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여행 #1 호치민 - 도착 그리고 환전 & 현지 유심칩 구매하기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베트남, 참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엇그제 14일간의 베트남여행 일정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이번 여행은 비행기표만 끊고 나머지 일정은 모두 현지에서 대중교통이나 오토바이를 임대해서 돌아 다니거나, 생으로 걸어서 다니기로 마음 먹고 갔어요. 전 영어도 띄엄띄엄하고, 베트남어는 '안녕하세요'란 말도 모른체 무작정 베트남으로 떠났습니다. 국내 여행사를 통해서 패키지여행을 떠나면 편리하긴 하지만, 별로 가고 싶지 않은 투어도 현지 가격보다 훨씬 비싼 돈을 주고 가야하고, 쇼핑하는 곳에 꼭 데리고 가서 금쪽같은 여행시간을 낭비하게 하기 때문이죠. 태어나서 패키지여행을 딱 한번 떠나봤었는데, 제 성격에는 잘 안맞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여행 컨셉은 '약간은 호사스런 배낭여행'으로 잡았습니다. 그럭저럭 불편하지 않은 괜찮은 호텔에 자고, 맛있는 음식 먹고 다니는 '궁핍하지 않은' 배낭여행이라 보시면 되겠어요. 중년의 나이에 게스트하우스 자며 하루 5달러로 보내는 건 이제 힘들어서 못하겠더라고요.

 

물론 베트남은 물가가 워낙에 저렴해서 하루 5달러로 충분히 삼시세끼 꼬박꼬박 먹으며 여행할 수 있는 나라이긴 합니다. 앞으로 60~70편의 베트남여행기가 올라갈 예정인데요. 영어가 띄엄띄엄하지만 자유여행을 하고 싶고, 패키지여행 질색하시는 분들에게 여행코스 짜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 현지 대중교통 이용하는 법이나 각종 투어 예약하는 방법까지 조금 자세하게 글을 올려 볼게요. 모든 글은 제가 여행한 시간순서대로 그대로 올릴 예정인데요. 각 도시별로 여행계획 짜실데 도움이 되고자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이번 베트남여행 코스는 호치민에 도착해서 시내 잠시 둘러보고, 그날 바로 비행기로 후에(HUE)로 이동해서 3박을 보내고, 후에에서부터는 도시간 이동을 슬리핑버스를 이용했는데 호이안(Hoi An)에서 3박, 나짱(Nha Trang)에서 3박, 판티엣(Phan Thiet)의 무이네(Mui Ne)에서 2박을 하고, 다시 호치민으로 돌아와 2박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는 베트남 중남부를 둘러보는 13박 14일 일정입니다. 나머지 하노이를 포함한 중북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꼭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흥미진진했던 베트남 배낭여행기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

 

 

드디어 출발입니다! 혹시나 차가 밀릴까 조금 일찍 출발했더니 할 일이 없어 인천공항 아시아나 라운지에 올라왔어요. 여기를 이용하려면 신용카드를 마스터 플래티넘(Master Platinum)으로 만들면 공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카드를 만들면 연회비는 1명만 내고 카드 갯수에 맞게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좋네요. 비행기를 아시아나나 대한한공을 이용하면 일찍 도착해서 탑승수속이 시작되지 않아도 키오스크 같은 단말기에서 무인탑승수속을 할 수 있고, 화물도 무인으로 미리 붙일 수 있어 참 편리합니다. 무인탑승수속과 화물수속은 한국에서만 된다는 거~

 

 

 

 

 

 

 

아시아나 라운지, 그다지 먹을 게 많진 않아도 그럭저럭 새벽 일찍 나오느라 제대로 밥 못 챙겨먹은 분들에겐 꿀맛같은 아침식사를 제공합니다. 별로 살 것도 없는 면세점 두리번 거리느니 여기서 인터넷 하면서 시간 보내는 게 더 좋네요. 음식도 맘껏 먹을 수도 있고요!

 

 

 

 

 

 

드디어 호치민으로 출발~ 아침 7시 50분 비행기라 새벽 4시에 집에서 나왔더니 도착도 하기전에 벌써 피곤하네요. 아참 비행기표를 조금 일찍 구매하면 조금 싸게 구매할 수 있어요. 스카이스캐너 등 항공권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최소 6주 전에 예매하고 취소 불가능한 걸로 사면 조금 싸게 살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딱히 맛은 없지만 비행기 기내식이 주는 매력이 또 있죠. 울렁거리는 비행기에서 뭔가 불안불안하게 먹는 그 맛! 여행을 설레가 합니다. 한국인인 걸 알고 고추장을 하나 주시던데, 저걸 안먹고 그냥 놔두고 내린 게 후회가 되더라고요. 베트남 음식이 대부분 짠 음식이 많은데, 그래도 가끔 고추장이 땡기는 건 어쩔 수가 없나봐요. 비행기 타면 저거 몇 개씩 받아서 꼭 가지고 내리세요. 여행기간이 열흘을 넘어가면 빵에라도 발라먹고 싶을 정도로 나중에 그리울 겁니다.

 

 

 

 

 

 

인천에서 호치민까지는 비행시간이 5시간이 채 안걸리는 정도인데요. 시차가 베트남이 2시간 느립니다. 즉, 베트남에 도착하면 2시간을 번 다는 것~

 

 

 

 

 

 

 

맥주 한잔 마시고 잠깐 잠이 들었는데, 그새 호치민에 도착했네요. 근데 옛날엔 안그랬는데 요샌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왜케 불안하죠? 나만 그런가요?

 

 

 

 

 

 

호치민에서 후에(HUE)까지 차로 가려면 차 타는 시간만 27시간이 넘게 걸리고, 바로 가는 버스가 없고 호치민 → 나짱 → 호이안 → 후에 이런 경로로 버스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다음 버스 기다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실제 걸리는 시간은 48시간 정도 걸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후에까지는 일단 베트남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고, 후에에서부터 호이안, 나짱, 판티엣(무이네), 그리고 다시 호치민까지만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호치민 왔으니 짐을 맡기고 다음 비행기 시간까지 도시를 좀 둘러봐야겠죠? 호치민 공항에는 짐을 맡아주는 곳이 있는데, 공항청사를 바라보고 제일 왼쪽에 위치해 있어요. 위 사진의 버거킹이 보이는 오른쪽 파란 간판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짐 맡기는 곳이 있습니다. 아참, 짐을 맡기려면 베트남 돈이 필요한데요, 큰 돈은 시내에 나가서 환전하기로 하고, 공항에선 20달러 정도만 환전해서 당장 필요한 짐맡기고 유심칩 사고, 버스비로 사용할 돈만 환전하세요.

 

 

 

 

 

 

입구로 들어가면 왼편에 Locker Room 이라고 보이는 이곳에서 짐을 안전하게 맡아 줍니다.

 

 

 

 

 

 

물론 비용이 드는데요. 한 시간에 25,300동(1,270원) 정도네요. 베트남 물가로는 저렴한 가격이 아니지만, 짐을 다 짊어지고 다닐 수는 없으니 일단 몇 시간만 안전하게 맡기고 시내에서 밥도 먹고 환전도 하고, 유심칩도 구매해야겠네요. 영어가 안되시면 '8 pm' 이런 식으로 돌아오는 시간만 말해주면 알아서 영수증을 출력해 줍니다. 요금은 선불입니다. 그리고 짐은 밤 10시까지만 맡길 수 있는데, 그 시간이 넘어가면 다음 날 찾아야 하니 참고하세요.

 

 

 

 

 

 

그리고 베트남은 선불 유심칩이 워낙에 저렴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구지 비싼 돈 주고 로밍을 안해가셔도 됩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로컬 전화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고, 만약 꼭 필요하면 한국 유심을 끼워 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전용 유심칩을 구매하시면 되요. 제가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에서 유심칩을 구매하려고 베트남에서 10곳 이상의 유심칩 파는 곳을 돌아 봤는데, 대부분 가격이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호치민 공항엣 14만동(7,000원) 주고 3기가짜리 유심을 하나 샀습니다. 1달 동안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를 다 소진하더라도 낮은 속도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도보고 인터넷 하는데는 아무런 문제없이 괜찮더라고요. 짧은 여행일정이라면 위 표에는 없지만 1G짜리도 10만동(5,000원)에 팔기 때문에 그걸 사용하셔도 됩니다. 물론 1G짜리도 데이터 소진하면 낮은 속도로 한달간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통신사를 모비폰(Mobifone)을 선택했어요. 3~4개 통신사가 있는데, 일부 통신사는 시골이나 사막 같은 곳에 가면 인터넷이 안되는 경우도 있고, 30일이 되기 전에 유효기간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대형 통신사를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근데 베트남은 아직 LTE가 안되요. 3G로만 접속할 수 있는데 그냥 인터넷 검색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네요. 생각보다 빠릅니다. (2019년 2월 내용추가) 현재는 4G LTE 접속 됩니다.

 

 

 

 

 

 

공항에서 호치민 여행자거리까지 가려면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택시비는 대략 통행료 포함해서 12만동(6,000원)이 나오기 때문에 저렴한 버스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위 152번 녹색 버스는 요금이 5,000동(250원)인데 빙빙 둘러가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별로에요. 그리고 일반 시내버스는 요금을 내면 잔돈을 잘 거슬러주지 않기 때문에 만약 타시려면 꼭 잔돈을 준비해서 줘야 합니다. 다 그렇진 않습니다만, 특히 외국인에게는 잔돈을 내주지 않고 그냥 날로 먹으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베트남에서 버스를 수십 번을 탔는데, 딱 한번 잔돈을 받았네요. 잔돈 해봐야 몇 백 원이기 때문에 안받아도 그만이지만, 괘씸한 마음에 여행기분 망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하게 한번 말씀드리기로 하고요...

 

 

 

 

 

 

여행자거리까지는 위 사진의 109번 노란 버스를 타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아요. 공항에서 노란 버스는 109번 하나 밖에 없습니다. 이 버스는 요금이 2만동(1,000원)원으로 현지 물가로 따지면 굉장히 비싼 버스요금이지만 바가지 씌우지 않고 여행자 거리까지 시원한 에어컨 맞으며 갈 수 있어 좋습니다.

 

 

 

 

 

 

109번 버스 모습. 어디서 많이 봤죠? 맞습니다. 한국에서 수출한 버스에요.

 

 

 

 

 

 

베트남 버스는 한국의 옛날 처럼 버스 차장이 돈을 받으러 오고 잔돈과 영수증을 내주는 시스템이에요.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버스라 이 버스는 바가지를 씌우지 않고 따박따박 잔돈도 내주고 영수증도 주네요.

 

 

 

 

 

 

이런 거리를 20여분 달려서...

 

 

 

 

 

 

위 모습이 보이는 로터리를 만나면 내리시면 됩니다. 시계첨탑이 있는 저 곳은 벤탄시장(chợ Bến Thành)이라는 곳인데, 차장에게 '벤탄마켓'이나 'Traveler's street(여행자거리)'라고 말하면 내릴 때 되면 알려줍니다. 참고로 베트남 말로 '쩌(chợ)'가 붙으면 시장이란 뜻입니다.

 

 

 

 

 

 

혹시라도 내릴 곳이 어딘지 헤깔리실 필요가 없는데, 이런 터미널로 쑥 들어가 차를 세워주기 때문에 알아보기도 쉬워요. 다시 공항으로 돌아갈 때도 이곳에서 탑니다. 정확한 타는 곳은 밥 먹고 돌아갈 때 다시 보여드릴게요.

 

 

 

 

 

 

이제 환전을 해야겠죠? 돈은 한국 돈 보다는 한국에서 달러를 사가지고 오는 게 더 유리합니다. 베트남에서 환전은 공항이나 은행, 여행자 환전센터 같은 곳에서 할 수도 있지만, 금방에서 하는 게 더 유리합니다. 위 사진의 하탐(Ha Tam)도 금은방인데, 여행자에게 좋은 가격에 환전해주기로 유명해요. 금은방도 여러 도시에서 환전을 해 본 결과 호치민에서 하는 게 좀 더 좋은 가격에 달러를 매입하더라고요. 이곳에서는 1달러에 22,290동을 쳐주네요. 이날 호치민 공항에서는 22,280동 했었고, 은행 환전소에서는 21,100동 정도 쳐주더군요. 어차피 환전하지 않으면 달러도 들고 다녀야하는 건 마찬가지니 필요한 경비는 이곳에서 왕창 환전하시는 게 조금 유리합니다. 참고로 베트남 말로 방(Vàng)은 금이란 뜻이고, 여권을 꼭 들고 가셔야 합니다.

 

 

 

 

 


위 구글지도를 보고 위치를 확인하세요. 로터리 아래 호치민 버스 센터가 차를 내린 곳이고, 로터리를 지나 벤탄시장 옆으로 가면 Dntn Vang Ha Tam 이란 하얀 배경에 빨간색 글자가 있는 간판이 보일 겁니다.

 

 

 

 

 

 

하탐에서 여행자의 마음을 알고 큰 돈부터 작은 돈까지 골고루 섞어서 환전을 해주더라고요. 참 기특하네요. 베트남의 돈은 한국돈 보다 대락 20배 액면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돈 1,000원은 베트남돈 20,000동 정도 합니다. 반대로 베트남 돈 20만동은 1/20하면 1만원의 한국돈 가치를 가집니다. 그런데 액면가를 막론하고 돈에 그려진 그림이 다 똑같은 사람이네요. 저 사람이 베트남의 초대 대통령인 '호치민' 입니다.

 

 

 

 

 

 

베트남에서 수많은 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500동의 존재는 여행 마지막에 알았어요. 대형마트인 꿉마트(Co.op Mart)에 가니 잔돈으로 500동 짜리를 주네요! 한국돈으로 25원 정돕니다. 그리고 베트남엔 동전이 없어요. 전부 지폐만 있으니 지갑도 지폐만 꽂을 수 있는 클립 같은걸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여행 팁

 

- 항공권은 스카이스캐너 등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최소 6주 전에 예매하면 저렴합니다.

- 상점은 신용카드 안되는 곳이 대부분이니 현금을 준비하세요.

- 버스는 잔돈을 잘 안주니 미리 잔돈을 미리 준비하세요.

- 환전은 호치민 금은방이 가장 가격이 좋습니다.

 

※ 사진 : 니콘 D750, 소니 RX100MK3

 

2편 '후에로 이동 그리고 체리시호텔 숙박'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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