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같은 영화 '선셋리미티드(The Sunset Limited)'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러분들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출연자가 적었던 영화는 몇 몇이였나요? 제가 본 영화 중에서는 오늘 이야기하는 영화 '선셋 리미티드'가 출연자가 가장 적었던 영화입니다. 총 출연자가 딸랑 2명입니다. 대니보일 감독의 '127시간'과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의 '베리드'도 99%는 혼자 등장하지만 지나가는 행인 등 총 출연자는 각 8명씩이나 됩니다. 오늘 독특한 영화 이야기가 되겠네요. 참고로 'Sunset Limited'란, 뉴 올리언스와 LA를 연결하는 미국 남부의 기차의 이름입니다.

 

 

 

화를 보고나서 이게 원작이 뭔지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는 연극으로도 공연을 했었고, 책으로도 출간이 되었던 작품이더군요. 바로 영화 '더 로드'의 원작자인 '코맥 맥카시'!!! 라는 것입니다. 미국현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코맥맥카시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와 '더 로드(2009)'가 있고, '선셋리미티드'가 세번째 영화가 되겠네요. 원작자도 원작자지만 일단 출연 배우부터가 화려합니다. 출연진 100%가 헐리우드 톱스타 A급 배우네요. ㅎㅎㅎ 토미리존스와 사무엘잭슨이 출연한다고 하니 궁금해서 안 볼 도리가 있나요. 그래서 봤습니다.

 

 

 

<연극 '선셋 리미티드'>

 

 

 

 

<도서 '선셋 리미티드'>

 

 

 

 

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다는게 결코 쉬운 영화가 아닙니다. 런닝타임 90분동안 장소는 '블랙'의 집 테이블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한 장소에서 둘의 대화로만 런닝타임 90분을 전부 소비합니다. 설마 대화가 영화의 전부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진짜 '블랙'의 집 테이블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런데 진즉에 꺼버렸어야할 영화를 왜 다 봤을까요? 글쎄요, 그건 저도 모르겠네요. 묘하게 두명의 배우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듣게 되어 있습니다. 정말 묘하게도 말입니다.

 

 

 

 

 

간은 자신이 믿는 것에만 충실하다.

 

선셋 리미티드 열차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화이트(토미 리 존스)를 블랙(사무엘 잭슨)이 구해서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옵니다. 백인은 대학교수이고 매우 현실적이며 무신론자에 비관적인 세계관을 가졌습니다. 흑인은 노무자이고 예전엔 뒷골목에서 험하게 살았으나 이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둘의 대화는 '신은 있다', '신은 없다' 서로 설득하는 과정인데, 영화를 계속 보다 보면 블랙, 화이트 중 어느 쪽이 설득을 당할까 묘하게 궁금해집니다. 결국 어느 쪽도 설득당하지 않고 해가 뜨고 자막이 오릅니다.

 

 

 

 

<선셋 리미티드>는 흑과 백의 대립구도로 이끌어가지만, 의미가 약간 다릅니다. 묘하게도 '백'은 신을 부정하고 '흑'은 신을 긍정합니다. 하지만 흑은 백을 설득하지 못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신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신은 왜 저런 언변의 실력을 주었냐"고 한탄하며 "논쟁의 결과는 신과 함께한다."는 한탄으로 끝납니다.

 

어차피 누구도 온전히 경험해보지 못해 결론이 나지 않는, 그리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논쟁. 신은 있다, 없다.

 

Black and White ~!!

 

※ 주의: 영화 보다 답답한 나머지 머리에 불 붙이고 바다로 뛰어들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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