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 1년간 돌본 길고양이가 우리집에 새끼 일곱 마리를 출산했습니다.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작년부터 돌봐왔던 길고양이가 우리 집 뒷마당에 새끼 일곱 마리를 낳았습니다. 고양이는 보통 2-3마리를 낳고, 많아야 6마리로 알고 있는데 어찌 이리 많이 낳았을꼬? 젖도 6개 밖에 없는 게 욕심도 많구나! 아무튼 어미는 이번이 첫 출산은 아니고 제가 알기론 세 번째 출산인데, 그간 밥은 우리집에서 먹고 새끼는 다른 동네에 가서 낳더니만, 올해는 저에게 믿음이 생겼는지 우리 집 뒷마당에 덜컥 출산을 해버렸네요.

지난 몇 번의 출산에서 새끼들이 모두 죽었는지 누가 데려갔는진 몰라도 집으로 데려오지는 않더라고요. 제 생각으론 열악한 환경에서 출산해서 모두 죽었을 거라 추측하고 있는데, 이번엔 제대로 키워볼 심산인지 안전한 집 뒷마당에다 쑴풍 쑴풍 사고(?)를 쳤네요. 아무튼 이제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새끼 고양이들 구경해 볼까요~ ^^*



얘가 어미에요. 이름은 '네이년' 입니다. 고양이는 대략 2개월 가량의 임신기간을 거쳐 출산을 하는데요. 뭘 좋아할 지 몰라, 바닥에 방석, 모피 옷, 짚단, 이렇게 3가지 종류의 집을 준비해 뒀습니다. 그런데 방석에 놓을 거란 내 생각을 깨고 짚단 하우스에다 새끼를 놓더라고요.







아빠는.... 음..... 정확하진 않은데 동네에 수컷 고양이가 두 마리가 있는데.... 왼쪽 까만 색이 '뚱냥이', 그리고 오른쪽 노란 색이 '네이놈'이 있는데 확실히 누군진 모르겠어요. ㅎㅎㅎㅎ







그런데 제 생각으론 늘 붙어 다니는 노란색 '네이놈'이 아빠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합니다.







이건 네이놈의 작년 겨울 사진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지면 손가락을 깨물며 놀던 새끼 고양이었는데, 어느새 발정도 오고 어른이 되었습니다.







출산 전날, 그렇게 좋아하던 캔 간식도 안 먹고 산통이 와서 숨을 헐떡거리며 고통스러워하더니만, 아침에 나와보니 새끼 5마리를 낳았더라고요. 많이도 놨다며 구박하고 있는데, 조금 있다 나와보니 2마리를 더 낳아서 7마리가 되었어요. 색깔은 까만색 2마리, 노란색 3마리, 까망+노랑+하양 섞인 삼색이 2마리. 일곱 마리나 낳은 데다가 고양이가 가질 수 있는 거의 모든 색깔이 다 나와버려서 아비가 누군지 DNA 검사하기 전까진 친자 확인을 할 수가 없네요.






생후 일주일 된 일곱 마리 고양이들. 아직 눈은 못 떴는데 털도 뽀송뽀송해지고 어미 영양상태가 좋아 그런지 젖을 잘 빨아 배도 빵빵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집 속에 손을 쓱 집어 넣어 랜덤하게 한 놈을 꺼내봅니다. 보통 등에 까만색이나 노란색 줄무늬가 있고, 배가 완전히 하얀 놈은 대부분 수컷입니다. 방금 새끼 낳았을 때는 어미가 긴장해서 내가 다가가도 하악 거리더만, 일주일 정도 안정을 찾으니 이젠 새끼를 만져도 저에겐 하악대질 않네요.







지금 네 마리 길고양이가 먹어대는 사료와 간식만 해도 만만치 않은데, 앞으로 총 11 마리 사료를 어떻게 먹일까 고민이 큽니다만, 그래도 새 생명이 태어났으니 일단 축하를 해줘야겠죠? ^^*







이번엔 노란 아이. 얘도 아마 수컷일 확률이 높습니다. 아직 어려서 손바닥보다 작아요. 눈을 못 떴지만 냄새는 잘 맡는지라, 엄마 냄새가 아니면 간혹 작은 입으로 귀여운 하악질을 하기도 하네요. ㅎㅎㅎㅎ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얘네들 커가는 재미로 살 것 같네요. 눈 뜨고 뛰어다니고 커가는 과정을 가끔 블로그에서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그리고 11마리 고양이를 다 키울 수가 없으니 훗날 젖 띠고 나면, 오산, 화성 등 가까운 곳에 사시고, 끝까지 책임져줄 분께 분양도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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