 그의 묘 앞은, 경비병의 모습만 보입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경비병들 교대식을 하는데, 화려하진 않아도 절제된 모습이 볼만합니다. 호치민은 자신이 죽으면 화장해서 뼈를 뿌려달라고 했지만, 베트남 국민들은 그를 방부 처리해서 묘에 모셨습니다.







묘 앞은 바딘광장이 넓게 자리하고 있어요. 바딘광장은 1945년 일본이 패망하고 호찌민이 베트남 독립 선언서를 낭독했던 곳입니다. 절반은 잔디밭, 나머지는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네요. 차량은 들어올 수 없고 보행만 가능합니다.







잔디밭 끝에는 베트남 국회의사당이 있습니다. 잔디가 너무 관리가 잘되어 있어 혹여 밟으면 안 되나 싶었는데, 경비병이 들어가도 괜찮다고 말해주네요. 한국 같으면 도시락 까먹을 텐데, 더워서 원.... ㅎㅎㅎㅎ






그리고 국회의사당 뒤로는 탕롱황성이 있어요. 이곳은 7세기부터 베트남의 황제가 살던 곳인데, 베트남 남북전쟁 당시 호찌민의 북베트남군 사령부가 이곳에 있었습니다. D67이란 건물에는 지금도 당시 전쟁과 관련된 사진과 자료, 그리고 소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호찌민 박물관.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었는데,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물건과 베트남 전쟁에 관련된 전시물이 들어있습니다.







이곳은 195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고 호치민이 주석궁 대신 들어와 살았던 어느 전기공의 집입니다. 자신의 오두막을 짓기까지 이곳에서 4년을 살았고...







1958년부터는 그가 사망하던 1969년까지 전기공의 집 근처 오두막에서 홀로 지냈습니다. 베트남 초대 대통령의 사저 치고는 너무 소박해서 조금 놀라웠던 곳입니다.







오두막 옆으로는 호찌민이 좋아했다는 산책길 '망고숲길'도 있습니다.







프랑스 식민시절엔 총독이 살았던 이 건물이 주석궁입니다. 이런 집을 놔두고 나무 오두막에 살았다는 게 놀랍습니다.







그의 집을 따라 북쪽으로 쭈욱~ 올라가면 '주석관저 식물원'도 있는데요. 보통 하노이 보타닉가든이라고 부릅니다. 이곳도 한바퀴 산책하기 참 좋은 공원인데, 다음에 조금 자세히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주변으론 산책하기 참 좋은 길도 많습니다. 하노이 여행자들은 대부분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서 먹고 마시고 있습니다. 그게 잘 못되었다는 말씀은 아니고요. 베트남에서 호찌민을 빼고는 역사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이니, 그의 흔적을 한두 곳 정도는 찾아보시는 걸 개인적으론 추천합니다.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건축물들이 하노이엔 참 많은데, 지금은 비어 있는 곳도 정말 많이 있네요. 제가 임대하고 싶은 생각이 불끈~







복닥대는 여행자 거리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이곳은 정말 한가하고 울창하고 좋네요. 하노이에 몇 일을 묵으실 지는 모르겠지만, 짧게 머무시더라도 호치민의 집 정도만이라도 꼭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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