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여행 #4 후에 - 이것만 알면 문제 없다! 버스, 택시 그리고 씨클로 탈 때 주의할 점.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베트남은 외국인이 여행하기에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에 속합니다. 실제 제가 다른 나라에서 슬리핑버스나 택시, 보트 등을 이용할 때 수도 없이 당황스런 일들을 많이 당했었는데, 베트남에서는 그 빈도가 비교적 적은 나라였어요. 하지만 베트남에서 외국인들이 버스나 택시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주의할 점이 몇 가지가 있어요. 그것만 알고 가면 여행하는 동안 얼굴 붉히거나 사기 당하는 일은 없으니 미리 큰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1. 시내버스



먼저, 베트남의 버스 시스템은 우리나라 1980년대 버스 안내양이 있던 시절과 똑같습니다. 버스를 타면 요금을 받는 사람이 직접 돈을 받고 버스표를 내주는데요. 일반 시내버스의 경우는 버스 요금이 5천동(250원)~7천동(350원) 정도로 요금이 저렴하고요, 만약 여행용 캐리어 같은 큰 짐이 있다면 추가요금 5천동(250원)을 더 받습니다. 하지만 여행 중에 1천동(50원)짜리 지폐가 그렇게 많이 생기지 않는데요, 이럴 때 외국인들은 대부분 1만동(500원)~5만동(2,500원)짜리 지폐를 내게 되는데, 이럴 경우 십중팔구는 잔돈과 차표를 주지 않고 돈을 다 먹어 버립니다. 차표는 버스요금을 모르게 하기 위해서 주지 않는 거고요, 아무리 말을 해도 모른척 바쁜척 하고 끝까지 잔돈을 주지 않아요. 


2만동을 줬다고 치더라도 한국 돈으로 1천원 밖에 하지않기 때문에 보통은 그냥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걸 그들도 알기 때문에 교묘하게 이용하는 거에요. 하지만 우리에겐 적은 돈이지만 그들에겐 안받아도 그만인 작은 돈이 아니에요. 그리고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내 돈을 갈취하는 걸 그냥 보고만 있기엔 정말 기분이 좋지 않죠.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잔돈을 준비해서 주는 방법 말곤 없습니다. 가끔 외국인임을 알아채고 버스비 5천동(250원)인데도 5만동(2,500원)이라고 박박 우기는 사람도 있어요. 이럴 경우 5천동만 주고 똑같이 모른척 눈만 껌뻑거리고 있으면 알아서 포기합니다. 그리고 버스요금이 얼만지 밖에 적어둔 버스가 있는 반면 없는 버스도 있는데요, 이럴 경우에는 그냥 1만동(500원)을 내고 잔돈 안받겠다고 각오하고 타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6번 버스는 나짱의 뽀나가르첨탑에서 롱선사 방면으로 갈 때 탔었던 시내버스인데, 베트남에서 14일 동안 주구장창 버스를 탔지만 거스름돈과 버스표를 내어주는 경우는 이 버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스무 살도 안돼 보이는 어린 여자 아이가 버스요금을 받았었는데, 이런 경우도 있긴 하네요. 버스표 위에 보이는 하얀 옷에 머리 뒤로 묶은 여자 아이가 버스 차장이었어요. 정말 별것도 아닌데 베트남에서 버스표를 받아 드니 '드디어 받았다!'란 생각에 성취감마저 느껴지네요. ㅎㅎㅎ





2. 공항과 시내를 오가는 셔틀버스




공항과 시내를 오가는 셔틀버스는 요금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어요. 버스표를 제깍제깍 주며 잔돈도 칼같이 거슬러 줍니다. 하지만 요금이 2만동(1,000원)~5만동(2,500원)으로 비쌉니다. 호치민 공항에서 시내로 나갈 때는 노란버스 2만동이었고, 후에 푸바이 공항에서 시내로 나갈 때 탄 미니버스는 5만동이었습니다. 그리고 큰 짐을 가지고 타도 별도의 추가요금이 없다는 장점도 있지요.






3. 시외버스




베트남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시외로 나가는 버스를 타야할 경우도 있어요. 저의 경우는 호이안(Hoi An)에서 다낭의 마블마운틴을 가기 위해서 시외버스를 이용했는데요. 시외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와 별반 다를 것은 없지만, 터미널까지 가지 않더라고 길거리에서 손을 흔들면 버스를 세워주는 장점도 있더라고요. 호이안에서 다낭까지 가는 버스요금은 18,000동(900원)입니다. 잔돈이 없어 두 명 요금이 36,000동이니 50,000동(2,500원)짜리를 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절대 잔돈을 주지 않고 불러도 저기 버스 앞에 쪼그려 앉아 못들은 척을 합니다. 버스티켓과 거스름돈을 달라고 하면 주는 착한(?) 사람도 간혹 있습니다. 잔돈을 필히 준비하세요.






4. 슬리핑버스(Sleeping Bus)




베트남은 고속도로 사정이 한국과는 완전히 달라 서울에서 대전까지 정도의 가까운 거리도 버스로는 5시간 정도 가야해요. 조금 먼 거리는 12시간 걸리는건 다반사죠. 그래서 신투어리스트, 풍짱, 한카페 등 슬리핑버스를 운행하는 회사들이 참 많습니다. 이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크게 신경쓸 게 없습니다. 가끔 터미널에 버스를 세워주고 작은 봉고차에 옮겨 타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골목으로 큰 버스가 들어갈 수 없어 발생하는 일이니 당황하지 말고 봉고차로 갈아타면 목적지까지 데리고 가 줍니다. 신투어리스트도 그랬고 풍짱 버스도 작은 승합차로 갈아타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신투어리스트는 버스가 자주 있지 않는 단점이 있는데요. 급하게 바로 가야할 일이 있다면 풍짱 같은 버스는 1시간에 한번 꼴로 시외로 나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5. 택시



베트남은 비교적 택시가 정직한 편이에요. 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택시 때문에 개고생한 적 정말 많았는데, 베트남에선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가끔 아주 가까운 거리를 완전 빙빙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고, 요금이 5만동(2,500원)인데 50만동(25,000원)이라고 박박 우기는 인간들도 종종 있더라고요. 이런 상황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딱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비나선(Vinasun)'이나 '마일린(Mailinh)'만 타면 된다는 것!


택시 기본요금과 거리요금은 도시마다 다른데 보통 5,500동(280원)~13,000동(650원)부터 시작을 하고, 300미터~1km마다 요금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경차, 세단, RV차량에 따라 요금이 조금씩 비싸지는데요, 그래봐야 1.000동(50원)차이밖에 안나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보이는 대로 잡아 타셔도 됩니다. 그리고 베트남엔 택시가 순서대로 서 있어도 타고 싶은 차 아무거나 올라타시면 되요. 우리나라는 무조건 앞에서부터 타야하는데 베트남은 그런 건 없으니 맘에 드는 차 아무거나 골라타세요!







비나선 택시의 모습 잘 기억하세요. 하얀색에 아래 두 줄의 띄가 있습니다. 이 택시는 수십 번을 탔지만 한번도 둘러가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없었어요. 가끔 줄 색깔만 뒤바뀐 짝퉁 비나선이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그런 것 탔다가는 바가지 쓸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 택시도 정말 마음에 들었던 마일린 택시에요. 녹색에 옆에 붙은 마크 꼭 기억하세요. 가끔 하얀색 차에 MAILNH 마크 달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짝퉁이 아니니 믿고 타셔도 됩니다. 마일린과 비나선, 이 두 택시는 정말 맘 푹 놓고 타셔도 사기 치는 경우는 없답니다.







그리고 나짱에만 있었던 쿽테(Quoc Te) 택시. 이건 다른 도시에선 본 적이 없어요. 나짱에서 두세 번 정도 탔는데 이것도 돌아가거나 그러진 않더라고요. 많이 타보질 않아 확실히 안전하단 말은 못드리겠네요. 나짱에도 마일린과 비나선 택시가 많으니 웬만하면 그걸로 이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웬만해선 타지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택시 방(VANG). 얘는 후에 티엔무사원에서 체리시호텔까지 올 때 탔던 택시인데, 정말 말도 못하게 빙빙 둘러가서 요금을 딱 3배가 나오도록 만들더라고요. 갈 때는 마일린 녹색택시를 타서 정확한 요금을 알고 있었거든요. 운전자를 잘 못 만났나 싶어, 다음에도 한번 더 이용해봤는데, 그놈도 똑같이 빙빙 둘러 가버립니다. 택시가 길을 제대로 가고 있나 확인하시려면 구글맵에서 네비게이션 기능을 켜 보시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비나선이나 마일린은 구글 네비게이션과 똑같이 최단 거리로 달려갑니다.






6. 씨클로



씨클로. 이건 정말 말이 안나오네요. 물론 그러지 않는 정직한 씨클로 기사들도 참 많습니다만, 여행자가 그런 사람을 구별해낼리가 만무하잖아요? 웬만하면 타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미리 요금을 협의하고 혹시나 못 알아듣나 싶어, 스마트폰 계산기로 금액을 찍어 보여줘도, 목적지에 도달아면 20배 뻥튀기해서 돈을 더달라고 쌩때 쓰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위 씨클로 기사는 25,000동(1,250원)에 300미터 정도 앞에 있는 식당까지만 갔었는데, 도착하고 나니 얼굴 싹 변하더니만 50만동(25,000원)을 달라고 그럽니다. 아니 사기도 적당히 쳐야지 20배의 요금을 달라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조금 가소롭기도 해서 원래 약속했던 25,000동(1,250원)만 씨클로에 놓아두고 가려니 땅바닥에 돈을 던지고 50만동을 달랍니다. 오늘 여차하면 베트남에서 사고한번 친다는 생각으로 코웃음 한번 날려주고 내 갈길을 가니 돈을 주워서 그냥 가더라고요. 웬만큼 정신무장 되지 않은 사람들은 씨클로는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7. 요금 스트레스 받는 게 싫다면 그냥 '오토바이'를 빌리세요.



바가지 요금, 빙 둘러가는 바람에 시간과 돈을 다 버리는 스트레스를 안받으시려면, 그냥 오토바이를 빌리세요. 오토바이 렌탈 요금은 24시간에 15만동(7,500원)으로 저렴한데다, 기름값도 750원/리터 싸서 부담 없습니다. 기름 5리터 넣고 하루만에 110km를 달렸는데도 기름이 남더라고요. 오토바이 빌리는 자세한 방법은 다음에 자세하게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여행팁


- 1천동 ~ 5천동짜리 지폐가 생기면 쓰지말고 버스를 위해 어느 정도는 모아두세요.

- 택시는 믿을 만한 비나선(VINASUN)이나 마일린(MAILINH)을 이용하세요.

- 관광지에서 씨클로는 험한 꼴 볼 확률이 매우 높으니 이용을 자제하세요.



5편 '후에 왕궁 둘러보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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