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여행 #6 후에 - 싸고 고급진 프랑스음식 맛집 '레 자뎅 드 라 까람볼'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왕궁과 궁정박물관 둘러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날이 더워 그런지 생수는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르고, 급격하게 배가 고파오네요. 14일간의 베트남여행에서 에어컨이 있는 식당은 딱 두 곳을 만났었는데, 그 중 한 곳이 바로 왕궁 왼쪽에 있는 프랑스식당 '레 자뎅 드 라 까람불(Les Jardins de la Carambole)' 입니다. 이 식당은 프랑스 남자 쉐프와 베트남 여자 쉐프가 만나 함께 차린 식당인데요. 베트남에선 거의 최고급 식당이라고 보셔도 될 정도에요. 음식도 분위기도 아주 좋은 곳인데 가격은 한국에 비하면 돼지국밥 정도의 가격이니 정말 기특한 곳이죠.



이전 글에서 말씀 드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씨클로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식당이 있어 25,000동(1,250원)에 가기로 하고 했지만, 식당 앞에 도착하니 얼굴 싹 바꾸고 50만동(25,000원)을 달라고 그러더라고요. "넌 나와 25,000동에 약속했다."라고 말하며 그 돈만 주니 돈을 땅바닥에 패대기 칩니다. 바닥에 떨어진 돈에 침을 뱉어주고 그냥 갈까 생각하다가, 그냥 비웃음 한번만 날려주고, 여차하면 넌 오늘 내손에 죽는다라는 눈빛을 보내고 내 갈길을 가니 그냥 돈을 주워 가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씨클로는 웬만큼 정신무장 되지 않은 분은 피하시는 게 상책입니다.







어쨌든 우중충한 분위기를 안고 도착한 프랑스 식당 '레 자뎅 드 라 까람볼'. 이름이 너무 길다. 저게 프랑스 까람볼의 정원이란 뜻인가요? 아무튼...







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왕궁 정문에서 남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골목에 위치에 있습니다.







프랑스 식당이라 그런지 프랑스 손님들이 조금씩 보입니다. 베트남이 예전에 프랑스 식민지여서 그런지 도시에는 프랑스풍 건물을 자주 만날 수 있고, 프랑스 여행자가 생각보다 많아요. 참고로 이곳은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후에의 음식점 205곳 중에서 7위를 차지했어요.







이게 얼마만에 만나보는 에어컨 바람입니까. 창문이 닫혀 있는 식당 정말 사랑합니다. ㅎㅎㅎ 예쁜 꽃 앞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는 것도 참 행복하네요.







한국에선 비싸서 못 먹는 소고기! 여기서 함 묵어 봐야겠죠? 이 페이지에선 '리옹 스타일 소고기(Lyon Style Beef)' 하나 주문합니다. 가격은 18만동이니 한국 돈으로 9천원이네요. 베트남에서 먹은 단품 요리로 이게 가장 비싼 음식이었어요. 한국에선 이정도 요리면 5만원은 하겠네요.







새우도 한접시 먹어야 겠어요! 여기선 '카라멜 쉬림프(Caramelised Shrimps)'를 주문합니다. 가격은 15만동이니 한국돈으로 7,500원이네요. 베트남에선 아주 비싼 음식값이지만 여기가 아니면 언제 이런 호사를 부려보겠습니까!







생수도 역시 조금 비싸네요. 23,000동(1,150원)입니다. 보통의 식당에서는 생수를 1만동(500원)에 팔죠. 참고로 마트에서는 4~5천동(200~250원) 정도 합니다. 그래도 시원하니 용서가 됩니다!






주문을 하니 식전빵이 먼저 나오네요. 버터를 따끈하게 데워서 가져다 주는데 빵에 발라 먹으니 입에서 녹네요. 프랑스 영향이 있는지 베트남의 빵은 굉장히 맛있습니다.







이게 리옹 스타일 스테이크 인가요! 고기는 먹기 좋도록 다 잘라 나오고 감자튀김과 약간의 야채도 곁들였네요. 베트남 음식이 양이 많은 경우는 잘 없는데 양도 적당히 많고 냄새도 아주 좋아요~ ^^*







소고기에는 후추와 소금으로 최소한 간을 했는데, 고기 맛이 아주아주 좋아요. 굽기는 웰던 정도로 구워 나옵니다. 그런데 감자튀김은 냉동감자 맛이 나는게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네요. 고기는 참 맛납니다~







처음 보자마자 조금 허접한 모습에 실망했던 카라멜 쉬림프. 새우 14마리에 소스 좀 붓고 맨밥을 주다니! 먹어보기 전엔 그랬다고요 ㅎㅎㅎ







그런데 새우를 하나 먹어보니 이게 묘한 매력이 있네요. 약간 쿰쿰한 냄새가 나는 젓갈(?)같은 피쉬 소스를 사용한 것 같은데, 달콤한 카라멜과 간장, 그리고 생선소스의 맛이 잘 어우러져서 맨밥과 먹기에 딱 좋은 반찬이에요. 맨밥을 준 이유가 다 있었네요. 이건 냄새에 아주 민감한 사람들은 조금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데, 입에서 느끼는 맛은 아주 좋네요.







그렇게 밥을 다 먹고 나서 후식이 있냐고 물어보니 별도로 주는 건 없나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정도 고급 레스토랑엔 후식이 있는데 말이죠! 그럼 시켜야죠. 어떡하겠습니까? ㅎㅎㅎ 전 아메리카노를 한잔 주문합니다. 베트남에서 '아메리카노'란 한국처럼 에스프레소에 물탄 그런 건 아니에요. 아메리카노 달라 그러면 에스프레소 듀피오 같은 양의 커피 한잔을 줍니다. ICE로 달라고 그러면 얼음만 따로 주더라고요. 스타벅스 같은 프렌차이즈 카페가 아니면 전부 이런 식이더라고요. 이곳 커피 값은 48,000동(2,400원)입니다.







얼음을 넣으니 이제 제가 원하는 커피가 되었네요. 여긴 커피맛이 좋네요. 그런데 조금 비싼 커피점 가면 전부 여기랑 똑같은 로고가 달린 컵을 쓰더라고요. Cafes Folliet 이게 베트남 커피 브랜드인가요? 아무튼 이 잔을 여러 곳에서 본 것 같네요. 전 베트남이 커피 산지라 저렴하고 맛도 좋다 그래서 굉장히 기대를 했는데, 블랙커피 찾기가 너무 힘들어요. 대부분의 식당이나 카페에서 주는 커피는 색깔만 블랙이지 설탕이 다 들어 있어요. 설탕 없는 커피를 원한다면 가게 입구에서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는지 꼭 확인하고 들어가세요. 없다면 100% 완전 달다구리~한 커피가 '블랙커피'의 이름을 달고 나올 겁니다.







후식으로 뭔가 씹을 것도 들어가야겠죠? 이건 레몬 타르트인데 신맛이 강렬하네요. 후식으로 먹기엔 크기가 좀 큰 것 같긴 하지만 새콤달콤한 것 좋아라하는 여자들은 참 좋아할 맛입니다. 가격은 65,000동(3,250원)입니다. 레 다뎅 드 라 까람볼은 음식이 베트남 스럽진 않고 외국인에게도 정당한 간에 적절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네요. 베트남 현지인 식당의 음식은 대부분 간이 짜고 조미료가 많이 들어 있어 먹고 나면 다음날 얼굴이 팅팅 붓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그렇지 않아 참 좋습니다. 에어컨도 나오고 분위기도 좋~고 말입니다. 후에 여행 오셨다면 한번 쯤 들러 먹어볼만한 괜찮은 식당이었어요.


 음식가격


+ 물 : 23,000동(1,150원)

+ 아메리카노 : 48,000동(2,400원)

+ 레몬 타르트 : 65,000동(3,250원)

+ 카라멜 쉬림프 : 150,000동(7,500원)

+ 레옹 스타일 비프 : 18만동(9,000원)



7편 '티엔무 사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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