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노을을 보며 걷는 태안해변길 5코스 노을길 | 안면도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언제부턴가 걷는 게 여행의 주목적인 사람이 많이 생겼습니다. 제주엔 올레길, 북한산엔 둘레길, 지리산엔 숲길이 있고 태안에는 해변길이 있습니다. 태안해변길은 굽이굽이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과 해안생태계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길인데, 총 구간이 100km에 달하는 긴 해변길입니다.

1코스 바리길은 학암포~신두리까지 12km, 2코스 소원길은 신두리~만리포에 이르는 22km 구간이며, 3코스 파도길은 만리포~파도리까지 13km, 4코스 솔모랫길은 몽산포~드르니항까지 13km, 5코스 노을길은 백사장항~꽃지해변까지 12km, 6코스 샛별길은 꽃지해변~바람아래까지 14km, 7코스 바람길은 바람아래~영목항까지 15km 구간입니다. 각 코스마다 특유의 매력이 있는 멋진 해변길길인데요, 8코스인 천사길은 정식 코스에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애인과 노약자, 그리고 어린이나 임산부도 쉽게 걸을 수 있도록 1004m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오늘 걸어볼 5코스 노을길은 가장 인기 있는 길입니다. 백사장항에서 출발해서 삼봉해변, 기지포, 안면, 두여해변을 지나 두에기, 방포항, 꽃지해변까지 이어지는 해안선에 바짝 붙어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총 12km의 구간인데 3시간 40분 가량 소요됩니다. 특히 해질 무렵 이 길을 걸으면 떨어지는 일몰을 바라보며 멋진 해변길을 보시게 될 거에요.

 

 

 

 

 

 

삼봉해변에서 출발하면 멋진 소나무숲길을 먼저 만납니다. 해변에 자란 소나무를 해송(곰솔)이라 부르죠. 제가 찾은 날은 월요일 오전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이 한 사람도 안보이네요. 호젓하게 걷는 노을길 정말 마음에 듭니다. 주말 북한산 등반 같은 그런 분위기 안 좋아하는 사람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

 

 

 

 

 

 

 

 

 

 

 

해변길은 길이 단조롭지 않고 다양하게 있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데크로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는가 하면, 모래사구를 걷기도 하고, 흙 길을 걷기도 하네요. 해변으로 걷다가도 어느새 소나무 숲 사이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길가다 만난 귀여운 도마뱀(공식 명칭은 줄장지뱀). 해안 사구 주변에는 도마뱀들이 조금씩 서식하는데, 길 가다 보면 종종 만나게 될 거에요. 재빠르게 도망가지 않아 잡으면 금방 손에 잡히는데, 정말 귀엽습니다. 물진 않아요~

 

 

 

 

 

 

조금 걷다 힘들어 벤치에 쉬려고 하는데, 누군가 솔방울 한 무더기를 벤치 가운데 주어 놨네요. 근데 저 솔방울이 소나무 씨라는 거 아세요? 저거 아무데나 던져 놓으면 소나무 싹이 올라옵니다. 신기하게도! 근데 아주 천천히 자라서 답답하다는 거~

 

 

 

 

 

 

소나무 숲길이 제법 길게 있네요. 모든 구간에는 길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금 위 사진의 길에도 오른쪽으로는 해변을 따라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포장된 길과 모랫길이 함께 나오기도 하는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배려한 모습이 돋보이네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니 수국이 지고 있네요. 아직 붉은 기운이 남아 있어 그래도 예쁩니다. 이곳이 여름엔 정말 아름다운 길이었겠죠?

 

 

 

 

 

 

 

 

 

 

 

전 수많은 여행을 다니며 많은 길을 걸어봤습니다만, 이렇게 바다풍경에 특화되어 있는 길은 잘 없었던 것 같습니다. 12km 걷는 내내 바다를 감상할 수 있고, 테크길이 지루해질 즈음 해변으로 내려가 모래를 밟으며 갈매기를 따라 바다를 걸어볼 수도 있어요. 참 멋진 경험입니다.

 

 

 

 

 

 

내가 걸어가던 소나무 숲이 저렇게 생겼군요. 해변 처음부터 끝까지 소나무 숲이에요. 카메라로 담으니 전체를 담을 수 없는 게 아쉽군요.

 

 

 

 

 

바다는 여름도 물론 좋지만, 전 사람 없는 바다가 훨씬 더 감격스럽습니다. 들리는 소리라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갈매기 소리밖에 안 들리네요. 그리고 물가로 바짝 붙어 걸으면 모래가 푹푹 꺼지지 않아 걷기도 좋고요 ^^*

 

 

 

 

 

 

여기가 삼봉해변이에요. 이름이 이렇게 지어진 이유는 사진에 보시면 바다로 고개를 내민 언덕의 봉우리가 3개라서 ‘삼봉’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지명이나 사물의 이름에 그 특징을 넣어 만든 이름이 참 정답습니다. ‘붉은 오름’, ‘검은 모래 해변’ 정답죠?

 

 

 

 

 

 

누군가 바닷가에서 고백을 했나 봅니다. 바닥에 조개껍데기로 하트를 만들어 놨네요. 바닷가에서는 조금 낯간지럽지만 이런 고백도 효과가 아주 좋죠. 조금 늦게 저와 합류한 와이프에게 널 위해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좋아하네요. ㅎㅎㅎ 이 글을 보면 절 살해하겠다고 위협할 수도…. ^^*

 

 

 

 

 

 

노을길에 있는 해수욕장의 모래가 어찌나 고운지, 손으로 잡을 수가 없을 정도에요. 손가락 사이로 어떻게든 다 빠져 나가버릴 정도로 곱습니다.

 

 

 

 

 

 

 

 

 

 

 

바닷가에 왔다면 조개껍데기 하나는 주워 가야겠죠? 모래사장 위에 주인 없는 껍데기들이 많던데, 그 중 큼직한 소라껍데기를 하나 주워왔습니다. 제법 상태가 좋아 우리 집 여행기념품 장식장에 ‘태안관’에 잘 씻어서 넣어놨습니다. ^^*

 

 

 

 

 

 

 

 

 

 

 

어떻습니까? 한번 걸어보고 싶은 길은 틀림없죠? 5코스 노을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의 없는 평지라 힘들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전체 구간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 데크나 포장이 되어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다닐 수도 있도록 배려를 잘 해뒀네요.

 

 

 

 

 

 

그리고 해가 질 무렵 꽃지해변에 도착하셨다면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기막힌 풍경의 일몰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답니다. 꽃지해수욕장 일몰은 밀물과 썰물, 그리고 계절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이는데, 언제 봐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동적이에요. 태안 안면도 여행가셨건, 해변길 걸어보실 분들은 5코스 노을길도 꼭 걸어보세요. 사람들에게 많은 코스 중 가장 인기 있는 이유를 알게 될 겁니다. 추천합니다.

 

 

9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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