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에 대단히 아름다운 곳이 한 곳 있습니다. 소래생태습지공원은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에 있었던 일제강점기 때의 폐염전을 공원으로 다시 꾸며 시민에게 공개한 곳입니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은 이곳에 염전을 만들었는데 최근 1996년까지 소금을 생산하던 곳이에요. 총 면적은 350만㎡에 이르는 대규모 습지인데, 습지 사이사이로 길을 내어 시민들이 걸어서 돌아볼 수 있도록 조성해 두었습니다.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는 1시간 가량이 걸립니다만, 전체가 평지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쉬엄쉬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한 시간에 6백원하는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소염교를 건너 습지로 들어갑니다. 소염교는 소래염전으로 들어가는 다리라는 뜻인데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만들어 졌어요. 여기서 생산된 소금은 이 다리를 통해 전량 일본으로 착취해 간 아픈 역사가 있는 곳입니다.
다리 위에서 보이는 풍경. 바닷물과 늪지, 그리고 아파트와 대형 송전탑이 왠지 가슴이 뭉클합니다.
공원의 대부분은 드넓게 펼쳐진 갯벌이에요. 이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개발되기 전에는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을 따라 바닷물이 들어왔었는데, 이젠 물길이 막혀 한 달에 두 세번 정도 바닷물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평소엔 묘한 풍경의 펼쳐지는 갯벌이 되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건물은 염전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소래습지생태전시관인데요, 공원 전체를 조망하는 전망대도 있고, 옛 염전의 모습과 소래포구 사진 등을 전시하는 전시관이 있습니다.
공원 가장자리로는 자전거 도로가 잘 닦여 있는데, 광역시란 큰 도시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믿을 수가 없네요.
지금은 바닷물이 빠져 하얀 소금기를 머금은 갯벌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네요. 8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이 소래갯벌엔 물이 부족해 조개는 없고 작은 게들만 구멍에서 나왔다 들어갔다 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옛날 염전이었던 자리입니다. 폐염전을 복구해서 4만㎡의 부지에 재현을 해두었는데, 실제 소금을 채취하진 않고 있어요. 바닷물을 퍼올리는 수차도 있고, 소금을 저장하는 소금창고도 있네요. 지금 소금을 생산하진 않지만 견학 학생들에게 나누어줄 소금을 지금도 저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염전을 건너갈 다리도 있고, 멀리 풍차들도 보이네요. 저 늪지 속으로 들아가 보겠습니다.
가슴 설레는 풍경이네요. 도시에 이런 곳이 있다니!
이 다리를 건너가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나올 것 같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끝없는 갈대밭이 대단히 인상적이에요.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이런 황홀한 곳을 만나다니...
갈대밭 한 쪽에는 풍차가 서 있네요. 습지 전체를 둘러보지 않더라도 풍차까지 걸어갔다 잠시 쉬고 다시 돌아오는 코스도 좋습니다. 의자와 지붕이 달린 정자가 여기저기 있기 때문에 걷다가 힘들면 쉬어가기도 좋습니다.
한 여름 갈대인데 가을 냄새가 나는 것 같네요.
바람이 불어 갈대는 이리저리 휩쓸리고 멀리 소금창고가 감성을 자극하네요. 어디서 이런 아름다운 산책을 즐길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소래습지생태공원은 굉장히 독특한 자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이기심 덕분에 갯벌은 점점 말라라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색다른 습지가 생기나기도 하네요. 습지 건너편은 소래포구인데, 신선한 횟감을 사서 그자리에서 맛볼 수도 있어요. 인천에서 가볼만한곳을 찾고 계신다면 이곳을 단연코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무 준비없이 "널 위해 준비했어"라며 가셔도 칭찬받으실 거에요.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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